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십수 년 전부터 유망 기술로 소개된 유전자 편집 기술은 개량을 지속해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를 탄생시키며, 실제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낸 아이를 출생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양자컴퓨터가 ‘양자 우위’를 달성하며 마침내 현실에 발을 내딛었다. 제2의 지구를 찾아 헤매던 우주학자들이 드디어 지구와 가장 유사한 별 케플러-1649C를 찾아냈다.

미래는 한 걸음씩 착실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미래도 불시에 찾아온다. 2020년, 전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19 사태가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가 멈춰 섰는데 미래는 더 앞당겨졌다. 그동안 제도의 테두리 안에 묶여 있던 첨단 기술들이 위기 상황에서 제한적이나마 제 몫을 해내면서 주목받은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경고한 인공지능, 거리를 소독하고 감염자를 찾아내며 정보 및 의약품과 식료품을 전달하는 드론, 감염자를 돌보고 병원을 소독하는 로봇, 감염자의 이동 경로를 찾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해주는 스마트 위치 기반 기술, 코로나19의 게놈을 해독하고 공유한 집단지성 등, 첨단 기술은 전 세계적 위기 사태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려면, 미래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계기다. 저서 <세계미래보고서 2035-2055(교보문고, 2020)>는 코로나19로 인한 미래 예측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전작 출간 후 3년 동안 미래에 얼마나 가까워졌고 또 어떤 새로운 미래가 찾아왔는지 각 분야별로 나눠서 살펴본다.

현재를 살기에 급급한 우리에게 미래까지 살피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방역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대처는 훌륭했지만, 미래 지향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중국처럼 방역과 대인 커뮤니케이션 등에 드론이나 로봇을 사용한 사례는 드물었다. 원격수업은 쌍방향 지원 플랫폼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접속 폭주로 수업에 접근조차 못 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를 진땀 빼게 했다.

원격진료 역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문가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신기술의 힘을 빌려 방역 전쟁을 치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집념으로 치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성과 역시 무시할 수 없지만, 여기에 신기술이 더해지면 우리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알아야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으며, 또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체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미래를 보는 데 집중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는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과 함께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암울한 미래도 얼마든지 올 수 있다. 그럴 때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도 《세계미래보고서 2035-2055》의 중요한 역할이다. 미래의 돌발 상황에 지금보다 더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미래를 그저 받아들이기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저자 박영숙은 29년 동안 주한 영국·호주 대사관 홍보실장, 수석보좌관 활동을 하면서 정부 미래예측기법을 접했다. 이후 세계 미래예측 전문가 집단에 합류, 현재 밀레니엄 프로젝트, WAAS, 세계미래회의 등 약 20여 개 미래연구 국제기구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 등의 해외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미래부상기술기업 라이트하우스코리아, GPC 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스티브 글릭맨Steve Glickman, 폴 워보스Paul Werbos, 피터 허시버그Peter Hirshberg, 페트리 프리드먼Patri Friedman, 토니 세바Tony Seba, 벤 고르첼Ben Goertzel, 브록 피어스Brock Pierce, 발레리 바빌로프Valery Vavilov,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onkov 등 미래학자와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해외의 미래예측을 가장 발 빠르게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학자가 아니다”라는 신념을 갖고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각종 행동을 실천 중이기도 하다. 한국의 해수면 상승이 20년 안에 심각해진다는 미래예측을 접한 뒤 세계기후변화상황실, 솔라메이커스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이 최대 부상기술임을 알고 일반인공지능협회, 오픈코그 재단, 토다래리티의 한국 대표로 활동하며 IEEE 인공지능표준원의 한국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했고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부터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실내건축학과에서 미래예측 강의를 하고 있으며, 서울대·고려대·서강대·한양대 등 전국 대학을 비롯해 다양한 정부부처, 정부기관, 국내외 기업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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