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형권 칼럼니스트] 노자는 도덕경에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면 무슨 일을 하든 적당한 때에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사욕에 크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 표현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욕심으로 흥하기도 하고, 그 욕심 때문에 망하기도 한다. 도를 체득한 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구별할 줄 안다. 해가 뜨면 다시 달이 뜨고, 달도 가득 차면 다시 기운다.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고, 봄 여름이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온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고, 날이 밝으면 어김없이 어둠이 찾아온다. 자연의 변화는 일점일획 어김이 없다. 태양은 영원히 떠 있으려 하지 않으며 달은 오래도록 숨어 지내려 하지 않는다. 자연은 이렇게 일진일퇴를 분명하게 알고, 멈출 때와 나아갈 때를 명확하게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지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때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나아가야 할 때인지, 물러나 실력을 더 키워야 할 때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욕심이 눈을 가리면 현실을 판단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더 집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세운 공을 세상이 몰라줄까 봐 전전긍긍하고, 나의 능력이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근심한다. 내가 세운 공을 널리 알리고 나의 공로를 인정받고, 그리고 더 많은 부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물러나야 할 때에 오히려 더 자리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태양은 한낮의 밝음을 만들고도 저녁이 되면 언제나 달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하늘은 엄청난 양의 비와 이슬을 만들고도 그 공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게 모든 공을 이루고도 그 공을 주장하지 않고 적절한 때에 아무 조건 없이 물러날 줄 알기 때문에 영원한 삶을 사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음양론에 입각하여 사물과 현상을 설명하였다. 모든 것은 음양의 상대성의 원리로 존재하므로 인간도 음양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하늘의 양(陽) 기운과 땅의 음(陰) 기운이 조화되어 형성되어있는데, 혼(魂)은 하늘 요소로 형성되고 백(魄)은 땅의 기운으로 형성된다. 혼백은 하나의 생명으로 정신작용을 해 나간다. 혼백이 분리되어 혼은 하늘로 돌아가고 백은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의 질서다. 살아있음은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을 조화롭게 하여 하나의 혼백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내 생명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내 몸의 생명력을 보존하기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부드러운 몸으로 왔다가 딱딱해져서 죽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점점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 생명의 물이 마르고 불이 다 타서 완전히 꺼지는 날 내 몸은 차갑고 딱딱해진다. 따라서 내 생명의 물과 불을 잘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마음도 내 몸을 의지하여 존재한다. 몸이 아프거나 병들면 내 마음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나이를 먹을수록 나의 생명력을 잘 보존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나의 생명력을 잘 보존하는 방법은 첫째, 음식을 잘 가려서 먹는 것이고 좋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둘째, 적당한 운동을 하여 적절하게 기의 순환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셋째, 음양의 이치에 걸맞게 밤에 푹 자고 낮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다. 밤을 새워 오랫동안 일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와 맞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넷째, 체온을 잘 유지하여 몸의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신다.

그와 더불어 나의 생명을 경영하는 마음을 조율하는 데 힘써야 한다. 하루에 한 번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짧게라도 가지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일들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면 함이 없이(無爲) 자신의 생명을 다스려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내 생명을 잘 보존하는 것을 최선의 목적으로 실천해 나간다면 무리해서 내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일도 없고, 내 능력 이상의 것을 얻지 못해 괴로워하는 욕심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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