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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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윤종세 칼럼니스트] 요즘 카페 매장 바리스타를 지원하더라도 외향형이 아니면 지원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뿐만이 아니다. SH수협은행은 2022년 2월, 신입 행원 공채를 위한 지원 프로세스 중 자기소개서 항목에 ‘자신의 MBTI 유형을 소개하고 자신과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직무를 설명하시오’라는 문항을 넣었다.

[사진출처=구인·구직사이트 잡코리아 서초구 카페 바리스타 채용공고]
[사진출처=구인·구직사이트 잡코리아 서초구 카페 바리스타 채용공고]

주식회사 애드나인은 채용공고 우대사항에서 'MBTI가 'E'로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오늘은 가장 초면에 파악하기 쉽다고 알려져서 오해가 가장 많은 외향형과 내향형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먼저 간단하게 MBTI의 선호 경향성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 보자. MBTI®는 4가지의 양극적 선호 경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호 경향이란 C.G. Jung의 심리 유형론에 따르면,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인간에게 잠재된 선천적 심리 경향을 말한다. 각 개인은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아래의 4가지 양극 지표에 따라 둘 중 하나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이 중 외향형과 내향형에 속하는 선호지표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자료출처=한국 MBTI 연구소 홈페이지
※자료출처=한국 MBTI 연구소 홈페이지

보통 MBTI 강의를 진행할 때, 청중들에게 ‘외부활동에 적극적이다.’라는 문장을 반대로 바꿔보라고 시켜보곤 한다. 그러면 70% 이상의 사람들은 ‘외부활동에 소극적이다.’라고 대답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하나의 경우의 수가 더 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은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내부활동에 적극적이다.’라는 경우의 수다. ‘내부활동에 적극적이다.’라고 대답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내부활동’과 ‘적극적’ 이 두 단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2가지를 모두 반대로 말한 ‘내부활동에 소극적이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5% 정도 있다.)

보통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외향형과 내향형에 대한 묘사는 ‘외향형’의 시각에서 묘사된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이 채용시장에서 ‘외향형 우대.’ , ‘내향성 지원 불가’ 등의 문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외향형과 내향형을 나누는 가장 핵심 기준은 시청각으로 보이는 모습에서 추측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아니라 ‘에너지 방향과 주의 초점’ 이다. 주변 환경이나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오는 무선 충전 타입을 선호한다면 외향형일 확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내향형은 친숙한 공간이나 사람 혹은 내면세계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오는 유선 충전 타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에너지 충전 전략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적재적소에 맞게 충전하는 방법을 학습해 왔다.

MBTI의 관점은 이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선천적으로 더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MBTI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환산한 선호 분명도(Clarity of Preferences)지수는 0~5점은 ‘약간’, 5점에서 15점은 ‘보통’ 15점이 넘으면 ‘분명’ 25점이 넘으면 ‘매우 분명’으로 범주화를 할 수 있다. 선호 분명도 지수는 양극의 선호 경향성 중 어느 쪽에 대한 선호가 분명한지를 알려주는 것이지 선호의 유능, 성숙 또는 발달을 절대 의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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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형 선호 분명도 지수가 25점으로 외향형이 ‘매우 분명’한 A 과장과 내향형 선호분 명도지수가 25점으로 내향형이 ‘매우 분명’한 B 대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은 선호 분명도 지수 상에서 절댓값으로는 50점 정도의 거리를 보인다. 선호 분명에도 있어서 확실한 선호도 차이가 나타난다.

외향형 선호 분명도 지수 A 과장은 인터넷이나 커뮤니티에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설명대로라면 일요일 저녁부터 소풍 가기 전날 밤의 초등학생처럼 출근하고 싶어서 마음이 두근거리는 존재일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A 과장도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월요일에 출근하기 싫은 것은 똑같을 것이다. 아침에 씻고 머리를 말리고 출근 준비를 하는 것까지는 똑같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출근길 위에서 외부 환경과의 접촉을 통해서 외향형의 충전이 조금씩 시작된다. 최종적으로 사원증을 찍고 본인의 사무실의 문을 열고 처음으로 동료를 만나 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A 과장은 와이파이를 만난 우리의 핸드폰처럼 타인들로부터 에너지가 충전되기 시작된다.

직장에 도착할 때 외향형 A 과장은 에너지 상태가 20%였더라도 타인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에너지를 충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같은 외향형 간에는 서로 에너지를 채워주는 시너지 작용이 형성되겠지만 ‘매우 분명’한 B 대리로서는 간신히 채워놓은 에너지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 수 있다. B대리 같은 경우는 어제 저녁에 충전해둔 에너지로 오늘 하루를 최대한 버텨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고 말수를 아끼고 필요한 때에만 의사표현을 하는 등 절전모드로 하루를 살아갈지도 모른다. 에너지가 정말 부족해지면 잠깐 탕비실에서 쉼을 청하거나 잠시 혼자만의 내면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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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를 들어서 제천에 있는 R 숙소로 A 과장과 B 대리가 속한 회사가 2박 3일 워크숍을 떠났다고 가정해보자. B 대리가 2일 차 오전 일정을 소화하고 식사를 하고 나니 12시 30분이었다. 현재 기준으로 B대라는 오전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서 에너지가 20%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가정해보자. 1시 30분까지 테라스에 앉아서 바깥 경치를 좀 바라보면서 조용히 에너지를 1분에 1%씩 에너지를 충전할 생각이었다고 가정해보자.

그 순간 바깥 경치를 바라보는 B 대리의 등을 바라보는 A 과장의 머릿속을 한 번 들여다본다고 가정해보자. 오전 시간 내내 에너지가 없어 보이고 표정이 안 좋아 보이던 B 대리, A 과장은 B 대리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B 대리가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주변을 보니 아무도 B 대리를 챙겨주지 않네…. B 대리가 굉장히 외롭고 심심하겠다, 다른 동료들은 왜 B 대리를 챙겨주지 않는 걸까? 나도 어젯밤에 2시까지 달렸고 오전에 워크숍 하느라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챙겨주는 수밖에!’

A 과장은 선심 쓰는 마음으로 B 대리에게 다가간다. B대라는 순간 오싹한 기운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이미 늦었다. A 과장이 B 대리에게 질문하게 된다. “B대리 무슨 일 있어? 혼자서 뭐해?” 이 질문에 대해서 B대라는 “네…. 쉬고 있습니다.” 사실 숙소에서 쉬고 싶었던 B대라는 숙소가 외향형으로 점령되어서 쉴 수 없어서 도망 나온 상태였다.

A 과장은 추가로 질문을 하게 된다. “어젯밤에 뭐 했길래?” B대리는 “네 그냥 숙소에서 넷플릭스 보다가 잤습니다” 최대한 대답을 짧게 하는 이유는 대화를 최대한 짧게 해서 A 과장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A 과장은 눈치 없게 추가로 질문을 한다. “넷플릭스 뭐 봤는데?” B대라는 “네. 드라마 봤습니다.”라고 대답한다. A 과장은 꿋꿋하게 질문을 한다. “드라마 뭐 봤는데?” B대라는 “오영우 봤습니다.”라고 순진하게 대답해버렸다.

그 순간 A 과장이 “오! 나도 그거 봤는데 그거 진짜 재미있지 않아?”라고 대답하면서 시간은 순식간에 1시 10분이 되어 버린다. B대라는 홀로 평안하게 쉬고 싶었던 계획이 망가지고 원하지 않는 대화로 충전은커녕 에너지만 더 떨어져서 곧 있을 오후 일정을 망연자실하게 준비하게 되었다. A 과장도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혼자 있는 거 짠해서 내가 질문도 해주고 말도 걸어줬는데 반응이 영 시원치가 않네. 챙겨줘도 참, 괜히 에너지만 억지로 썼네.’

위의 대화는 강의 때 외향형 내향형을 설명할 때 실제로 내향형 점수가 높으신 분께 창문을 보고 있는 연기를 요청한 후 그 등을 바라보면서 2분 동안 상황극 형태로 펼치는 가상의 이야기 전개다. 실제 이 2분짜리 에피소드를 들으시면서 마치 실제 본인들의 조직 사례인 것처럼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편이다. 내향형 분들이 홀로 쉬고 계신다면 그건 실제로 홀로 쉬고 싶으셔서 그런 것이며 외롭다는 생각은 사실은 외향형 혹은 사회적인 시선에서 비롯된 투사된 생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음번에는 실제 사례를 통해서 외향형과 내향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우리는 외향형, 내향형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유형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다음번 칼럼까지 이번 한 주 내가 어떤 선호지표를 많이 사용했는지 인지해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종세 칼럼니스트는 현재 더봄교육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MBTI연구소 일반강사, 한국에니어그램연구소 전문강사 12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에니어그램, MBTI 부문 N-expert로 활동 중이다. 현재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공공기관에서 MBTI와 에니어그램 버크만 검사 등 10가지 성격심리진단검사 등을 활용해서 팀별·팀간 조직 역동을 분석하고 협업하는 성장 전략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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