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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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2005년 10월 7일 개봉된 민규동 감독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출연진으로 주현, 오미희, 천호진, 진태현,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전혜진, 임창정, 서영희, 윤진서, 정경호, 이병준, 김유정 주연, 하지원, 류승수 조연, 평점 정보로 네티즌 평점 8.68, 누적관객수 2,290,709명을 기록한 129분 분량의 드라마영화다.

네이버 영화가 소개하는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줄거리를 알아보자.

“당신에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있나요?”

‘곽씨네하우스’(주현, 오미희). 구두쇠 극장주와 그가 짝사랑하는 커피숍 여주인의 사랑 고백 이야기. ‘아메리칸 불독’(천호진, 김태현). 외고집으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냉정한 사업가와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를 이해해주는 남성 파출부의 이야기.

‘소년, 소녀를 만나다’(엄정화, 황정민). 언제나 당당한 여우같은 페미니스트 여의사와 육두문자를 남발해대는 마초같은 강력계 형사 이야기. ‘천사의 도전’(김수로, 전혜진).‘내 사전에 사랑은 없다’고 외쳐대다가 어느 날 몹시 당황스런 스토커(?)와 맞닥뜨린 전직 농구선수, ‘낭만파 부부’(임창정, 서영희). 세상이야 힘들든 말든 둘의 사랑만큼은 언제나 달콤해야한다고 믿는 못 말리는 닭살 동거 커플의 이야기.

‘소녀의 기도’(윤진서, 정경호). 우연히 꽃미남 가수를 만나 마음이 흔들려버리고 마는 예비 수녀, 이런 그녀를 사로잡아버린 아이돌 스타 가수의 아슬아슬한 사랑. ‘금지된 장난’(이병준, 김유정). 어린 꼬마 연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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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한 관람객은 다음과 같은 리뷰를 남겼다.

이 영화는 줄거리는 요약하기가 힘들다. 수많은 인물들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거기다 그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옷깃을 스치듯 스쳐가기 때문이다. 이혼 경력이 있는 당당한 정신과 의사 유정(엄정화)과 그녀와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생애 첫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형사 두철(황정민), 가난에 굴하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빚과 임신 문제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 창후(임창정)와 선애(서영희).

일찌감치 은퇴하고 빚 독촉하는 일을 하다가 난데없이 딸이라고 주장하는 아이(김유정)의 부탁을 받고 다시금 농구공을 잡게 되는 전직 농구선수 성원(김수로), 줄어드는 손님들 앞에 극장 내놓기를 눈앞에 둔 고집센 곽 사장(주현)과 그의 극장에서 오랫동안 카페를 경영해온 만년 배우지망생 오 여인(오미희), 한때 잘나가던 아이돌 스타였으나 기획사의 버림을 받고 정신적 방황을 하게 되는 정훈(정경호)과 그를 멀리서 지켜보며 짝사랑해오던 수녀 수경(윤진서) 등. 다 열거하기에도 숨찬 이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때론 명확히 연결되고 때론 스치면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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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이렇게 캐스팅이 화려한 영화들을 기대하면서도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나 등장인물들이 화려하고 많아서 영화가 이들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고 헛돌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서일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을 봐온 적이 적지 않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다행히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거의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단순히 그들이 단체로 얼굴을 내미는 수준 이상의 충실한 연기를 보여주고, 스토리의 전개 역시 여러 에피소드가 나름대로 뻗어나가면서도 제각기 교차로를 형성하며 혼란스럽지 않게, 그러나 복합적으로 입체적인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나갔다.

우선 배우들의 연기 면면을 보자면, 역시나 이름값 하는 배우들이 이름값에 걸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특이한 건, 이들이 서로의 이미지와 다소 반대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진지한 쪽의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의 인상이 강했던 엄정화와 황정민은 전문 코미디 배우 뺨치는 치고받는 코미디 연기를 훌륭하게 보여주었으며, 반대로 코미디 배우의 인상이 강했던 임창정과 김수로는 의외로 상당히 진지하고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오랜 내공을 자랑하는 중견배우 주현씨와 오미희씨는 역시나 내공에 걸맞게 아무렇지 않은 듯 부대끼고 살갑게 감정을 드러내는 감칠맛 나는 러브스토리를 재미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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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급인 윤진서와 정경호도 끊임없이 갈등을 겪는 입체적인 캐릭터 덕분인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각각의 배우들이 단순히 얼굴을 비친다는 의미로서가 아니라 정말 단독 주연이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진정성이 보이는 연기를 보여주어서 그 많은 배우들의 연기 행진을 즐기는 것 또한 상당한 재미가 되었다. 특히나 황정민의 그 능청스런 사투리 연기는 압권이었다. "아, 지금 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등의 명대사(물론 뒤에 가서는 상당히 진지한 명대사를 내놓는다)들도 재미있었고.

옴니버스처럼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독립되어 이어지지 않고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그저 스쳐가기도 하면서 하나의 구조물을 형성하는 식의 스토리 전개도 상당히 맘에 들었다. 어떤 데에서는 이런 구성이 지나친 우연의 일치라고도 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오히려 이렇게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는 우연하게 만나고 영향을 주는 쪽이 더 흥미로울 것이다. 다른 에피소드들 간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또 약간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 이어나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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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격리되어 있는 듯 자기 이야기만 이끌어가는 것보다는 서로의 결정적 순간이 스쳐지나가고 마주치는 것이 현실감을 더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저 그들의 에피소드가 독립되어 특별하게 취급되는 것보다는, 여러 에피소드가 경계선을 무시한 채 서로 섞여서 벌어지는 것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따로 취급될 만큼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고 단지 지금도 어느 한쪽에서 일어나고 있을 듯 평범하고 현실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식으로 말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 이 영화는 포스터나 예고편에서 예고했던 만큼 그렇게 달콤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갈수록 씁쓸해진다. 각 주인공들이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내다 사랑의 상대를 만나서 꿈결 같은 하루하루가 이어진다는 식의 이야기를 기대하신다면 그런 점에서 크게 실망하시리라. 이 영화는 그렇게 가을의 꿈결 같은 사랑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어느 정도 판타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오히려 꿈보다 현실을 반영했다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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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이혼의 후유증, 먹고 사는 것에 치이고 과거에 치이는 고달픔,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느끼게 되는 소외감, 열정을 갖게 되지만 너무 늦은 건 아닌지 하는 중년의 걱정 등이 그대로 반영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오히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듯하다. 영화제목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는 말이 혹 반어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결국 영화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다 보고 나면 제목의 의미를 비로소 몸소 깨닫게 된다. 이들은 영화 속 일주일동안 특별하게 기억할 만한 멋진 나날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날들처럼 똑같이 힘들거나, 아니면 더 힘들어지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나날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창후(임창정)와 선애(서영희)는 결국 유괴까지 하게 될 정도로 막다른 길에 서게 되지만, 결국 서로에게 서로가 있다는 것이 그보다 큰 위안이 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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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문을 닫게 생긴 곽 사장(주현)과 배우를 꿈꾸지만 이미 나이로는 지는 해나 다름없는 오 여인(오미희) 또한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새삼 고마워서 그보다 행복할 수가 없고. 이렇게 영화 속 인물들의 상황은 오히려 현재 우리들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낫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결국 그들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서로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나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를 통해, 단순히 '사랑'의 위대함뿐만이 아닌 '삶'의 위대함을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자살을 하고 이 영화 속에서도 자살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 충분히 들 만큼 힘든 상황들이 많이 생긴다. 그러나 그들은 그래도 산다. 오히려 그런 삶도 고맙다는 듯 그들은 결국 서로를 향해 웃는다. 자신으로 인해 행복해 할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하고, 내가 보기만 해도 행복할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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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마따나 죽고 나면 정말 내가 영혼이 되서 자유로움을 느낄지 아니면 그저 땅 속에 묻히면 그만일지 모르는데, 그보다는 아무리 나를 코너로 몰아넣는 고난의 상황이 더블, 트리플로 닥쳐도 주변에 나를 바라보며 그래도 행복해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삶이 훨씬 더 가치 있지 않겠는가. 이 영화는 이렇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어르신들의 진리를 영화 속 다양한 연령층, 성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들의 사랑이 멋지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가 멋지다면서.

곽 사장의 극장에서 영화 내내 상영되는 영화 <달콤한 인생>도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메시지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지 않나 싶다. 물론 <달콤한 인생>의 영화 내용은 그 제목과 완전히 반어적인 듯한 의미를 띠고 있지만 적어도 제목은 이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아무리 우리가 하루 왠종일 개똥밭을 굴러도, 인생은 그 자체로 여전히 달콤하다는 것 말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니체의 '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라는 말처럼, 아무리 끔찍해도 삶은 충분히 그 자체로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가르쳐준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확실히 커플들의 중요성만 일깨워주는 닭살스런 애정영화가 아니었다. 점차 스산해지는 이 가을날에, 이 영화는 단지 옆구리를 뜨시게 데워줄 뿐 아니라 심장을 훈훈하게 데워주는 영화였다. 멋진 배우들이 멋진 연기로 보여주는 삶에 대한 멋진 교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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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프로필/ 필모그래피/ 작품활동>

주연을 맡은 황정민은 서울예술대학 연극학과를 졸업했고,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탤런트 겸 영화배우다. 영화로는 <공작>, <군함도>, <아수라>, <곡성>, <검사외전>, <히말라야>, <베테랑>, <국제시장>, <남자가 사랑할 때>, <끝과 시작>, <전설의 주먹>, <신세계>, <한반도>, <댄싱퀸>, <모비딕>, <부당거래>, <그림자 살인>,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행복>, <검은 집> 외 다수가 있다. 수상경력으로 2018년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 2015년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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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프로필/ 필모그래피/ 작품활동>

주연을 맡은 엄정화는 1969년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태어났으며, 1992년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데뷔한 영화배우이자 가수다. 영화로는 <오케이! 마담>, <미쓰 와이프>, <끝과 시작>, <몽타주>, <댄싱퀸>, <베스트셀러>, <해운대>, <인사동 스캔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Mr. 로빈 꼬시기>, <호로비츠를 위하여>, <오로라 공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싱글즈>,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마누라 죽이기>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 2013년 제21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최우수연기상, 2013년 제50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외 다수가 있다.

오늘 2일(일) 22시 25분부터 EBS1에서 한국영화특선으로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방송된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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