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쪼개서 휴식을 취해야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현대인의 삶은 시간을 이리저리 쪼개도 모자라고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만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해가 지도록 바쁘게 일했으면 여가가 생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늦은 밤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더욱  삶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한 이불에 발을 넣고 울타리에 기대어 오순도순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우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보내던 평안한 저녁시간이 그립습니다.

인류학에서는 사람들의 행동과 특징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붙인는데 예를 들어 호모에렉투스는 직립하는 인간을, 호모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인간을 뜻합니다. 

또한 밤이 되어도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활동하는 인간의 단면을 표현하는 용어인 호모 나이트쿠스 (Homo—nightcus)는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에 인간을 뜻하는 접미사(cus)를 붙여 명명한 것이라 합니다.

사람은 밤에 잠을 자야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음 날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 때문에 인체의 기능도 밤에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 되어 편안한 잠을 자도록 역할을 하는데 낮에 햇빛을 받지 못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저하되어 숙면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수면 방해 요인인 술, 담배, 카페인, 약물, 야식 등으로 숙면 환경 요인이 저하 되어 편안한 숙면을 할 수없어집중력이 저하되고 기억력 감퇴, 불안, 우울증 등으로 신체의 불균형 호르몬, 신경 체액 위한 산성이 무너져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치인도 밤이 있는 사회, 밤에는 잠자고 쉬는 시간, 여가가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도 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쉼을 통해 삶의 질의 향상 시켜 보자는 뜻일 것이다. 휴대전화나 전자기기조차도 적절히 충전해야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호모 나이트쿠스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은 마치 배터리 충전 없이 방전으로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위태해 보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레빈 박사는 그의 책〈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에서 산업화가 시간 잉여사회에서 시간 궁핍 사회를 진행하게 하였다고 기술한 바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우리가 여러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더욱 시간에 쫓기고 얽매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골목골목에 자리한 24시간 편의 점, 24시간 커피전문점, 24시간 찜질방, 24시간 김밥전문점, 24시 간 패스트푸드점, 24시간 야식배달, 24시간 인터넷 게임방, 24시간 설렁탕집 등 심야 산업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밤 문화의 확산은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예전에는 밤 문화의 의미가 유흥에 국한되어 사용되었지만, 요즘은 밤에 하는 쇼핑, 운동, 외식, 영화관람, 산책하기, 야간 레저 등 일상생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낮에는 일하거나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 밤을 활용해 여가 활동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공급이 자연히 증가하게 되는 것처럼 또 다른 이들에게는 그 밤조차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투잡 또는 세 겹 벌이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한병철 교수는 그의 책〈피로 사회〉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긍정적 과잉에 잠식되어 타자의 강제에 의한 노동이 아니라 자신의 수면 시간조차 아껴가며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끊임없이 난 괜찮아! 난 할 수 있어! 라며 자신을 소진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일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보편타당해 보이며 그럴 듯도 해 보이는 이 말에 사람들은 자기의 삶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은 조차도 돌아볼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이런 성과 사회의 과잉활동에 맞서는 사색적 삶과 휴식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였습니다. 건강한 삶이란 휴식과 성찰을 통해 자신에게 과잉되거나 부족한 것을 인지하여 해결해 나가며 균형을 잡아 더 많은 사람과 더불어 평안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현실 상황에 이끌려만 다니지 말고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할 방법들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근로자의 건강의 적 과로를 이대로 볼 수만은 없는 실정입니다. 밤을 잃으면 몸도 마음도 다 잃고 있습니다. 행복한 삶이 인생살이의 희망인 데 건강을 잃으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장시간 야근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스트레스로 인한 협심증, 심근경색, 만성피로증후군 (75%) 이 유발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 근로를 당연시하는 우리 조직 문화 때문에 아파도 드러내지 못한 현실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미 장시간 근로의 가장 큰 원인인 야간작업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 암 연구소는 20년 이상 야간작업을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야간작업을 발암물질 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A로 정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직장인 849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65%가 해고 불안, 스트레스에 고통을 당하고 특히 직위가 낮은 30대 20대로 갈수록 행복도는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일과 가정이 균형을 맞춘 근로문화 개선과 정착을 위해 근로자의 휴식 권리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야근업무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 및 수면부족은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원인이 되고 여성은 생리불순. 유산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야근을 피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벨기에. 핀란드 등 선진국은 야간작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 거나 교대 근무를 허가를 받아하고 독일,포르투칼,영국등도 불가 피 야간작업을 하더라도 하루 8-1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12주 동안 주60시간 일하다 병나면 과로 산재로 인정하 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밤낮없이 일하며 열심히는 사는데 의미 있게 사는 삶에 대하여는 소홀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경에서도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적절한 휴식과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통해 뒤돌아보고 사람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자는 것 입니다. 해가 지도록 일하고 경쟁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가끔은 밤하늘에 별을 감상하고 주말엔 숲속을 거닐어 보기도 하며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 손도 꼭 잡아보고 함께 정겨웠던 날들을 추억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삶을 공유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의 질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피로사회를 건강사회로, 경쟁사회를 상생사회로,소진사회를 충전사회로, 성과사회를 의미사회로 만들기 위해 인식의 전환과 생활 패턴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사회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 (Erich Fromm)은 그의 책〈사랑의 기술〉에서 인간을 5가지로 정의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호모 에스페란스(Homo-Esperans 희망하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희망을 품고 내일을 생각하고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날이 새도록 바쁘게만 일하고 먹고 살기에 급급한 존재가 아닌 아무리 바쁘고 분주해도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 챙김의 시간을 갖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삶의 목표가 뚜렷한 호모 에스페란스 희망하는 인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 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복지제도를 가진 북유럽 국가들의 ‘스칸디나비아나 맘’의 가치관은 첫째가 일과 여가가 병행된 사회이며 문화적 공간과 환경이 조화로운 사회, 부의 축적보다는 삶의 질이 향상된 사회, 무한 성장보다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추구한 사회를 중시하는 엄마들을 뜻하는 신조어들이 있습니다.

지난 세월 내 삶을 되돌아보면 후회가 많습니다.

왜 그렇게 쉼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아왔는지 여유와 멈춤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야근이다. 회의다 약속이다 하여 퇴근 후에도 바빠진 자신을 돌아보며 오늘 저녁은 내 삶을 충전해주고 내 삶에 희망인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오붓한 식탁에 둘러앉아 정다운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오늘 저녁이라도 조금 일찍 귀가를 서둘러야겠습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