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이게 말이 돼? 공기에 색이 있다면? 방귀 뀌면 바로 들통날(?) 것이다. 사람들은 신선한 공기와 미세먼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 측정기도 필요없고, 서로 좋은 공기 마시려고 한쪽으로 몰려들 수도 있다. 그리고 자동차 최고속도는 30KM를 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공기에 고유의 냄새가 있다면 인간의 후각은 어떻게 발달했을까? 공기 냄새가 진하다면 후각은 퇴화하여 인간은 평생 냄새를 맡지 못하고 살 수도 있다. 음식의 맛을 음미하는 데는 냄새도 큰 역할을 하는데 후각 대신 청각, 미각, 시각이 더 발달할 수도 있다. 키보드가 없다면 컴퓨터에 어떻게 문장을 입력해야 할까?

입력장치인 키보드는 미래에도 사용할 수 있을까? 자판을 쳐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보자. 신체에 저장하는 손가락 키보드, 키보드 없는 가상의 키보드, 생체 인식 키보드, 음성 인식 키보드는 어떤가? 얼마든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부정의 단어를 입력해도 긍정의 말로 바뀌어서 입력되는 키보드, 내 감정을 이해하고 친구처럼 답변하는 키보드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안성기와 박서준이 주연한 영화 〈사자〉를 보면, 여자가 짜장면을 배달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 속 짜장면 배달원은 남자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왜 여자? 감독이 웃기려고? 장난? 재미있게 하려고 그랬을까? 거기에는 아마도 시대의 트렌드와 사회현상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현재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 1인 가구 중 여성들은 밤길이 무섭다. 낯선 남자가 여성 혼자 사는 집 문손잡이를 돌리는 장면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는 1인 가구 여성들은 공포스럽다. 그것도 무서운데 혼자 사는 여성이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때마다 남자 배달원이 혼자 사는 걸 확인하고 간다면 얼마나 걱정이 될까?

그래서 앞으로 몇 년 안에 모든 배달앱 뒤에는 조건이 달릴지도 모른다. ‘여자가 배달해주세요. 500원 더 낼게요.’ 그렇다. 엉뚱한 생각이, 지금의 기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저서 <가치를 창조하는 융합의 탄생 (책이있는마을, 2020)>은 그에 부합하는 책이다. 미래는 창의융합 능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상상하면 곧 현실이 된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기생충〉을 보면 계단이 많이 등장한다. 계단은 계급사회, 빈부의 격차, 신분 상승의 욕구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생긴다. ‘영화 줄거리 따라가기도 바쁜데, 저 감독은 어떻게 계단이 보이는 걸까? 그 생각의 차이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오는 걸까?’

《가치를 창조하는 융합의 탄생》은 바로 이처럼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흔해서 달리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에 주목한다. 그래서 이 책에 나열된 소재만 보면 ‘여기서 더 이상 뭘 어떻게?’ 이런 의문이 든다. 그런데 가정에서, 일상생활에서, 먹거리에서, 자연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에 창의력을 발휘해 무언가를 더해보면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1+1=2가 아니라 1+1은 무한수가 된다. 기존의 가치와 가치가 만나 전혀 다른 가치들을 만들어낸다. ‘전혀 다른 가치’는 곧 융합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이를테면 이건 어떨까? 비타민 C를 먹지 않고, 바르지 않고, 주사를 맞지도 않고 더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비타민 C를 향으로 섭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만약에 가능하다면, 비타민 C+양초, 비타민 C+향수, 실내에 머물기만 해도 비타민 C가 보충되는 카페나 사무실도 등장할 수 있다. 또 있다. 숨만 쉬어도 흡수되는 비타민 마스크, 발로 흡수되는 비타민 양말, 닦기만 해도 흡수되는 비타민 C+휴지, 뽀뽀만 해도 흡수되는 비타민 C+립스틱. 모두 말이 안 된다고? 그렇다. 상상력은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 최윤규는 현재 카툰경영연구소 대표로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 주간경제지 《이코노미스트》, CJ, 롯데, 현대오일뱅크 등에 경영과 리더십,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한 카툰을 연재하였으며, 기업체, 지자체, 교육기관 등에서 창조·융합·상상력 등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관점 다르게 보는 힘》 《그러니까 상상하라》 《생각창조교과서》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등 다수의 저서와, 오디오북으로 《음란서생 리더십》 《칠복이와 타잔》 《상상력 인간》 《생각의도구》 《비틀즈와 인생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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