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강래경 칼럼니스트] 학교에 가기 싫어 학교에 불이 났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일하기 싫다고 해도 회사가 잘못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상사가 꼴 보기 싫다고 일을 일부러 망쳐버리지는 않는다. 회사가 망하거나 일이 잘못되면 자신의 인생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글픈 현실은, 회사에 아무 문제가 없어도 개인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 조정이 한 순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기업체질 강화를 위한 상시적인 조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 생존 게임을 해야 한다.

그나마 게임이라도 해본 사람은 양반이다. 아직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는 청춘들이 100만 명이다. 그들은 취업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기세다. 혹시라도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포기해간다.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 5포 세대(인간관계와 집도 포기)에 이어 7포 세대 (꿈과 희망마저 잃어버린 세대), 요즘엔 다 포기하고 그냥 쉼만 쉬고 살아간다는 N포 세대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현재를 포기한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 여행을 떠났다가도 일요일 아침이면 서둘러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막히기라도 한다면 월요일부터 힘들기 때문이다. 일요일마저 다음 주를 위해 절제해야 한다면 인생의 7분의 6을 포기하는 셈이다. 결국 하루 행복하자고 6일을 투자하는 밑지는 장사가 우리의 일상이다.

모처럼 친구들과 만나서도 ‘내일 출근해야 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말에 분위기가 깨진다.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까 빨리 자라’던 부모님의 잔소리를 매일매일 자신에게 하고 산다.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굴레에서 생존하려면 잠이 오지 않아도 자리에 누워야 한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라며 마지막까지 희망 고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홈런 한 방으로 역전해내는 일이 흔할 리 없다. 결국 절박한 바람은 로또 복권을 사서 허망한 현실을 무마해보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래도 운 좋게 정년까지 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도착해서 보면 그곳이 끝이 아니다.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막연함으로 버텨내기에는 적지 않은 세월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래경 칼럼니스트는 말 한대로 살려고 하는 노력하는 강사다. 사실에 기초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학습자들에게 친숙한 사례를 제시해 감성을 자극한다. “가짐을 내세우지 말고 나눔에 인색하지 말자”라는 좌우명으로 강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노력한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강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대한민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을 출간했다.

※참고자료: 『대한민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나는 출근하지 않고, 퇴직하지 않는다(페이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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