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양내윤 칼럼니스트] “우리 비행기는 지금 난기류 지역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좌석을 원위치하시고 벨트를 착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LA를 향하는 비행기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비행기를 타는 중 난기류는 늘 경험하지만 그 때의 난기류는 내가 경험한 최악이었다. ‘설마, 별일 아니겠지?’ 사무장의 기내방송으로는 도저히 안심이 되지 않았다. 때마침 기장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기류변화로 비행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좌석벨트를 착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믿고 의지할 사람은 기장뿐.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 “꺄아∼”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 이제는 기도할 여력도 없다. 비행기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춤을 췄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마음속으로 애써 콧노래를 부르며 두려운 마음을 달래 보지만 머리속에는 고도 10,000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그려졌다.

뇌 속에서 펼쳐지는 재난소설이 위기를 넘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그제서야 옆 좌석에 앉아 있는 가족이 생각났다. 승객의 안전은 기장이 책임지고 가족의 안전은 가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숭고한 의무감이 발동했다. ‘아∼ 정신 차려야지. 나도 이렇게 무서운데 아이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아이들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열 살 먹은 딸과 여섯 살배기 아들은 무섭기는커녕 신이 제대로 났다. 서로 마주 보며 웃기까지 한다. “오∼ 와∼ 까르륵 까르륵”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순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지금까지 살아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난기류 상황에서 나의 감정의 흐름은 어떠했는가? 의심! 불안! 공포! 반면 아이들은 기쁨! 신남! 환희였다. 나는 기내에서 당시의 상황과 나의 느낌을 글로 남겼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에게 아이들은 짧지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실컷 롤러코스터를 타고서 곤하게 잠든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당시에 쓴 노트를 펼쳐보았다.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그 순간을 즐겼던 아이들의 모습을 잊지 말자.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어차피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장에게 온전히 나 자신을 맡기는 것일 뿐! 그런데 왜 그토록 두려워했을까?? 기장의 입장이 되어보자. 그동안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얼마나 많은 난기류를 만났을까?

나처럼 어쩌다가 난기류를 만난 승객들은 무수한 상상력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떠올려보겠지만 무수히 많은 난기류를 경험했던 기장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 이 정도의 난기류는 흔한 건데!” 확실한 건, 내가 두렵게 날아가든 기쁘게 날아가든 99.99%의 비행기는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기가 막히지 않는가?

기막힌 존재감은 언제 열리는가? 이미 온전한 나를 만날 때 열린다. ‘나’라는 비행기를 움직이는 조종사인 ‘나’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나는 어떠한 순간도 즐길 수 있다. 존재감은 나에 대한 믿음이며 가능성이다. 수확의 계절! 가을이 깊어간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어떠한 역경에도 나 자신을 온전히 믿고 즐기며 나아가면 좋겠다. 이미 온전한 나를 만나기를...

칼럼니스트 프로필

양내윤 칼럼니스트는 “세대 공감! 유쾌한 소통”을 연구하는 공감소통 전문가다. 현재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 만들기’, ‘리더십 & 팔로워십 트레이닝’ 등 기업 강의 및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개인의 탁월한 존재감을 깨우고 조직의 민첩한 변화를 이끄는 조직 코칭을 개발하며 교육하고 있다.

『감정노동과 번아웃』 연구로 인사조직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스트레스 극복과 존재감 회복’에 관한 대중 강연 또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HRD 대한민국 명강사 대상(사단법인 한국HRD협회)에 선정된 바 있다.

하이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대표, 감정경영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에서 ‘끌리는 사람들의 대화의 기술’ ‘끌리는 사람들의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등 교양과목을 지도하는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