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조난영 작가>

[한국강사신문 정형권 기자] 그림책을 여는 순간, 그림책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림책과의 여행은 바로 마음속 나를 만나는 여행이다. 그러므로 소중하고 특별한 여행이 된다. 그림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독서치료로 그림책을 활용한다. 독서치료와 관련된 책도 많아졌다. 그림책을 독서치료에 활용하며 심리 상담을 하고 있는 그림책 독서치료 전문가 조난영 작가를 만나 그림책이 보내는 초대장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안녕하십니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조난영입니다.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있고요. 이번에 그림책, 그리고 독서치료와 관련된 책을 3권 내게 됐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 최근에 출간하신 책이 3권인데요. 어떤 책인지 차례로 설명 좀 해주세요.

『그림책으로 여는 세상』 『그림책과 함께하는 독서치료 프로그램』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를 출간하게 됐는데요. 저는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상담에 그림책을 사용합니다. 출간 된 도서들은 상담에 그림책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도서들입니다.

우선 『그림책으로 여는 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림책 독서치료의 이해와 실제입니다. 그림책은 어떤 가치,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림책을 어떤 이유로 읽어야 하는지, 그림책을 읽을 때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림책은 아이뿐 아니라 성인도 읽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림책을 볼 때 심리학적 배경이 왜 필요한지, 독서치료에 그림책을 적용할 때는 무엇이 주의해야하고 알아야하는지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림책과 함께하는 독서치료 프로그램』에서는 시중에 독서치료 프로그램과 관련된 도서들을 보면 개략적인 부분들만 다루고 있어요. 활동지나 몇 개의 발문을 제시하는 정도였죠. 어째서 이러한 활동지와 발문이 등장하게 되었는지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았어요.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초심자의 경우 단계를 안내할 필요가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게다가 개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회기와 회기가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8회기 프로그램일 때 전체 회기가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어야 하는데요, 주제하고 동떨어진 프로그램을 간혹 접할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주제와 그림책 간의 일치성이 부족한 발문들도 있었고요.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안내하는 책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됐어요. 간혹 독서치료 자격증까지 취득했는데도 프로그램을 작성할 줄 모르는 분들도 계셔서 차근차근 안내하는 도서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거죠.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는 발문에 중점을 좀 두었어요. 상담현장에서 그림책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내담자와의 면담을 진행할 때 발문은 상담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데요. 발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독서치료하면 동일시, 카타르시스, 통찰의 발문을 준비하게 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는 발문에 중점을 두었어요. 그리고 이 도서에는 실제 사례를 실었는데요, 상담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현장의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Q. 그림책 독서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독서치료와 비교해서 설명해주세요.

독서치료는 문학작품을 이용합니다. 소설이나 수필, 자기계발서, 그림책 등이 포함되는데요. 도서가 두꺼울 경우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면 참여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러나 저는 오롯이 그림책만 가지고 합니다. 저 또한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림책은 현장에서 바로 읽고 이야기 나누기가 편하거든요. 그림책의 단 한 장면만으로 이야기는 얼마든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심리상담에서 그림책을 사용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내담자들을 만나다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기 꺼려하는 분들을 만나요. 낯선 사람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더구나 자발적으로 상담에 임하지 않고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혹은 법적인 문제로 상담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더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게 됩니다. 상담에서는 방어라고 말하는데요. 방어를 해제할 만한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그림책은 방어를 약화시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림책 독서치료는 욕심 부릴 필요가 없어요. 단 하나의 그림, 단 하나의 대화글 만으로도 내담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림책 이야기로 물꼬가 트이면 내담자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내담자와 주고받는 그림책 이야기는 즉 내담자의 경험, 내담자의 이야기에요.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인 듯하지만 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자신의 이야기인거죠. 예를 들어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있을 때 A가 그래요. “실은, 이건 내 친구 이야기인데 그 친구한테 이런 일이 있었거든.”이라며 어떤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나중에 “내가 그 친구한테 뭐라고 얘기해주면 좋을까?” 이렇게 말했다면 우린 ‘아~ 네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것처럼 그림책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싶지만 그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되는 거죠.

Q. 책이 출간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요.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독자 분들과 책에 대해 얘기 나눠보셨나요?

네. 감사하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책이 나오기까지 렛츠북에서 애를 많이 쓰셨어요. 제가 좀 깐깐하게 굴었거든요. 표지의 디자인, 색상, 글씨체, 배열, 줄맞춤 등요. 제 요구들을 다 수용해 주셨어요. 주변에서 책이 예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애쓴 흔적이 보인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구요. 가장 많이 들은 건 어떻게 한번에 3권이나 출간했냐고 그 에너지가 어디서 나온거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거 같아요. 그래서 그냥 저지르면 된다고 말했죠.

그런데 『그림책으로 여는 세상』의 경우 ‘그림책 독서치료의 이해와 실제’라는 부제를 갖고 있어서 이론적인 부분이 많아요. 어렵다는 분들이 계세요. 저는 치료라는 이름이 붙은 이상 마음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담학적인 내용을 포함하다보니 평소 사용하던 용어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셨을 꺼예요.

『그림책과 함께하는 독서치료 프로그램』은 주변의 상담하는 선생님들이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프로그램 짜는 게 힘든 작업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데 제 프로그램이 일관성이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OPEN 할 생각을 했냐고, 아깝지 않냐고 하셨어요. 프로그램 안에 소개 된 동영상이나 영화, 시 등이 시간의 영향을 받아요. 제가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그 영상이나 시들이 적절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동떨어질 수 있거든요. 다시 자료를 찾아야 해요. 그림책도 절판되는 경우가 있고요. 결국 몇 개의 프로그램만으로 부족해요. 다른 프로그램을 또 개발해야 되니까요.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눈 실제 사례가 담겨있는 책, 가정폭력을 다룬 책을 찾아보기 어려운 데 쉽게 내용에 빠져 들었다는 말씀들을 해 줬어요. 특히 30권의 그림책에 대한 특징을 설명해주고 일일이 발문을 제시해줘서 내담자에게 적용하기 수월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발문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을 따라하면 익힐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도 있었고요.

<사진출처=조난영작가>

Q. 상담을 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담의 원리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심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요. 특별한 건 없어요. 다만 상담을 할 때 꼭 기억하는 것은 있어요. 상담학자 중 한 사람인 로저스는 ‘경험은 나에게 최고의 권위다’라는 표현을 했어요. 그렇다면 ‘경험은 당신에게 최고의 권위다’ 역시 성립될 수 있는 거죠.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면서 얻는 권위는 전 논하고 싶지 않아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살면서 너무 아프고, 괴롭고, 슬퍼서, 자신들의 상처를 숨기고 싶어 해요. 하지만 저는 그들과 숨기고 싶은 상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개인의 경험이 아프고 시리고, 서럽다 해도 당당히 얘기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그 상처가, 그 경험이 그 사람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 왔는지를 말해주는 증거이기 때문에 애썼다고 말하고 싶고 그것을 인정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이런 걸 표현하고 싶어서 ‘경험은 당신의 최고의 권위다’라는 표현을 내담자들에 말하곤 해요. 그래서 그들의 권위가 힘이 있음을 전달하고 싶은 거죠. 저 또한 상처를 가진 한 사람으로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구요.

Q. 책을 1권 쓰기도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3권을 동시에 집필하셨는데,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힘이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3권의 책이 한꺼번에 출간돼서 놀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해 두는 편이에요. 이번에 모아둔 자료들이 큰 역할을 했어요. 지인들은 제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성향이라 ‘인내심’ ‘끈기’가 원동력인 거 같다고 표현해 주시는데요, 이건 좀 포장이 된 표현이구요. 저는 ‘오기’라는 표현을 해요. 오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봤더니 ‘능력은 부족하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라고 돼 있었어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 중 하나가 정리하는 습관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뭔가 의문이 들면 의문이 풀릴 때까지 자료를 찾고 나름 분석을 하고 정리하는 거예요.

<사진출처=조난영작가>

Q.오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강사님의 행보에 대해 계획한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농담삼이 그런 얘기를 자주해요. 가늘고 오래가고 싶다고요. 그래서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계획이에요. 그리고 상담이란 학문이 어렵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개념들이 이용되고 있어요. 그림책도 쉽게 접할 수 있고요. 상담이란 것이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그림책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림책이 가진 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상담, 그림책 독서치료를 활용한 마음 놀이터를 만들고 싶어요. 마음 놀이터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누구나 찾아와서 쉴 수 있게 놀이터의 관리인 역할을 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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