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유여림 칼럼니스트]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라는 뜻의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는 일찍이 2009년에 UN이 작성한 세계 인구 고령화 보고서에서 100세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인간의 잠재 수명은 120세 정도다. 그 이유가 대부분의 포유류는 성장기의 5~6배를 살기 때문에 인간을 20세까지 성장기로 본다면 인간의 수명이 120세가 된다는 것이 생물학자와 의학자들의 견해다. 현재 공식적으로 세계 장수 기네스 기록 보유자는 프랑스의 여인, 장 루이즈 칼망으로 122살까지 살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이란 육체적·정신적·사회적인 안녕 상태라고 정의했고, WHO는 1998년에 신체적 건강 이외에도 영적인 안녕이라는 개념을 추가하여 건강의 정의를 새롭게 제안했다. 영성이나 영혼이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건강한 삶의 조건으로 거론된 것은 의의가 크다.

육적인 강건함뿐만 아니라 영성 지수를 높이고자 하는 삶을 추구하는 한 사람을 인터뷰했다. 여러분도 100세 시대를 살면서 어떻게 하면 WHO에서 말하는 영적인 건강한 삶까지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학장을 역임했던 강창원 교수를 만났다. 그는 전공한 축산학 및 영양학을 바탕으로 여성 소비자 신문에 실은 원고를 추려서 『건강한 삶, 행복한 인생』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육적인 건강과 행복이라는 주제로 과학도(科學徒)답게 장수 습관과 행복한 백세를 위한 안내서다. 그는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과 적절한 운동,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건강의 필수 조건이라 했다.

그는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이 살아있는 이유이며 생애 목표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그는 증거를 믿는 과학도(科學徒)이다 보니 증거 없이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어렵다. 하나님의 존재가 확실하다는 믿음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 후 농협은행에 1등으로 합격하여 신체검사를 했는데 폐결핵 진단이 나온다. 그는 절망했고 노력에 비해 인생은 풀리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치료하며 대기하는 중, 미국 유학을 추천을 받았으나 폐결핵에 걸리면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가 하루는 밤새 십자가 앞에서 기도했다. 그는 “성경을 보니 많은 기적이 나타나는데, 나에게도 하나님이 계시다면 기적을 베풀어 주세요. 나는 폐병에 걸려 미국 유학도 갈 수 없습니다.”라며 울며 기도했다. 그에게 “믿음이 있으면 일어나서 가면 되는데, 왜 앉아서 기도만 하고 눈물을 흘리느냐. 일어나라 걸어나가라”라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대학병원 담당 의사는 “치료받고 시골에 가서 편히 쉬라”고 했고, 그가 유학 간다는 말에 “미쳤구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지정된 병원 미국 의사는 “유학 잘 다녀오라”며 정반대의 말을 했다. 미국인 의사는 폐결핵이 사라졌다며 완치 진단을 내려주었다. 그에게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병이 완치됐다는 진단서를 첨부하여 미국 영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고, 유학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하나님을 지식으로 믿는 게 아니라 내 믿음만큼 체험하는 일임을 깨달았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곡성에서도 깊은 두메산골이다. 그는 태어났지만 젖 한 모금도 먹지 못하고, 어머니는 실명에 이를 정도로 병약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6.25전쟁 이후 생사를 알 수가 없었다. 열악한 가정 환경에서 8남매 중 5남매만 살아남고, 그는 막내로 자란다.

당시 시골은 대부분 가난했다. 그도 역시 가난하여 초등학교를 간신히 마치고 진학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산과 들로 버거운 지게를 메며 농사일을 돕고, 방학 때면 시골에 내려온 선배들을 통하여 영어 수학을 익히며 중학교 과정을 마친다. 어느 날 그는 형이 일하는 서울에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듯 상경한다. 하지만 이 일로는 장래가 없어 보여 고등학교를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빈민굴에 위치한 야간 고등학교를 다닌다.

대학 갈 형편이 안되니 대학 진학을 꿈도 못 꾸었다.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는 장학금 지급과 성적 우수학생에게 유학까지 보내주는 파격적인 모집 공고를 한다. 그는 축산학과에 지원하여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인체영양학과 가금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적인 사료 제조회사 랠스턴 퓨리나에서 근무했다. 그에게 대학시절 은사이며 전 건국대 총장인 정길생 교수는 “한국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후학을 양성해 달라”고 그에게 권유한다. 그는 1992년 건국대 교수로 임용되어 21년간 재직했다. 

멘토가 된 정길생 교수는 미국 유학 갈 당시에 “그런 걸로 의기소침해서 그래. 유학 가라”며 주변 사람들이 그를 피하고, 폐병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용기를 주었다. 학문의 길로 인도한 그는 우리나라 동물생명공학의 개척자이며 건국대 총장을 역임했다.

낯선 미국 유학 생활에서 신앙심이 깊은 장로인 칼슨 지도 교수를 만났다. 지도 교수는 수시로 그에게 교회를 잘나가는지 물었고, 교회 잘나가라며 예배와 신앙생활을 지지해 줬다. 올슨 교수는 손수 도시락을 싸 들고 와 영어 발음 연습을 시키며 사랑을 몸소 보여주었다. 기독교인의 신앙을 실천한 두 분은 그의 인생에 닮고 싶은 멘토로 남았다.

그는 인생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이고, ‘나’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가졌을 때, 성경에서 답을 찾았다. 네 몸은 너의 것이 아니며, 피 값으로 주고 산 것이고, 너의 몸은 성령의 전이며,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라는 말씀에서 그의 정체성을 발견했다.

그에겐 100세 인생을 사신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비록 앞을 볼 수는 없었지만 확고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와 20년 동안 함께 살면서 “내 걱정은 마라. 나는 살 만큼 살았다.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늘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신앙적 확신과 영적 체험이 없었다면 이런 말을 못 했을 거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한두 달 전에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꿈을 꾸었다.

그래서 기도에 더욱 힘썼고, 생의 마지막 날까지 새벽 기도를 다녀오시고 임종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원에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집안의 대소사 날짜를 기억하는 총기가 있었다. 그녀는 죽음을 고통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녀의 일생(一生)이 영적으로도 안녕인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를 천국에서 만나길 소망하며, 자녀에게도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말할 것이다. 그는 묘비명에 “하나님이 주신 삶에 감사해서 성실과 사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높이고자 힘쓰다가 본향으로 돌아간다.”라고 남기고 싶어 했다. 인간이 죽음 앞에서 마지막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영적으로 안녕한지 아닌지에 달려있다. 1998년 WHO에서 말하는 ‘건강’의 정의에 추가한 ‘영적인 안녕이 완전한 상태를 이루었을 때 건강하다’라는 의미가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는 SQ(Spiritual Quotient)의 중요성을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기독교에서 ‘영성지수’인 SQ는 ‘하나님과의 관계지수’로 하나님의 영과 인간의 영의 교제다. 그의 바람대로 마지막 날까지 SQ를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와 절대 사랑”이라는 좌우명처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기도하며 결국 모든 것이 사랑으로 귀결되도록 하려 한다. 이 또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1998년 WHO에서 건강의 정의를 “건강이란 허약하지 않고 질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정신적·사회적 및 영적 안녕이 역동적이며 완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창원 교수의 만남을 통하여 육적인 강건함뿐만 아니라 영성 지수를 높이는 삶을 배울 수 있다. 100세 시대가 도래한 21세기에, 영적인 안녕까지 완전한 상태에 이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찾으셨길 바란다.

칼럼니스트 소개

유여림 칼럼니스트는 현재 유니시티코리아 바이오스라이프 프렌차이즈 오너로 활동 중이며, 사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가치관과 철학 등을 칼럼으로 녹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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