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구할 수는 없을까? 때때로 책을 펼쳤다가도 금세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 더 익숙한 현대인들. 이제는 책을 잡는 것조차 어색하다면, ‘탐구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법학자 이민열 교수가 쓴 인생을 바꾸는 탐구 습관은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배움에 목마른 성인들을 위한 체계적인 공부법을 제시한다. 무조건 ‘열심히’ 읽고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책 읽기, 글쓰기, 공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저서 <인생을 바꾸는 탐구 습관(미지북스, 2020)>는 좋은 탐구 습관을 만들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연장통을 제공한다.  ‘탐구’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탐구란, 살면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문제들을 우리가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우리의 이해와 행위가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뜯어보는 체계적인 활동이다.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반성 없는 확신 vs 정당화되는 앎” 인생에서 중요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성 없는 확신’이 아니라 ‘비판적 숙고’다. 숙고란 문제의 해결책이나 선택지로 무엇이 있는지 뜯어보고, 그것들이 타당한 이유들에 의해 강력하게 지지되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또한 비판적 숙고는 혹시 잘못된 자료나 추론을 옳은 것이라고 그릇되게 믿지는 않았는지 한층 더 깊이 조망하여 검토하는 사고다.

비판적 숙고는 그저 ‘열심히’ 생각해보는 것과는 다르다. 잘못된 자료와 추론으로 열심히 숙고해봤자 잘못된 확신만 강화된다. 만약 비판적으로 숙고하지 않는다면, 이는 인생을 우연에 맡기는 것과 같다. 지금 내가 우연히 확신하는 믿음이 반드시 참이라는 보증은 없기 때문이다. 반성 없는 확신은 어리석음으로 가는 길이다. 어리석음은 단순한 무지와는 다르다. 플라톤에 따르면, 단순한 무지는 그저 알지 못하는 것이며, 이는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면,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시간을 들여 지식을 이해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탐구 공동체의 견해를 참조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어리석음은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여기는 것이다. 앎 없는 확신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받아들인 개념에 우겨넣는 방식으로 사유를 외주화하고, 자신은 게을러진다. 이미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에 합치되는 말만 듣기 좋아하며 따르는 사람은 끝없이 자신의 인식적 입지를 훼손하다가 종국에는 어리석음에 닿을 수밖에 없다.

저자 이민열은 변호사이며 시민교육센터 대표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본권 제한 심사에서 공익의 식별」,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표현의 자유: 헌재 2014. 8. 28. 2011헌바32 등 결정을 중심으로」, 「경영권은 기본권이 될 수 있는가」, 「가치와 규범의 구별과 기본권 문제의 해결」, 「기본권 보호 의무의 구조와 보호권」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탈학교의 상상력』(삼인, 2000), 『학교를 넘어서』(민들레, 2003), 『철학이 있는 콜버그의 호프집: 통념을 깨는 윤리학』(미토, 2006), 『너의 의무를 묻는다: 살아가면서 읽는 사회 교과서』(뜨인돌, 2010), 『이것이 공부다: 허당선생의 공부 뒤집기』(민들레, 2012),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미지북스, 2012), 『삶은 왜 의미 있는가: 속물 사회를 살아가는 자유인의 나침반』(미지북스, 2016), 『기본권 제한 심사의 법익 형량』(경인문화사, 2016), 『법학방법론』(공저, 세창출판사, 2017), 『중간착취자의 나라: 비정규 노동으로 본 민주공화국의 두 미래』(미지북스, 2017), 『철인왕은 없다: 심의민주주의로 가는 길』(미지북스, 2018)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장을 멈춰라』(이반 일리치, 미토, 2004), 『계급론』(에릭 올린 라이트, 한울, 2005), 『포스트민주주의: 민주주의 시대의 종말』(콜린 크라우치, 미지북스, 2008), 『이반 일리치의 유언』(이반 일리치 외, 공역, 이파르, 2010), 『사치 열병: 과잉 시대의 돈과 행복』(로버트 H. 프랭크, 미지북스, 2011),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데이비드 베너타, 서광사, 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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