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서미선]
[사진출처=서미선]

[한국강사신문 서미선 칼럼니스트] 나는 웃는 것을 좋아한다. 교사로 활동하면서 항상 많이 웃었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어 일상에서도 늘 많이 웃게 되었다. 나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자란 선혁이도 방긋방긋 잘 웃었다. ‘아이 앞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강했던 나는 아이 앞에서 남편과 말다툼을 하는 것도 자제했다. 아이가 불안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의 솔직한 감정을 숨긴 채,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종종 있었다. 그런데 소장님과 함께 육아 공부를 하며 사람 사이의 일어나는 감정을 아이 앞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혹시 부부 싸움을 하게 되더라도 “엄마와 아빠도 말할 때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거야. 너도 화날 때 있지? 엄마도 그래.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화해도 잘해.”라며 반드시 아이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셨다.

선혁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것이 서툴렀다. 특히 화난 표정을 잘 못 읽었다. 감정을 제대로 못 읽었기 때문에 눈치 없이 행동하는 일이 자주 있었고, 해야 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잘 구별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화가 났으면 잘못했다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선혁이는 늘 웃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표정 문제로 적지 않은 오해가 생기곤 했다. 긍정적인 것이 좋다고만 생각했던 나의 큰 실수였다. 아이가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선혁이가 5살 때였다. 소장님께서 30가지의 ‘감정카드’를 만들어주셨다. 감정카드에는 놀라다, 긴장되다, 사랑하다, 뿌듯하다, 화나다 등 다양한 감정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그날부터 선혁이는 감정카드 미션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감정카드로 그날의 기분을 체크했다.

“선혁아, 너 지금 기분이 어때?”

“엄마, 나 오늘은 ‘신나요’예요.”

“아, 그렇구나. 엄마는 ‘기쁘다’야.”

아침·저녁으로 아이가 감정카드에 있는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감정을 익히기 시작했다. 내가 뽑은 감정카드의 표정을 지어보고, 그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도 했다. 감정카드가 없더라도 “엄마는 어제 푹 자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 오늘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라며 오늘 일과를 선혁이에게 말해주기도 했다.

“엄마는 오늘 미술 특강이 있어. 이모들한테 재미있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엄마가 알려주는 거야. 멋지지?” 그러면 선혁이가 “엄마 잘 갔다 오세요! 파이팅.”이라며 편지를 써 주기도 했다. 조금씩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서 맞추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선혁이와 늘 함께 사진을 찍었다. “너의 표정이 이래.”라며 보여줬다. 어느 날은 선혁이의 우는 사진, 화내는 사진, 웃는 사진을 인화해서 한쪽 벽에도 붙여놓기도 했다.

“선혁아 어떤 표정이 좋아? 엄마는 이 모습이 좋더라.”

“선혁아, 울 때 봐. 엄청 못생겼네.”

선혁이가 자신의 사진을 보고 표정을 알아갔다. “엄마가 지금 기분이 안 좋거든. 혼자 블록 가지고 놀고 있어. 엄마가 시간이 좀 필요해. 모래시계가 다 떨어질 때까지 놀고 있어.”라고 말하면 “네.”라고 대답하며 엄마를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 나의 표정을 통해서도 읽고 내가 말을 해주니 아이가 이해하는 것 같았다. 숨기려고만 했던 나의 감정을 아이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되니, 아이 또한 자신의 감정을 엄마에게 잘 이야기하게 되었다.

♤서미선의 육아팁: 감정은 36개월 이전에 엄마에게서 배워야 한다. 엄마와 주고받는 대화를 많이 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아이와 감정을 소통해 보자. 엄마의 감정을 숨기지 말고 아이에게 제대로 표현을 해주는 것이 아이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 첫 시작점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참고자료: (주)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교육매니저의 『11명 영재맘의 육아 스토리: 행복한 영재를 키운(한국강사신문, 2020.05.29.)』

칼럼니스트 프로필

서미선 칼럼니스트는 육아전문가 임서영 소장의 강의를 듣고 영재오를 시작한 8년 차 교육매니저다. 유아교사였던 경험이 무색할 정도로 육아는 새로운 도전이며, 어려운 일이었다. 어렵게 얻은 아이를 누구보다 잘 키우기 위해 시작한 ‘영재오 교육매니저’ 이 일이 이제는 자신 또한 성장시킨 멋진 커리어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육아 경험을 초보 맘들에게 나누며 육아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첫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블로그 <생각하며 노는 아이들>을 통해 육아와 교육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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