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홍석기 칼럼니스트] 제 강의를 들으신 공무원 중, 몇 번 뵙다가 번역한 책 한 권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선물로 드린 건데, 그 책의 원서를 사서 세밀하게 읽고, 잘못된 문장과 틀린 번역을 찾고, 보다 세련된 문장을 만들어서 따로 정리해 주신 공무원이 있습니다. 부탁을 해도 할까 말까 한 일을 스스로 하고, 영문 번역 교정까지 봐 주시니 영어 실력은 또 얼마나 되시는지, 정말 부끄럽고 고마웠습니다.

경찰에 근무하면 불철주야 바쁜 줄 알고 있는데, 제가 진행하는 강사 육성 과정에 들어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무슨 강의기법을 배우려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 그 경찰이 박사학위까지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공직에서 정년퇴임 하신 후, 80세가 되도록 강단에 서시며, 훌륭한 교육자의 길을 가시는 분도 있고, 다년간 국회의원을 역임하시고 70세가 넘어서 영문대학원을 다니는 분과 소설을 쓰시는 분도 계십니다.

요즘 공개적인 강의나 공무원 교육, 각종 세미나가 줄어 들고, 대신에 줌(ZOOM) 강의가 대세입니다. 다들 바쁘고 힘든 세상이지만, 틈만 나면 줌에 들어 와서, 읽은 책의 내용을 발표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면서, 사이버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공직자도 있습니다.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며 국민들을 못살게 하는 공무원도 있고, 수시로 욕설과 불편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공직자도 있는데, 간혹 훌륭한 학자 같은 공무원들을 만나면 묘한 생각이 듭니다. 내 자식만큼은 힘든 군대생활을 면하게 해주겠다면 온갖 수단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자식부터 전방으로 배치하라는 분도 계시고, 힘든 해병대를 보내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그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 봅니다. 결국, “그 집안의 내력(DNA)이며, 가문의 전통이며, 각자 성장한 가정환경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가 똑같이 부정과 비리에 연루되는 고위공직자가 있고, 자기 자식만 최고로 키우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하며 주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학벌이나 학력의 문제가 아니며, 가방 끈의 길이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은 삶의 철학이며, 공직자로서의 사명입니다. 조선시대 선비와 학자들과 간신 모리배들이 비교되는 듯 합니다.

 

홍석기 칼럼니스트는 기업교육 전문 강사이자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다. 한국강사협회 3대 회장을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 데이콤ST에서 근무했다. ()스카우트 부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동국대학교 APP과정 “2018 베스트 티쳐 상(Best Teacher Award)” 수상했다. 저서로는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4권과 번역본으로 글로벌코스모폴리탄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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