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이쁘게 찍는 법’은 이젠 그만

[한국강사신문 김주미 칼럼니스트] “실제로 만나보니 프로필 사진과 영 다르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최근 이런 웃지 못 할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여자들 중 열에 아홉이 실물보다 더 잘 나온다고 명성이 높은 ‘뷰티 카메라 앱’으로 셀카를 찍기 때문이다. ‘셀카 이쁘게 찍는 법’ 검색이 많은 이유다. 모든 모공과 잡티를 사라지게 하는 건 물론이고, 마치 성형처럼 얼굴을 갸름하게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심지어는 눈 크기를 키우고 블러(Blur) 효과를 주어 얼굴이 인형처럼 보이게 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러니 민낯 상태에서 일반 카메라 모드로 찍은 사진과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보정된 사진에서는 나름 괜찮게 보였던 내 모습이 일반 카메라 모드로 찍으면 바로 삭제키를 누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만큼 낯설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수강생들을 모아놓고 공개강의를 진행할 때 반드시 하는 활동이 있다. ‘셀카 이쁘게 찍는 법’과 반대되는 ‘정면으로 셀카 찍기’다. 단 아무런 보정 효과가 없는 일반 카메라 모드로 거울을 보듯 정직하게 찍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이 순간을 무척 괴로워한다. 지금까지 일반 카메라 모드로 찍은 자신의 사진에 만족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나인데도 인정하지 못한다. 아마도 그동안 뷰티 카메라 앱을 이용해 찍은 사진 속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라 믿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얼마 전 강의에서 만난 여성 중 한 명이 자신의 셀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한참을 멍하게 있던 그분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왜 제 모습이 이렇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을까요. 한동안 외모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내 왔지만 제 모습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게 후회되네요.”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직면하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원치 않는 외모의 문제 중 상당수는 ‘셀카 이쁘게 찍는 법’ 등을 사용해 현재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는 순간 발생한다.

내게 컨설팅을 받으러 온 분들 또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게 싫다며 셀카 찍는 일 자체를 무척 힘겨워했다. 컨설팅을 받는 동안 하루 한 장씩 셀카를 찍어 매일의 모습을 남기게 하는데, 일주일 동안 단 한 장도 찍어 오지 못하는 분도 있었다. 물론 자신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내 외모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때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자체가 피하고 싶고 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제 셀카 속 모습에서 눈을 돌리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세심하게 바라봐야 한다. 모든 변화는 ‘자기 직면’에서 시작된다. ‘외모 관리의 첫걸음은 정확한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 참고자료 : 『외모는 자존감이다(다산4.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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