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왜 일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상상해 보자. 반사 신경과도 같은 대답이 머릿속에서 톡 튀어나온다. ‘왜긴요, 돈 벌려고 일하죠.’ 그런데 일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돈을 바라보고 시작한 일이 생계를 넘어 소중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성취감을 주던 일이 되레 내 삶을 좀먹기도 한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일의 파도’는 익숙하고도 낯설게 굽이쳐 온다. 그 속에서 우리는 종종 혼란스럽다가, 지쳤다가, 무뎌진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잘 알 것이다. 당신이 출발할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그 자리에 앉아 있음을. 그런데 저자는 우리가 능력이 부족해서, 노력이 부족해서 번번이 휘둘리고 무뎌지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환경과 상황에 휘둘리게끔 내어 준 ‘태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 조민진은 16년 차 현직 기자다. 신문사에서 방송사로 터전을 옮기기도 했고, 출입처도 틈틈이 바뀌었다. 그 사이 남편과 딸도 생겼다. 놓아 버리거나 휩쓸릴 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을 순순히 내어 주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먼저 사랑했고, 성장하기 위해 회사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에 초점을 맞췄고, 오래 일하기 위해 일상을 돌보고 루틴을 세우며 취향을 가꿨다.

무엇보다 단 한 번뿐인 삶을 후회가 아닌 행복으로 채우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누구의 말마따나 ‘진부하고 부질없는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노력한다는 건 극복한다는 것이다. 핸디캡을 딛고 올라서고, 그냥 두면 안 될 수도 있는 일을 되게 만드는 것에 노력의 본질이 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신비로운 힘이다.” 그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마법”이며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용기”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족한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채우는 일이 아닌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 갖춰야 할 태도가 아닐까. 저서 <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 (문학테라피, 2020)>에는 그런 저자의 마음가짐이 바르게 담겨 있다. 긍정적이고 자존감 넘치는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보잘것없어 보였던 내 노력이 어느새 반짝반짝하게 닦여 빛을 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나아가 조금 더 괜찮은 삶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옆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인생은 결국 자세에 대한 문제”라고 말하는 이유다. “전진과 후퇴, 성공과 실패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 삶의 제 모습이다. 신이 아닌 우리는 때때로 길을 잃고 방황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잠시 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낼 수만 있다면 단 한 번 주어지는 생의 여행에 실패하진 않을 것이다. 삶을 스스로 주도한다는 건 그런 거다.” 누군가의 열심으로 내 열심을 위로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저자 조민진은 JTBC 기자. 정치· 사회· 국제 등 다양한 영역을 두루 취재하며 16년째 기자로 살고 있다. 2005년 <문화일보>에서 처음 시작해 2011년 JTBC에 개국 멤버로 합류했다.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말과 글에 대한 애정이 깊다. 언제나 더 잘 말하고, 더 잘 쓸 수 있기를 꿈꾼다. 책과 그림, 이른 새벽과 커피를 좋아한다. 2018년 여름부터 2019년 여름까지, 1년간 영국 런던에서 연수하면서 첫 책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를 썼다. 아직 꿈이 많아서, 오래 일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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