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강사가 말하는 명강의 교수법

<사진=손석희 페이스북>

[한국강사신문 신동국 칼럼니스트] “명강사 심쿵 멘트, 대학교수 말고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배워라!”

제주도에 있는 어느 회사에서 강의를 할 때다. 교육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분이 이런 말을 했다. “비싼 돈 내고 비행기 타고 서울까지 가서 강의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 강사가 사흘 내내 팔짱을 끼거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강의를 했어요. 불손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아무것도 안 들렸습니다. 돈이 아깝더라고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내용이 괜찮으면 출강 요청을 하려고 했는데, 그 강사는 절대 부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강사는 부적절한 자세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물론 그 덕택에 내가 강의를 맡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지만……. 강의 기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강사들은 대개 학교에서 보았던 교사나 대학교수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나 대학교수는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위치에 있다. 그러다 보니 다소 거만한 자세나 몸동작을 취하더라도 문제를 삼는 학생이 거의 없다.

그러나 평생교육 시장 또는 기업교육 시장에서의 강의는 청중이나 교육 담당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 그리고 청중은 주로 성인들이기에 강사가 거만한 자세를 보이는 경우, ‘저 강사는 뭐가 저리 건방져?’하는 반응을 보인다.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사소한 행동과 말 한마디 실수로 강의를 망칠 수 있다. 강사는 자신의 자세나 언어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럼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손석희 아나운서의 자세가 정석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따라 하면 좋다. 과거에 보았던 선생님이나 대학교수님의 자세는 잊기 바란다. 선생님이나 대학교수님을 비하하는 뜻은 아니니 독자의 양해를 부탁한다. 이제 하나하나 그 요령을 살펴보겠다. 손석희 아나운서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먼저 강단에 서면 발을 어깨 너비보다 약간 좁게 벌리고 팔은 자연스럽게 내리는 게 좋다.

그런데 간혹 공손해 보이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아 사타구니를 가리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 자세는 일명 ‘프리킥 자세’라고도 한다. 한창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 월드컵의 축구경기에서처럼 축구선수가 프리킥을 찰 때 수비벽을 쌓은 축구선수들이 중요 부위를 가리고 서 있는 자세다. 이 자세를 취하면 어깨가 좁아진다. 어깨가 좁아지면 시선이 밑으로 간다. 시선이 밑으로 가면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이렇게 자신감 없는 태도를 취하면 강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물론 이 자세는 고객 앞에서나 상사 앞에 서는 공손해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강단에 서는 명강사가 가져야할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사진=손석희 페이스북>

고쳐야 할 자세가 이외에도 많다. ‘짝다리’로 서는 자세는 왠지 불안정해 보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팔짱을 끼거나 뒷짐을 지는 자세,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자세는 상당히 예의 없어 보이므로 역시 고쳐야 한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허리를 펴고 반듯한 자세로 시청자들 앞에 당당하게 나선다.

명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마이크를 잡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마이크가 입에 너무 가까우면 스피커 소리가 귀에 거슬리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마이크를 입에 댔을 때 스피커 소리가 내 귀에 들리면 마이크가 가깝다는 증거다. 마이크를 밑으로 조금씩 내리다 보면 내 육성이 들리는 때가 있다. 그 간격이 가장 적정한 거리다.

명강사가 되려면 강의 전에 그 간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마이크를 감싸 쥐고 말한다든지, 마이크 줄을 돌돌 말아서 쥐고 강의하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교탁이나 연단이 있을 경우 주의할 점이 있다. 교탁이나 연단 뒤에서 강의하는 것은 청중과 벽을 쌓고 말하는 꼴이니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움직임 없이 계속 교탁 뒤에서만 강의를 하면 청중은 5분만 지나도 다른 생각을 하거나 지루해한다. 적당히 탁자 옆으로 나와 몸 전체가 보이는 상태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 탁자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려놓고 강의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교탁에 한쪽 팔을 기대고 다른 쪽 팔은 허리춤에 걸치고 다리는 꼬고 서 있는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꼴불견 그 자체다. 거만함이 극에 달한 행동이다. 올바른 자세로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바란다.

어렵게 따낸 강의다. 고생고생해서 준비한 강의다. 잘못된 자세 하나로 그 고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명강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대학교수 말고 멋진 모습으로 심쿵 멘트를 쏟아 붇는 손석희 아나운서에게서 명강사의 자세와 태도를 배워라!

※ 참고자료 : 하고 싶다 명강의 되고 싶다 명강사(끌리는책,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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