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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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1998년 8월 22일 개봉된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春光乍洩, Happy Together)>는 출연진으로 장국영, 양조위, 장첸 주연, 관숙의 조연, 평점 정보로 관람객 평점 9.37, 네티즌 평점 9.20을 기록한 97분 분량의 홍콩 드라마영화다. 2009년 3월 27일, 2021년 2월 4일 재개봉되기도 했다.

네이버 영화가 소개하는 영화 <해피 투게더>의 줄거리를 알아보자.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가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난 늘 그와 함께했다.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과 ‘아휘’.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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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의 두 남자 보영(장국영)과 요휘(양조위)는 새로운 삶의 시작을 위해 홍콩의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로 온다. 우연히 사게 된 등 속에 그려진 폭포의 광경에 매료된 둘은 함께 이과수폭포를 찾기로 한다. 폭포를 찾던 중 두 사람은 다투게 되고 보영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남긴 채 아휘를 떠난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휘는 집으로 돌아갈 여비를 벌기 위해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탱고바에서 호객 일을 한다. 그리고 거기서 우연히 다시 보영을 만난다. 보영은 아휘를 찾아와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지만 아휘는 상처받는 게 두려워 거절한다. 그러나 보영이 손을 다친 것을 보자 집으로 데려와 보영을 돌봐주게 되는데.

영화를 본 한 관람객은 다음과 같은 리뷰를 남겼다.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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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함께 있는 모습은 어떠했는가, 세상의 끝에서 나는 너와 함께한 기억을 모두 버린다. 보영은 방랑자다. 사랑이 주는 찰나의 쾌락과 안온한 감각을 좋아하지만 그것과 함께 수반되는 사랑의 무거움과 깊이와 책임감을 알지 못하는 순진하고도, 어리석은, 가볍고도, 솔직한 캐릭터인 반면 그의 뒤에서 늘 그를 바라보고 있는 아휘는 든든한 나무가 되어 줄 수 있는 남자다.

사랑의 달콤함보다는, 그것이 몰고 오는 진득하고 씁쓸한 감정의 잔재마저 조용하게 감싸 안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그런 남자. 너무나도 상반된 둘의 성격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접점에 이르지 못하는 둘의 험난한 사랑을 예고한다.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변주곡삼아서.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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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의 한 도시를 배경삼아 펼쳐지는 두 이민자의 사랑과 방황의 이야기는,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동성애라는 퀴어 코드를 중심에 두고 그림 같은 사랑이야기를 관객에게 속삭인다. 그들이 전해주는 사랑이야기는, 결코 낭만적이지도 달콤하지도 않다. 멜로 영화답지 않은 음울한 영상과 우울한 분위기. 낮게 깔리는 탱고음악과 아휘와 보영의 입에서 피어오르는 아청색 담배연기. 그 모든 것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분위기는 아름답기보다는 불안하고 위험하며, 그래서 더욱 자극적이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보영과 아휘.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랑을 일삼는 보영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던 아휘는, 그러한 관계에 점점 지쳐가고, 보영은 그런 아휘를 뒤돌아보지 못한다. 그러한 두 사람이 지향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는 이과수폭포. 그 이상향에 도달하지 못한 보영과 아휘는, 어느 탱고바에서 다시 만난다. 둘은 무던히도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지만, 이처럼 슬픈 이별과 만남은 없다.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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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국인의 정부로, 탱고바의 안내원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찰나의 스침이 서로에게는 결코 끊어낼 수 없는 긴 잔상을 남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보영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아휘를 찾아오고, 그의 처연한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는 아휘는 그를 깊게 끌어안는다. 보영에게 있어서 아휘는 최후의 안식처였고, 아휘에게 있어 보영은 내칠 수 없는 숙명이었다고 해석한다.

택시의 뒷좌석에서 담배 한 대를 나눠 피우던 보영은, 천천히 아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런 그를 아무 말 하지 않고 받아들여주는 아휘. 두 사람의 사랑은 보영의 변덕스럽고 짜증스러운 성격만큼이나 처절하고, 그의 순진함만큼이나 잔인하다. 그러나 때때로 두 사람은 달콤하게 사랑한다. 아휘와 보영이 낡은 주방에서 탱고를 추는 그 장면은, 은은하게 삽입된 음악과 함께 이 영화 최고의 장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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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진부한 대사 대신에, 긴 침묵과 정적을 통해 그들의 사랑을 보여준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계속 되풀이되는 다정한 사랑과 잔혹한 이별. 영화를 통해 본 그들의 사랑은 불안하고 위태롭지만, 결코 끝나지는 않는다. 장국영과 양조위는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이러한 복잡한 사연들을 잘 풀어냈다. 그들의 캐릭터에 완벽히 스며든 우울과 절제의 감정만으로도.

그러나 결국 보영은 떠나간다. 아휘에게 만족할 수 없어서가 아닌, 그의 천성이고 습관이고 생활인 방랑에게서는 사랑조차 구해낼 수가 없다. 보영은 떠나가고, 아휘는 어두운 밤거리를 달리며 고뇌한다. 무너져가는 그들의 관계를 흔들리는 카메라가 쫓고, 우리는 아휘가 아픈 보영에게 다정하게 스프를 떠먹이던 장면을 회상한다. 그들의 사랑은, 늘 그러하듯 처음이 끝이고, 끝이 처음인, 어느 것도 남는 것이 아닌, 제로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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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영이 떠나가고 힘들어하는 아휘에게 동료였던 장은 그의 모든 슬픔을 지구의 끝에 버리고 오겠노라고 한다. 아휘의 모든 슬픔이 담겨있는 녹음기를 그곳에 두기 위해, 그것을 재생시켰지만 장에게 들리는 것은, 숨죽인 흐느낌뿐이다. 그것이 아휘의 사랑이다. 숨죽이고, 눈물을 흘리고, 아파하지만 잡을 수 없고 떠날 수 없는. 언제나 한 곳에 있을 수밖에 없는 우직하고 커다란 나무와 같은 사랑.

그는 혼자 이과수폭포를 찾았고, 그곳에서 폭포수를 맞으며 그제야 눈치 채지 못할 눈물을 겨우 흘려낸다. 그의 하나뿐인 연인, 보영을 생각하며. 방황하던 보영은, 결국 마지막 안식처인 아휘를 찾지만 그는 이미 대만으로 떠난 후다. 철없고, 변덕스러운 보영은 아휘가 덮고 자던 담요를 껴안으며 울음을 토해낸다. 그것이 얼마나 서럽고, 애처로운 것인가. 그 순간만큼은 장국영이 스크린을 지배하고 있다.

보영의 사랑은 그렇다. 늘 떠날 수밖에 없는 숙명임을 알면서도, 언제나 아휘에게 되돌아가고 마는 나침반 같은. 아휘에게로 향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러나 늘 방황하는 사랑. 아휘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보영은, 언젠가는 그를 만날 거라는 생각으로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그렇게 영화의 결말은 드러난다.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새드엔딩도 아닌, 가슴이 먹먹하지만 눈물이 나오지는 않는 그런 멜로 영화였다.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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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을 맡은 장국영(張國榮)은 1956년 홍콩에서 출생했다. 1976년 영국에서 학업을 마친 뒤 귀국, 1977년 제2회 아시아 송 콘테스트에서 2위로 입상한 뒤 가수와 탤런트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1년 뒤인 1978년 영화 〈홍루춘상춘〉의 주연을 맡으면서 영화계에 정식 데뷔했다. 1986년 오우삼 감독의 〈인지구〉로 홍콩의 대표적인 배우로서 자리매김한다.

동안이면서도 수려한 얼굴,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영웅본색〉으로 우리나라 팬들에게 선을 보인 후에 〈아비정전〉에 이르러 절정을 이뤘다. 그는 1989년 은퇴 고별 공연을 할 때까지 알란 탐과 쌍벽을 이루는 가수이기도 했다. 〈영웅본색〉 시리즈나 〈종횡사해〉 주제가도 그가 직접 부르는 등 뛰어난 노래 솜씨를 보이고 있다.

장국영은 인기 절정에서 물러나는 등 자기관리에도 뛰어난 배우였다. 캐나다로 이민을 간 것도 홍콩 반환 이후에 자신의 진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아비정전〉에서는 자기 엄마를 찾아 홍콩까지 갔다가 갱에 의해 죽는 터프가이 역을 맡아 팬들을 열광시켰다. 캐나다 이민 이후에는 캐나다에 근거지를 두고 홍콩에 왔다 갔다 하면서 영화작업을 하기도 했다. 2003년 4월 1일, 46세에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투신자살로 세상을 떠나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오늘 1일(목) 12시 20분부터 14시 20분까지 OCN Movies에서 영화 <해피 투게더>가 방송된다.

<영화 ‘해피 투게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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