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주미 칼럼니스트] 만사가 귀찮은 어느 날, 손에 막 잡히는 옷을 입고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채 출근을 했다. 그날따라 회사에서는 중요한 회의가 잡혔고 옆자리 동료는 꽤나 신경 쓴 옷차림에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어 내 모습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다. 다른 동료들은 유난히 더 그녀에게 친절한 것 같아 짜증이 났다.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오니 진이 빠져 배가 고팠다. 라면을 끓여 먹으며 밀린 드라마를 보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다. 몇 시간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아뿔싸, 출근 30분 전! 오늘도 고양이 세수를 하고 후다닥 현관을 나섰다. 회사 앞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오늘 입은 블라우스와 바지의 조합이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면서 예전과 달리 외모에 담을 쌓고 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한다.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잖아?’

어느 순간 초라해진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흘러간 시간을 탓하곤 한다. 거울 속 변해버린 내 모습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바쁜데 외모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어.’ ‘어쩔 수 없지. 나이 들면 누구나 이 정도 배는 나오잖아?’

넋두리처럼 늘어놓은 우리의 이야기 속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외모를 ‘그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치부해버린다는 것이다. 종종 외부 강연에서 만나는 여성들은 마치 고해 성사라도 하듯 이렇게 말했다. “제가 ‘원래’ 화장도 안 하고 잘 꾸미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에요.” “‘원래’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에요.”

평소에 외모를 관리하지 않거나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내 외모의 결점이나 원치 않는 변화를 그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개선해야 할 의지가 생기지 않고, 절대로 좋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신을 방치하고 가꾸지 않는데도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절대 없다. 나에게 찾아온 부정적인 외모의 변화가 그저 바쁜 삶 때문이라고, 혹은 나이 때문이라고 변명하진 않았는가? 사람들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책임을 가장 늦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외모 관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많이 먹은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이야.’ ‘매일 야근을 시키는데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어.’ ‘관리할 돈도 없는데 뭐.’

원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 갖은 이유를 대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가? 이제는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현재 나의 모습은 지금껏 내가 하루하루 만들어온 결과물 그 자체다. 푹 파인 미간 주름은 수년간 얼굴을 찌푸린 습관 때문이고, 처진 입꼬리는 자주 웃지 않은 결과이며, 부족한 패션 센스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대충 집히는 대로 입던 습관 때문이다. 출렁거리는 뱃살은 매일 밤마다 야식을 먹고 주말이면 침대에서 나오지 않던 생활 습관의 결과물이며, 탄력 없이 늘어진 팔뚝은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던 나태함의 결과다.

지금까지 당신이 만들어온 모습은 어떤가?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가? 그 모습은 당신 자신에게도 어쩌면 당신과 함께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리 괜찮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제 내 모습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보자. 현재의 모습에 대한 자각과 아름다워지겠다는 결심, 그리고 순간순간 작은 행동의 변화만으로도 분명 잃어버린 매력을 되찾을 수 있다. 성공적인 외모 관리를 위해서는 언제나 자신의 ‘애정 어린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외모의 변화를 원한다면 이제부터 매순간 나의 행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길 바란다.

※ 참고자료 : 『외모는 자존감이다(다산4.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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