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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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최성남 칼럼니스트] ‘역경(逆境)’을 교훈 삼아 노력한다면, 곧 ‘경력(經歷)’이 된다. 누군가는 이렇게도 얘기했다.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고. 과거의 상처가 오늘과 내일을 살아내는 약이 되고, 혹독한 비바람과 같았던 사건 사고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옛말에, “쇠는 때릴수록 강해진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는 “나무 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아이는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없다.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다.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 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라는 말로 역경이 더 나은 사람을 만드는 기초가 된다고 했다. 비바람과 뙤약볕도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어, 밝은 해가 나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아프지 않고 경력을 쌓는 방법은 없다.

1997년 대학교 4학년 2학기 10월에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첫 직장은 대구의 지하철 건설공사 현장이었고, 업무는 전담 안전관리자였다. 현장의 안전환경보건을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는데, 사회생활의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1997년 10월 27일 시작한 사회생활은 그 해 11월 국가 부도로 인해 IMF의 금융지원을 받는 IMF 사태가 찾아왔고, 취직한 지 한 달 뒤에 신입사원 정리해고라는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서울 부모님 집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한 달도 되 지 않아 다시 첫 회사에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고 복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입사 당시와 다른 처우는 사회 초년생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당시 재입사 조건은 ‘연봉계약직’이었는데, 사실 말이 아 연봉계약직이지 낮은 연봉과 터무니없는 휴가일수(2일/1개월), 학원비와 병원비 지원 등의 복리후생까지도 정직원과 현저히 차이 나는 수준이었다.

또한, 회사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로 건설현장의 일용직 인 부 사용까지도 최소한으로 통제했다.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와 함께 당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는 중요한 업무라는 인식이 낮았던 시기였기 때문 에, 안전관리 업무를 위한 인력 지원은 거의 없었다.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여 작업하시는 분들의 추락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업무의 일부였다.

한 번은 지면에서부터 20m이상의 높이에 설치되어 있는 H-빔 상부에 추락방지 시설인 안전로프를 설치해야 했는데, H-빔의 폭은 25cm에 불과했고, 20m도 넘는 높이는 안전로프 설치 작업을 하다가 추락하게 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무서운 높이였다. 지금 겪고 있는 고소공포증이 아마도 이 일을 계기로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지하철 현장의 특성상 기존 도로를 파헤쳐 지하 공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현장을 지나는 차량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의 차선을 수시로 지우고 도색을 해야 하는 일이 거의 매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현장의 도로는 왕복 16차선 도로였는데, 거의 매일 차선을 지우고 다 시 도색을 하는 작업도 안전관리자인 내 몫이었다. 혼자 손수레에 산소와 LPG통, 페인트와 라바콘 등을 싣고 다니며 차량 통제부터 기존 차선 을 가스 불로 지우고 롤러를 이용해 차선을 그려야 하는 작업은 그야말로 안전로프를 설치하는 작업 못지않게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이렇게 IMF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위험하고 힘에 부치는 열악한 상황에서 혼자서 일을 하게 만들었고, 일을 지시하는 사람이나 받아 서 수행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 상황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현장의 안전관리, 공사관리 업무까지 상사들이 지시하는 대로 모든 일을 다 해냈다. 이렇게 IMF 시절은 나보다 높은 사람이 어떤 일을 시키든 대꾸하지 않고 무조건 해내야만 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위험한 작업을 혼자 하게 하거나 내 업무가 아닌 일을 지시하지도 수행하지도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힘든 경험들은 대리, 과장이 되고 조직의 리더가 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부족한 다른 리더들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배경이 돼 주었다. 늘 흙먼지와 햇볕에 그을려 시커멓게 타버린 얼굴이 그 당시에는 역경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회사를 옮기고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증명해 주는 경력이 되어 준 것이다.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도 비바람과 함께하는 인생 여정 을 노래하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그리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에게 응원의 마음으로 시의 한 구절을 소개 해 본다.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력 만들기 Tips

1.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힘들다면, 그 과정도 경력이 될 수 있음을 마음에 새기기

2. 목적 달성이 힘든 상황이라면, 과거의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동기 와 실행했던 일들을 되짚어 보고 현재의 상황에 대입하여 실천하기

※ 참고자료: 『나는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 행복한 인생전환 수업(마인드북스, 2019)』

칼럼니스트 프로필

24년차 직장인이며 전문코치인 최성남 코치는 안전관리, 인사·노무관리, 총무, 구매, 기획, 감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였고, 현재는 LG그룹 계열사인 S&I Corp. 의 안전환경보건 리더로 재직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남서울대학교 대학원 코칭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코칭학회 상임이사, 커리어코치협회 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성남 코치는 ‘사람들의 변화를 통한 성장을 돕고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도움이 되자’는 삶의 목적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와 『한국형 커리어코칭을 말한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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