[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한국경제신문사입니다. 실례지만 혹시 책을 한번 내보시지 않겠습니까?”

2014년 8월의 어느 날, 내게 날아온 쪽지였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나도 죽기 전에 책 한 권을 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꿈꾸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출판사에서는 ‘미용실에서 여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자고 콘셉트를 제안했다. 그리고 아주 쉽게, 중학교 2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써달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은 나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한 대로, 내가 공부한 대로 쓰면 된다니 ‘그럼 한번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첫 책을 쓰면서,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책일지도 모르는데 한 출판사와 덥석 계약하는 것이 괜찮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급한 대로 출간기획서를 만드는 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기획서를 작성해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해보았다. 출판사들을 저울질해보겠다는 심산은 아니었다. 내가 정말 책을 내도 괜찮은지, ‘시장의 반응’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감사하게도 한 달간 약 30곳의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들어왔다. 고민 끝에 처음 나를 알아봐주고 출간을 의뢰해준 한경BP와 계약을 하게 되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책을 쓰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 목차를 작성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도서관에 가서 거의 모든 부동산 재테크 책의 목차들을 살펴보았다. 그중 내가 쓸 수 있는 주제만 추려서 적고, 그것을 시간대별로 다시 나열했다. 재테크에 대해 잘 모르고 미숙하다가 점점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 책이었기에, 시간순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목차는 사실 책 쓰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데, 건물로 치면 골조 작업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목차를 탄탄하게 잡지 않으면 써나가는 동안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내가 좌충우돌, 우왕좌왕,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목차 작성의 노하우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1. 쓰고픈 내용,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적는다. 내용 전부를 적을 필요는 없고 한 문장으로 간략히 요약해 적으면 된다. 

1-1. 만약 도무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본인이 쓸 분야의 책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며 그 책들에서 다룬 주제 중 자신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본다. 

2.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내용, 들어가도 그만 안 들어가도 그만인 내용들을 분류해 꼭 넣어야 하는 내용만 남긴다.

3. 살아남은 내용들을 어떤 순서로 이야기할지 결정한다. 시간순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주제별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 책에 따라 다르므로, 그 책의 내용과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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