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공자는 누구에게 배웠을까? 공자는 처음부터 신동이었을까? 공자는 원래 천재였을까? 아니다. 공자는 스스로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밝혔다. 『논어』 「술이」 편 19장에서 공자는 스스로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앎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옛것을 좋아해 그것으로 부지런히 구하는 사람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가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힘써서 구하는 자라고 말했다.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해 열심히 공부하여 터득했다는 말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했다는 것이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아냈다는 말이다.

그런 공자는 사람을 네 가지로 나누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배워서 잘하는 사람, 어려움이 닥쳐야 배우는 사람, 어려움이 닥쳐도 배우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잘 아는 자를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라 하며 가장 상급에 해당된다. 이는 성인(聖人)에게나 해당된다.

배워서 아는 자를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라 하며 이는 대현(大賢)에 해당되는 말이다. 곤란을 겪은 뒤에 배워서 아는 자를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라 한다. 곤란을 겪고 있어도 배우려하지 않는 자를 곤이불학자(困而不學者)이라고 한다. 공자는 곤이불학자를 두고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려하지 않는다면 하급 백성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공자 스스로는 자신을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가 아니라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라고 했다. 공자를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라고겸손하게 말한다면, 그 다음 단계인 곤경에 처해서 배우는 사람, 즉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로서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율곡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그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인 율곡 이이는 그의 친구 선혼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내게는 물려받은 산업이 없고 빈궁하여 능히 생계를 꾸릴 수가 없습니다. 늙은 어버이는 계시는데, 좋은 음식을 해드릴 수가 없으니, 자식 된 자로 어찌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품팔이나 장사도 할 수 있고 천하게 여기지 않습니다만 나라에 정한 법도가 있어, 선비와 서민이 하는 업이 달라 스스로 억제하고 행하지 못합니다. 단지 과거를 보는 길 하나만으로 연로하신 어버이를 부양할 수밖에 없으니 일신을 굽혀 따를 뿐입니다. 감히 가난을 핑계로 봉록을 구하는 것을 공맹(孔孟)의 정통한 맥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부모의 명은 불의가 아니라면 모두 근면하게 따라야 하는 것이니, 내가 어찌 과거에 불응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이미 과거 급제를 사업으로 마음먹었으니 어찌 온힘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율곡의 공부』 (송석구)에서

현대 직장인의 경우도 비슷하다. 처음부터 회사 일을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을 물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업무는 배워서 하게 된다. 신입 사원은 더 많이 배워야 하고 경력 사원도 틈틈이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더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업무를 통해서 혹은 성취하기 어려운 고비를 겪으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

곤란을 겪은 뒤에 배우는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곤경에 처해도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말로는 앞서나가지만 몸으로는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다. 대체로 직위가 올라갈수록 그런 경향은 더 심해진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니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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