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성남 칼럼니스트] 불과 몇 년 전까지 스스로 ‘나는 미다스(Midas)의 손’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아니, 회사에서 그렇게 자신하며 일을 해왔다고 하는 게 더 적합한 표현이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도 없고, 하지 않을 일도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이 문장은 어떤 일도 회사에서 원한다면, 다 해낼 수 있음을 스스로 세뇌하는 주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화에서 만났던 미다스가 만지는 모든 물건을 황금으로 만드는 능력이 욕심에 의한 재앙이라는 것을 가족과 주변의 모든 것을 잃기 전까지 깨닫지 못했듯이, 나도 그런 삶을 살아왔다. 미다스처럼 재앙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미다스라고 세뇌하며 살았기 때문에, 건강과 돈 그리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까지 모두 잃어버리는 경험들을 자주 겪었었다.
삶의 재앙은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발생한 결과들이었는데, 창피하지만 글을 빌어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군대에서 허리를 다쳐 지금까지 수술 두 차례, 첫 회사에서 전 직원이 스키장에 놀러 갔다가 사고로 오른쪽 무릎을 다쳐 세 차례 수술을 경험했다. 물론, 맹장수술도 건너뛰지 않고 받았다. 맹장수술도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겨 한 달 이상 매일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 모든 일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제대로 요양을 하지 않고 조급함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술 경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이라이트는 과로로 인한 췌장과 담도 주변 종양 수술이었다. 내가 겪었던 어떤 수술보다 힘들었고, 재활 기간도 길었다. 다행히 종양은 암이 아닌 결핵이었는데, 꼬박 1년 동안 아침 공복에 독하디독한 결핵약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과거 수술 경력에서도 보듯이 한 번에 깔끔하게 마무리된 적이 없는 것처럼 종양 수술도 재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첫 번째 종양 제거 수술 후, 담도가 손상되어 담즙이 흘러나와 모든 장기에 이상이 생겼고, 숨도 쉬기 어려울 만큼 배가 불러와 응급실로 재입원을 한 뒤 복수를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첫 번째 개복수술을 하게 된 것도 뱃속에 온통 결핵 덩어리가 차도록 식은땀과 구토, 불면, 어지러움 등 최악의 상황이 되기까지 여러 가지 증상들이 있었지만, 일을 핑계로 병원에 가기는커녕, 휴가도 사용하지 않고 월화수목금금금, 매일 새벽에 출근하고 밤 11시 넘어 퇴근하며, 몸을 학대한 결과였다.
이렇게 자신을 혹사하는 것도 모자라 주말에는 아내까지 회사에 나오게 해 일을 돕도록 했다. 돌이켜 보면 일에 미쳤던 건지, 회사에서 죽고 싶을 만큼 회사가 좋았던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친 짓’ 그 자체였다. 아니, 정말 미쳤었다.
다시 신화로 돌아오면, 미다스는 자신이 상으로 받았던 황금을 만드는 손이 재앙임을 깨닫고, 디오니소스에게 절규하며 재앙을 거두어 주기를 애원한 결과, ‘파크톨로스 강’에서 목욕을 하면 재앙이 거두어지도록 자비를 구할 수 있었다. 미다스에게 ‘파크톨로스 강’이 신의 자비였다면, 나는 스스로 겪었던 ‘힘들었던 경험들이 마음속의 파크톨로스 강’이 되어 불행했던 과거를 씻고 반성하며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할 수 있었던 신의 선물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보다는 내 삶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현실적인 삶의 태도로 남은 생을 살아가겠다”고 글을 빌려 다짐해 본다. 이글을 읽는 분 중에,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분들이 있다면, 인간은 누구든 미다스가 될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 후회하지 않는 삶을 만들기 위한 Tips
1. 인간은 절대로 ‘미다스의 손’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고 무리하지 않기
2.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버리기
24년차 직장인이며 전문코치인 최성남 코치는 안전관리, 인사·노무관리, 총무, 구매, 기획, 감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였고, 현재는 LG그룹 계열사인 S&I Corp. 의 안전환경보건 리더로 재직 중이다.
최성남 코치는 ‘사람들의 변화를 통한 성장을 돕고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도움이 되자’는 삶의 목적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와 『한국형 커리어코칭을 말한다』(공저)가 있다.
※ 참고자료: 『나는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 행복한 인생전환 수업(마인드북스,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