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영업은 모바일 등의 과학기술을 만나서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되었다. 영업인이 고객을 찾아가는 시대에서 고객이 영업을 찾아가는 새로운 패러다임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미 2016년 프랑스 국민치즈로 불리는 ‘끼리’를 판매하면서 오프라인이 아닌 만 3천여 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유통했다. 신선한 치즈를 고객에게 가장 빠른 시간에 전달한다는 소구 포인트는 정확히 적중했다. 시켜먹던 유통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아가는 형태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또한 ‘아줌마 찾아주는 앱’까지 등장하여 출시 1년 만에 250만 개가 판매되었다. 또한 콜드브루 등 영업인 독점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를 돌파했다. 한편, 앱에 접속한 고객들은 향후 지속적인 이벤트에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면판매가 대부분인 시절에서는 판매에 관련된 데이터는 판매행위 후에 잊혀졌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는 비대면 영업 방식이 중요하게 자리 잡았으며, 판매행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저장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AI의 인공지능이 판매행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모든 과정이 데이터로 남게 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의 상품을 기획하고 소비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영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미 일본 생명보험사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영업효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 최대 생명보험사 닛세이 생명은 2018년 3월부터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하고 있다. 왓슨은 기존고객의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상품을 컨설팅하고 영업직원은 왓슨의 분석에 따라 고객에게 상품 제안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이 보험 가입 요구가 충분하고 여력이 있는 고객을 정확하게 뽑아낸 만큼 해당 고객은 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 특히 많은 혜택을 보는 것은 신입 영업직원이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신입 영업인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베테랑 못지않은 보험설계와 가입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이치생명 또한 약 1,000만 건에 달하는 계약정보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영업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으며, 아사히 생명의 경우도 IBM의 도움으로 가입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때문에 빅데이터 활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 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분야 빅데이터 활성화, 금융 분야 데이터산업 경쟁력 강화, 정보보호 내실화 등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 등 3대 전략을 내세웠다. 금융위원회가 이처럼 금융 분야의 빅데이터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금융 빅데이터의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은 고객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활발하게 영업에 적용할 전망이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비대면 영업방식은 영업인에게 희망일 것 같지만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비대면 영업은 거절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는 영업인도 마찬가지이다. 영업이 힘든 것은 고객의 거절 시 받게 되는 실망감과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처 때문이다. 소비자의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반응하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면 거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만을 가지고 접근하는 영업은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기 힘들다.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일방적이고 자동화된 추천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동안 수많은 자동화된 서비스의 부정적 경험 때문이다. 고객은 누구나 나만을 위한 맞춤 서비스나 컨설팅을 원한다. 소위 특별한 대우를 받길 희망한다. 아직 AI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은 수시로 변화하는 개별고객의 맥락(Context)과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오히려 개인의 취향과 소비 맥락은 훨씬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기업의 완벽한 추천보다는 어느 정도 선택권을 행사하기 원하며 시스템에 종속되기보다는 주도하고 싶어 한다. 나만의 혜택과 정보가 있다면 다소의 불편도 감수할 수 있다는 태도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영업인이 갖춰야 할 것은 빅데이터를 맹신하기보다는 영업인의 경험이 함께하는 코데이터(Co-Data)인지도 모른다.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김효석 칼럼니스트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김효석&송희영아카데미 대표, 평화방송 MC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강사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케이블TV협회 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상, 사랑의쌀 나눔대상 자원봉사부문 개인 우수상, 대한민국 국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로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강사 트렌드 분석서인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를 비롯해 『OBM 설득마케팅』, 『불황을 이기는 세일즈 전략』, 『카리스마 세일즈』, 『세일즈전사로 다시 태어나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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