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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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게임이나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다. 벌칙이 있는 게임은 더욱 그렇다. 전체 중에서 혼자만 받는 벌칙이라면 더욱 그렇다.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면서 모두 최선을 다한다. 비록 1, 2등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꼴지는 면해 벌칙은 피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간절히 바랐던 바로 그 사람이 술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도 그렇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택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른 경우,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인 잣대를 들어 선택의 과정을 진행한다면 그나마 혼란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서별 인원 할당이 정해지는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럴 때 구성원들은 마음의 기도를 한다. ‘제발 나만 빼달라고, 나만 아니면 모든 걸 수용하겠다고’, 하지만 가장 간절히 바랐던 바로 그 사람이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나는 아니겠지, 나는 절대로 아닐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퇴직한 이 땅의 모든 퇴직자들도 퇴직 당시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왜 하필 나야.’

나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걸리는 것 그게 세상이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런 경우를 한두 번 겪다보면 알게 된다. 이 세상에 ‘나만 아니면 돼’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십수 년 전 나도 45세 되던 해,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당시 20년을 다녔던 회사를 나온다는 것이 명예롭다고 생각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퇴직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로 아무 문제없이 잘 다니 던 회사를 하루아침에 나오는 꼴이 되었다.

40세에 유배를 갔던 정약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48세에 궁형을 당한 사마천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55세에 비바람 찬 제주 섬으로 유배를 간 김정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55세에 조국을 떠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던 공자에 비하면 아무것 도 아니겠지만, 마흔 다섯 살에 회사를 나온다는 것은 나에게 대단한 모험이었다.

돈이 될 만한 어떤 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꼬박꼬박 월급을 챙겨주 던 집 같던 회사를 나와야만 한다는 그것에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실감나는 경험이었다. 편안하게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길에 대한 막막함 에 세상에 대한 가족에 대한 불평과 불만만 깊어갔다. ‘나만 아니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게 바로 내가 되었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최종엽 칼럼니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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