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의 곰돌이 투자교실 ④ 미디어 섹터 분석하기

<사진=tvN 홈페이지>

[한국강사신문 박지훈 칼럼니스트] '미스터 션샤인' 후속으로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이 오는 6일(토)에 첫 방송된다. '나인룸'은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 분)와 운명이 바뀐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분)의 인생이 뒤바뀐 두 여자의 치열한 생존 게임과 그 안에서 싹트는 특별한 우정과 성장을 그린 인생 리셋 드라마다.

TV드라마 ‘나인룸’, '미스터 션샤인', '아는 와이프',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tvN에서 반영했고 스튜디오드래곤이 배급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 김희선, 이병헌, 김태리, 김은숙, 박서준, 박민영만 생각나는가? 나 역시 주식투자를 하기 전까지는 모든 드라마, 예능을 순수하게 봤던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 드라마를 만든 회사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회사에 투자해서 수익이 난다면 관심이 생기지 않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미디어 섹터 분석이 필요하다. '미디어 섹터 분석'이란 미디어 산업 분야를 자세하게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드라마가 흥행하면 그것을 배급한 회사의 주가는 오르는 경우가 많다. 스튜디오드래곤이란 회사가 이 모든 드라마를 만들고 배급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에서 물적 분할한 회사이다. ‘물적 분할’이란 회사 한 부서를 분리해서 다른 회사를 만든 것이다. CJ ENM은 CJ그룹에서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 배급을 담당한다. 최근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CJ오쇼핑과 합병했다.

계열사와 자회사의 차이는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를 말하는 지분율에 따라 나뉜다. 주식을 20%~50% 소유하면 계열사라 하고 50% 이상 가지면 자회사라 한다.

CJ ENM은 CJ의 계열사이고 CJ헬로는 CJ ENM의 자회사이다. 슬슬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겠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2013년에 모든 사람이 열광했던 모두의 마블을 만든 회사가 넷마블이다. 이 넷마블이 CJ ENM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미디어 섹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2000년 방준혁 의장이 넷마블을 설립하고 2004년 넷마블 지분 전량을 800억 원에 CJ그룹으로 매각한다. 그리고 2011년 서든어택 퍼블리싱 계약 연장에 실패한 CJ 게임즈는 방준혁 의장에게 SOS를 요청한다.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란 게임 개발 외에 마케팅을 해 줄 수 있는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방준혁 의장은 스티브 잡스처럼 CJ 게임즈로 복귀한다. 복귀한 방준혁 의장은 2013년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마구마구', '몬스터 길들이기' 등을 메가 히트시킨 다음 다시 사명을 CJ 게임즈에서 넷마블로 변경한다. 최근 넷마블의 주식 보유 지분율은 방준혁 의장이 24%, CJ ENM이 22%이다. 즉, 넷마블이 잘되면 CJ ENM 실적이 좋아지는 것이다.

“무서운 ‘방방형제’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대표|게임·엔터 대세끼리 손잡고 시너지 낸다”(매일경제, 2018.4.30.)에 따르면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50)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6)의 전격적인 제휴로 게임·엔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 원을 투자, 지분 25.71%(44만5882주)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업계 1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한류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로 유명하다.'라고 전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방탄소년단이 넷마블과 연관이 있다. 그 넷마블은 CJ ENM과 아주 우호적인 관계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이 잘 나가면 CJ ENM에게 이롭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이 인기가 많아지면 몸값이 올라가듯이, CJ ENM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미디어 섹터 분석이다. 국내 미디어 산업을 대부분을 CJ가 이끌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CJ ENM에서 영화를 만들면 CGV에 배급하고, 드라마를 만들면 CJ헬로에 공급하고 수신료를 받는다. 미디어 섹터 분석에서 CJ를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

그럼 CJ ENM 주식을 사라는 소리인가? 회사는 좋지만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영화 사업부는 2016년 239억 원 손실을 기록한 적이 있고 쇼박스와 NEW의 경쟁력 강화가 현재 1위 CJ ENM을 압박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국내 연간 영화 관람객은 2.2억 명에 육박하지만 인구가 갑자기 증가하지 않는 이상 성장이 쉽지 않다. 투자는 이처럼 간단하거나 쉽지 않다.

아인슈타인, 뉴턴, 스티븐 호킹을 우리는 천재라 부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천재는 웹툰 ‘신과 함께’를 보다가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그 회사에 투자한 지인이다. 내가 왜 이 회사를 투자했냐고 물어봤을 때 '보통 만화를 영화로 만들면 만화에 표현된 상상력과 이쁜 그림체를 실사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의 실패해요. 근데 ‘신과 함께’는 영화로 더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았어요.'라고 답했다. 그 지인이 미디어 섹터 분석 없이 투자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진=롯데컬처웍스 홈페이지>

곁에서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보면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남 탓을 잘하고 두 번째는 예외를 많이 둔다. 본인은 잘못이 없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운이 없거나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옆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열심히 공부도 안 하고 핑계도 많다. 이번엔 회사일, 저번엔 집안일,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쉰단다. 늘 예외가 넘쳐난다. 그리고 자기는 운이 없다고 개탄한다. 영화 ‘역린’에서 정조가 신하들을 야단치면서 중용 23장을 외울 수 있는지 질문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중용 23장 중) 본인이 실패한 투자를 다시 떠올려보자. 본인이 얼마나 많은 예외를 두었는지 알 것이다. 무슨 일이든 다 비슷하겠지만 투자 역시 꾸준히 공부하고 작은 정보 하나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는 ‘나인룸’, ‘미스터 션샤인’, ‘아는 와이프’,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같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미디어 섹터를 공부해보자. 대박이 날 것 같다고 판단되면 드라마나 영화를 만든 배급사의 주식을 소액만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시장에서 반응하는지 공부한다면 앞으로 투자가 점점 재밌어질 것이다. 이것이 재미에 부(富)까지 가져다줄 일석이조,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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