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저서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따비, 2020)>에서는 이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지식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며 유튜브 채팅 기능으로 소통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리터러시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세대에 따라, 성에 따라, 서로에게 ‘난독증이냐’며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단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낌새만 보여도 ‘꼰대’가 ‘가르치려 든다’고 경계한다. 리터러시가 혐오를 정당화하는 무기가 아니라 성찰의 도구가 될 수는 없을까?

젊은 세대의 읽기 능력이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최근 몇 년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읽기 영역에서 한국 학생들의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거나 ‘문해가 매우 취약한 수준’의 비율(38%)이 OECD 국가 중 하위권(2018년 조사)이라는 수치가 제시된다.

“우리 아이가 책은 안 읽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 “학생들이 교과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경험도 근거가 된다. 과연 젊은 세대의 문해력 수준이 떨어진 것일까? 이것을 문해력의 위기라 할 수 있을까?

책 속에는 “언어를 통해 머릿속에 내가 상상하는 그 무엇도 로딩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순식간에 가능하죠, 상상하는 거니까.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습니다. 로딩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게 인간에게 커다란 자유를 줘요. 그런데 이걸 글로 하면 로딩과 시뮬레이션의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지는 겁니다. 구술 시대라면 방 안에 가구 몇 개 들여오기 정도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했다면, 이젠 철학사도, 장편소설도, 시즌 10개로 이루어진 드라마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겁니다. 글이 있으니까요.(p.99)”라고 한다.

저자 김성우는 성찰과 소통, 연대의 언어교육을 꿈꾸는 제2언어 리터러시 연구자다. 말과 생각, 읽기와 쓰기, 언어와 사회 등의 관계를 살피는 데 중점을 두고 응용언어학을 공부했고, 학술적 글쓰기 발달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만나고 있으며, 대학에서 ‘언어와 사고’, ‘어휘와 문법지도’, ‘사회언어학과 영어교육’ 등을 가르친다.

《결정적 어휘력 콜로케이션》, 《영어교육과 IT》 등을 공동 집필했고, 《어머니와 나》, 《단단한 영어공부》를 썼으며, 전국영어교사모임이 발간하는 《함께하는 영어교육》에 ‘인지언어학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언어 중의 언어는 음악이 아닐까 생각하며 가끔 노래를 만들어 혼자 부르곤 한다.

저자 엄기호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때 자본의 전 지구화에 의해 소외받은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며 이를 인권의 언어로 증언하는 일에 몰두했다.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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