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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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건형 칼럼니스트] 제품, 서비스의 가치는 ‘가격’으로 등가(等價) 된다. 엄밀히 말하면, 가격에는 브랜드 가치, 디자인, 기술, 서비스 등 모든 요소가 녹아 들어 있어 재화(財貨)의 종합적인, 정성적인 가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이라면 유사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높게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영업 일선에서 보면 항상 꼭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데 거기에는 분명 나름의 전략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시 말해서 ‘가격’이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 의해 허락된(구매할 용의가 있음) 제품의 가치이다. 따라서 가격의 적절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기획 단계에서 잘못된 가격으로 세팅 되어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낭패는 없다.

그런데 흔히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소비자 가격 결정 방법중의 하나가…’나’를 중심으로 출발해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방식으로의 비용 중심적 산출이다. 즉, 재료비가 얼마인데, 여기에 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더해서 어느 정도의 제조 원가가 형성되고, 다시 회사 운영 경비 및 적정 마진을 붙여 바이어로 제품을 인도하는 공급가가 형성된다. 그런 다음, 물류 비용, 수입상(바이어)의 마진, 딜러 마진, 마지막으로 최종 단계에서 소매점의 마진을 붙여 최종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 있는데, 솔직히 이 방법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를 아래 도표에서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혹시 [A]와 [B]간에 어떤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가?

만일 [A]와 [B]간에 어떤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해외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가 보는 견해는….

따라서 판매자의 매출 목표, 제품의 속성(브랜드, 디자인, 기능)을 감안한 소비자 가격을 먼저 정하는 방법으로의 접근이 필요한데, 소비자 가격을 어떻게, 어느 수준에서 정할 것인가? 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가 충분히 진행되어야 한다.

포지셔닝(positioning) 단계에서는 여러가지 전략, 전술적 접근이 요구된다.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신생 브랜드가 신규로 시장에 처음 선 보일 때 가격을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하는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미 시장에 진입한지 오래되어 어느정도 경쟁사, 소비자로부터 인식된 제품의 경우이다.

신생 브랜드, 신규 시장 진입이라면 우선 가장 큰 핸디캡(handicap)이 ‘브랜드 인지도’일 텐데, 어느 소비자라도 신생 브랜드에 대한 사전 지식,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제 값을 받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며 기존에 이미 잘 포진되어 있는 브랜드의 제품과 동일한 가격, 혹은 높은 가격에 포지셔닝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만일 제품 출시 전, 혹은 제품 출시와 동시에 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만회할 만큼의 왕성한 브랜드, 제품 고지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상황이라면 몰라도…

따라서 신생 브랜드가 취할 수 있는 옵션(option)은 그리 많지가 않다. 경쟁 브랜드, 제품과 동일 가격 혹은 일종의 ‘수업료’를 낸다고 치고 낮은 가격으로 접근하는 방법밖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 하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동일 가격으로 세팅하거나 약간 높게 포지셔닝 하면서 일정 재원을 광고, 판촉으로 커버하는 방식이다.

광고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전개하는 마케팅으로 쏟아 붓는 재원대비 효과가 있을 것인지, 있다면 바로 나타나는 것인지,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나타나게 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 문제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광고, 판촉 활동없이 오로지 ‘가격’으로만 승부하려 한다면 그건 더욱 곤란하다. 기 형성되어 있는 진입 장벽을 뚫기도 어려울뿐더러, 나보다 훨씬 더 원가 경쟁력을 가진 후발 주자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이지 마케팅, 판촉 활동은 신생 업체가 제품을 판매할 요량이라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당연 행위’인 것이다.

결국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기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그리면서 게임플랜(game plan)을 다양하게 그려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게 될 것이다.

우선 시장에 포진되어 있는 수개의 브랜드 중에서 나의 경쟁 브랜드는 누구인가? 경쟁 브랜드를 선정했다면 내가 출시하려고 하는 제품의 예상 가격을 X로 놓고, 경쟁 브랜드, 경쟁 모델과 디자인, 기능, 소비자 구매 요인 등을 고려해서 높게, 혹은 동등하게, 낮게 포지셔닝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때 PLC 측면에서 대체 모델이 언제 나오게 될 것인지를 미리 염두해서 단종 시점을 고려하여 가격 유지, 가격 하향 조정 등의 추가 작전도 짜 둬야 한다. 앞서 잠깐 언급한바 있는데, 히트 모델 운영 여부에 따라 다시 가격을 매겨야 하는(re-position) 작업이 뒤따를 수도 있다

당초 ‘honey’라는 모델의 (여러 다양한 가치 요인을 고려하여) 소비자 가격을 U$100에 높고 싶은데, ‘honey’ 모델로 수량이라는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면 U$100-X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반대로 ‘honey’ 모델의 디자인, 기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 U$100+X로 소비자 가격을 세팅할 수도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확보되는 것은 당연하다.

20개 모델 중 동일한 로직(logic)에 의해 소비자 가격을 포지셔닝 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치고 빠지는(hit & run)’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honey’를 ‘히트 모델’화 하기위해 의도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U$100-double X로 가격을 놓고 running time도 6개월이 아닌, 3개월 정도로 하면서 ‘치고 빠지는’ 전략이다. ‘honey’가 아닌 다른 모델로 유사한 역할을 맡겨도 된다. 이처럼 가격 포지셔닝 방법은 판매자의 내포된 의도에 따라 수십, 수 백의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뱃심과 노련함을 보이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이미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막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신생 업체가 감히 이런 전략을 구사할 정도라면 그는 벌써 ‘영업의 신’의 단계에 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실전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어떤 경우에도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 있다. 시장 가격, 혹은 소비자 가격을 정기적, 비 정기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인데, 이는 매우 고통이 따르면서 지루한 작업이다. 특히 이머징 마켓처럼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에서 한 낮의 기온이 30~40도를 오르내리는 땡볕아래 주 단위, 월 단위의 주기적인 시장 가격 조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선에서 총, 칼 들고 싸우기도 전에, 이 작업을 수행하느라 너무 힘을 뺀 나머지 진작 경쟁사와 치열하게 싸워야 할 순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그래도 목숨을 걸어서라도 이 작업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가격’이 곧 제품의 가치이며 회사의 손익(損益)과 직결되면서 종국적으로는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영업 활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요약)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건형 칼럼니스트는 대우전자 (5년), LG전자 (23년)에서 28년간 해외영업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이머징 마켓 (emerging market)이라 할 수 있는 중동, 아시아 지역 38개 국가에서 TV, 청소기, PC 모니터, 노트북 PC, 핸드폰 제품의 직접적인 판매 영역에서부터 현지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고, 사업 개선, 확대하는 태스크(task)활동을 담당했었다.

'07~'08년 파키스탄 카라치 지사 핸드폰 영업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현지 문화 &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셀럽 마케팅 추진, 제품/가격/유통채널의 전략적 접근과 인간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강한 딜러 네트워크 구축으로 출시 1년 반 만에 시장점유율 'zero'에서 26% 달성 및 매출 1억 2천8백만불로 LG전자 핸드폰이 파키스탄 국민 브랜드에 선정되는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이에 바탕한 자전적 비즈니스 소설 「영업의 신이 된 김 차장」이 책으로 출간, 절찬리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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