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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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이율 칼럼니스트] 오렌지 주스라고 해서 그 안에 오렌지가 100% 들어있는 게 아니었어. 토마토케첩이라고 해서 그 안에 토마토 100% 들어있는 게 아니었어. 바나나가 든 우유인 줄 알았는데 바나나 향만 있는 거였어. 그래그래, 좋아. 꼭 100%가 아니어도 상관없어. 아니어도 잘 살아남았잖아.

완벽할 필요는 없지 뭐. 빙판길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졌지만 괜찮아. 나라고 완벽할 순 없잖아. 오점을 남기는 것도 다 전략이지 뭐. 어쩌면 이런 헐렁함을 더 좋아할지도 몰라.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좀 무식해보이긴 해도 그래도 인간미 넘치잖아. 내가 수그려야 누군가가 기를 펴지.

울고 싶으면 우는 거야. 괜히 울음 참았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심장이 터질지 몰라. 우는 게 창피하긴 하지만 그래도 감성이 살아 있잖아. 100% 아니면 어때? 100%가 이상한 거지.

구름이 하늘 전체를 다 가리고 있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숨 막히겠어. 나무가 숲 전체를 다 채우고 있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답답하겠어. 구름은 하늘을 다 덮지 않아. 나무는 숲을 다 메우지 않아.

조금은 비우는 것, 조금은 모자라는 것, 그게 아름답고 여유롭지. 굳이 다 채우려 하지 마. 굳이 다 끝내려고 하지 마. 다 채우려 발버둥 칠 그 시간에, 완벽해지려고 자기 자신을 괴롭힐 그 시간에 잠시 누워 하늘도 보고 숲도 한 번 봐. 그곳에서 미완의 행복을 천천히 느껴보는 거야.

그래 그래 그렇게 헐렁하게 사는 거야.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완벽한 게 이상한 거지.

※ 참고자료: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새빛,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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