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을 지닌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150살 동화 작가’ 송언과 ‘가을 소녀’ 아내가 함께 살아온 30년 세월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다시 더불어 걸어가는 연습을 해 보기 위해 선택한 도보 여행코스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은 고개만 돌리면 끝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저서 <둘이서 걸었네(엘도라도, 2020)>의 송언 작가는 부산에서 울산, 울산에서 울진, 울진에서 삼척, 삼척에서 고성으로 이어진 770KM에 달하는 길을 바다와 나란히, 아내와 나란히 걷고 또 걷는다. 전교조 해직 교사로, 장인어른 눈에 차지 못했던 사위로, 가난한 가장으로, 150살 동화 작가로 한평생 살아온 삶에서 아내는 송언 작가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두 부부의 걸음걸음마다 피어나는 이야기꽃이 해파랑길을 가득 채운다.

“황혼 이혼이 웬 말? 30년 산 노부부의 해파랑길 도보 여행기!” 어린이들에게 ‘150살 선생님’으로 사랑받는 동화 작가 송언이 가을 소녀 아내와 해파랑길 도보 여행을 떠났다. 3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도보 여행, 두 사람은 평소에 둘만의 도보 여행을 상상이나 했을까? 그렇지 않다. 사실 도보 여행의 파트너는 아내가 아니라 동창 친구들이었다.

“더 늙기 전에 도보 여행을 떠나 보자!” 송언 작가의 제안에 술자리 친구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살아온 인생이 그랬듯 바쁜 세간사가 저마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풀죽어 있는 송언 작가의 손을 잡은 사람은 역시 아내였다. 육십 고개에 턱걸이를 한 지금, 뚝 잘라 삶의 절반이나 되는 30년 세월을 아내와 함께했지만 늘 깨닫지 못한 하나가 있다면 그건 언제나 아내만은 내 편이라는 사실이다.

처가에서 결혼을 반대할 때도, 전교조 해직 교사가 되어 근근이 풀칠을 하고 살아갈 때도 송언 작가 옆에는 늘 처음 만났던 날처럼 가을 소녀가 있었다. 배낭을 메고 하루에 육십 리, 칠십 리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걱정과 설렘이 뒤섞인 도보 여행은 그렇게 닻을 올렸다.

저자 송언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춘천교육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그 여름의 초상〉이 당선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해 아이들과 즐겁게 뛰놀면서 동화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병태와 콩 이야기〉를 비롯해 〈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오 시큰둥이의 학교생활〉 〈김 배불뚝이의 모험1~5〉 〈왕팬 거제도 소녀 올림〉 〈김 구천구백이〉 〈마법사 똥맨〉 〈멋지다 썩은떡〉 〈잘한다 오광명〉 〈장 꼴찌와 서 반장〉 〈수수께끼 소녀〉 〈이야기 숲에는 누가 살까〉 〈일기 쓰는 엄마〉 등 수많은 동화책을 펴냈다.

교직에서 명예 퇴임을 한 뒤 전국의 도서관과 초등학교를 누비면서 아이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흰 콧수염 덕분에 아이들에게 ‘150살 빗자루 선생님’으로 통한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비밀! 〈둘이서 걸었네〉는 ‘봄 소녀’ 때 만나 어느덧 ‘가을 소녀’가 된 아내와 함께 환갑을 맞아 떠난 해파랑길 도보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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