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롤 모델을 만들고 철저히 모방하라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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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얼마 전 출간된 책의 제목이다. 이 책에서는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다양한 사례를 다루면서 모방가들을 예찬하고 있다. 모방이 가장 탁월한 창조의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진정한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 짠다고 말한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하수는 씁쓸한 패배감을 맛본다. 모방을 축적하다 보면 창조의 한방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꾼 모방가들은 어떤 사람들 이었을까?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하면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과 3대 거장으로 거론되는 화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이다. 그는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재 예술가와는 좀 거리가 있는 유형의 천재라고 한다.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술가, 과학자, 기술자, 사상가 등 미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조각, 건축, 토목, 수학, 과학, 음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보인 천재였다. 미켈란젤로 역시 조각가이자 건축가로 회화, 조각, 건축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천재 예술가로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라파엘로의 업적은 단지 회화 분야에만 그치게 된다. 그는 전형적인 “창조적 모방가”였다. 당시 최고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모방하기 위해 피렌체로 가서 4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 인체 해부학에 대한 지식을 배웠고, 레오나르도로 부터는 간결한 피라미드 구조와 효과적인 빛의 사용, 친밀감, 부드러운 색조변화로 입체감을 주는 “스푸마토”기법을 익혔다고 한다. 이를 통해 라파엘로는 호소력 짙은 고요하고 평온한 작품을 창안해 냈고, 르네상스 미술을 완성시킨 화가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두 천재 화가의 구도와 기법을 따라한 모방형 화가였던 것이다.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의 사례로 이와 비슷하다. 창업자 샘월튼(Sam Walton)은 자신의 성공비결은 남의 것을 모방한 것 이라고 밝혀서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1962년 아칸소의 조그만 도시에 설립된 할인마트는 후발주자였다. 그는 세계적인 할인마트를 벤치마킹하며 세계 곳곳의 할인점 최고 경영자를 만나고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월마트의 브랜드 중 “하이퍼마트(Hypermart)”는 당시 세계 최고의 글로벌 유통업체로 군림하던 까르푸를 모방해서 만든 것이다.

디스카운트 스토어, 백화점, 수퍼마켓을 혼합한 형태의 대형 할인점인 하이퍼마켓은 1963년 파리근교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획기적인 형태의 대형 할인점은 까르푸를 세계 최고의 유통업체로 성장시켰던 것이다. 샘월튼은 이를 간과하지 않았다. 1987년 당시 유럽에서 식품과 일반 제품들을 한데 모아서 판매하는 하이퍼마켓이 성공한 것을 보고 이를 미국으로 들여오게 된다. 그의 예측대로 대형 할인매장은 이후 20여년간 월마트의 성장을 견인한 효자 브랜드가 된 것이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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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하면 떠오르는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바로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샤오미(Xiaomi)”이다. 이들은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를 누르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했다. 애플은 5위권 밖으로 밀려 체면을 구겨야 했을 정도였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짝퉁 애플”이라고 얕잡아 봤던 이들의 초고속 비행!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바로 창조적 모방에 있었다. 샤오미는 애플의 모방가였다. 회사는 “중국의 애플”로 불리고, 그들의 수장 레이쥔 회장은 “중국의 스티브잡스”로 불리 정도이다. 레이쥔 회장은 스티브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제품 소개 행사 때 마다 직접 등장해 잡스가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은색 청바지, 터틀렉 복장, 프레젠테이션 방식도 똑같다. 심지어 말하는 방식, 질문을 받는 방식, 걸음걸이까지 모방했으니 말이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회사와 최고의 경영자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역시 애플의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했다. 디자인, 운영체제 방식 오죽하면 첫 스마트폰 출시후 “짝퉁 애플”이라는 비난을 받았을까? 하지만 레이쥔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샤오미는 애플의 “창조적 모방”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는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아이폰을 베낀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샤오미는 전복형 이노베이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다시말해 “타인의 생각과 관점을 긍정적으로 전복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라파엘로나 샘월튼, 레이쥔은 단순히 모방 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단순히 베끼기만 했으면 영원히 2등으로 머물렀을 것이다. 그들은 모방과 동시에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이다. 라파엘로는 회화분야를 특화시켜 차별화를 만들어 냈고, 샘월튼은 바코드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물류혁명을 만들어 냈다. 샤오미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가장 가성비가 높은 스마트폰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고를 모방하여 최고가 된 이들의 전략을 주목해 볼만 하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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