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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작가의 첫 시집 『흰 아침, 산이 전하는 말』 출간 기념 북 콘서트 열려

[한국강사신문 김효석 기자] 김 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고 김용택은 섬진강을 팔아먹었으며 이원규는 지리산을 팔아먹었다는데,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은평구 응암, 녹번동 지나 다시 홍은, 홍제동으로 지네처럼 길게 구부려 누운 나지막한 백련산을 팔아먹고 사는 초야의 시인이 그 『산이 전하는 말을 흰 아침(새벽)마다 받아 적어』 첫 시집을 냈다.

시인은 일찍이 학창시절부터 수백 편의 시를 써왔지만 어디에고 단 한 편도 내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삶이 시가 되기 전까지는 그건 시가 아니거나 가짜이므로.” 그리하여 그의 시는 쉰댓 중년에야 백련산을 만나 비로소 삶에 버물려 처음 세상에 내보이는 것이다.

시인은 전남 보성 출생으로, 순천 고등학교를 나와 동국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한살림 협동조합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3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이후 20여 년간 출판사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다.

지지난 가을의 어느 흰 아침, 시인은 사립을 나서 서천(西天)에 걸린 달을 바라보는데 문득 그 아래 엎드려 있을 산이 생각났다. 전날 낮에 그 기슭의 백숙집에 갔다가 붉어가는 그 산을 마음에 담아온 것이다. 그래 무작정 집을 나서 그 산으로 갔다.

그렇게 시작된 흰 아침마다의 백련산행이 햇수로 삼 년째, 서울을 떠나 있거나 몹시 앓거나 일기가 아주 험악하거나 하는 때만 빼고는 아침마다 백련산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엔 몸만 산에 들었지 딴 생각에 붙들려 정작 산은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렇게 반년이나 지나서야 생각이 삭아지고 산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진정으로 산을 만나 느끼고 비비고 만져가며 말을 걸었다.

마음을 열어 지성으로 말을 건 지 석 달 만에 산은 오래 품어온 숲의 얘기, 깊이 지켜본 세상 얘기를 하나씩 꺼내 들려주었다. 이때의 기쁨을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능선을 쓸어가는 빗줄기에/ 문득 한 생각이 끊어지고/ 마음이 열려 환한 자리로/ 봄꽃 피어선 활짝 웃겠네// 마음이 열린 꽃자리마다/ 너 나하는 분별 죄 사라져/ 만남도 이별도 한 속이라/ 슬픔도 기쁨도 따로 없네// 봄비에 흠뻑 빠진 숲에선/ 나도 그저 젖은 나무였네// 흰 아침, 봄물 든 백련산/ 마음이 열린 그 꽃자리/ 나 피네 젖어서도 피네/ 날마다 지고 새로 피네”(<마음이 열린 자리〉전문).

이 시집에는 모두 136수의 시가 실렸는데, 1부와 2부의 56수는 모두 백련산이 전하는 말로 담백하나 송곳 같고, 3부의 24수는 주로 지리산에서 길어 올린 섬세한 감성이며, 거기에 남도 고향에서의 단상 몇 수와 장편 답사기행시를 보탰다. 그리고 4~6부는 시를 쓴 장소를 불문하고 주제를 크게 ‘길을 잃은 사랑 안에서’ ‘아득한 그리움 너머에서’ ‘아직 생각이 머문 자리에서’ 세 가지로 나누어 각각 15수, 18수, 24수를 실었다. “길을 잃은” 시인의 사랑은 애달프고, 그리움은 아득해서 오히려 절절하며, “아직 생각이 머문 자리”는 치열하다 못해 용광로처럼 펄펄 끓는다.

한편, 시인의 첫 시집 발간 기념 북 콘서트는 4월 19일(18~21시) 뜻깊은 날에 마포구 동교동 로터리 한빛출판네트워크 리더스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시인의 출판계 지인들, 동문들 다수가 참석하여 ‘시의 향기’를 함께 나눌 것으로 보인다. 

김효석 기자  pbcf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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