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강사가 Y강사에게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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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강래경 칼럼니스트 ] 강사들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 ”고 말한다 . 그렇게 하려면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선에 부합해야 하고 , 일관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 공평 (equality)만 강조하고 형평 (equity)에 어긋나거나 그 반대라면 선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에 불과하다 .

800 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의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던 대법관이 있다 . 법은 공평해야 하니까 누구에게나 엄할 수 있다 . 하지만 85 만원 향응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취소 판결을 내린 것도 그였다 . 최선이었다고 변명해도 선한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 대법관의 지위가 나에게는 아무 영향력이 없는 것이다 .

영향력이란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힘 또는 그 크기나 정도 ”를 의미한다 . 이때 힘의 근원은 물리적이기 보다 심리적 요인이 크다 . 드라마 단골 소재인 부자 부모와 망가진 아이 , 가난한 부모와 건강한 아이를 보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

22 년 7 월 미국 유명진보언론인 <뉴욕타임즈 >는 “I was wrong about...(제가 틀렸습니다 )”으로 시작되는 칼럼을 실었다 . 대표 칼럼리스트 8 명이 트럼프 시절에 쓴 자기 글이 잘못되었다고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 부끄러웠겠지만 용기 있는 행동으로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힘 가진 언론이 사과하고 , 책임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 때문에 그들의 영향력은 규모와 반비례한다 .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 (중략 )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 (마태복음 6 장 ) 그런데도 성경과 반대로 행동하는 목사가 있다 . 다른 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

<영향력 The Art of Influence>의 저자 Chris Widener 는 "영향력은 마치 낚시와 같아서 기다리면 다가오지만 , 사냥하듯 총을 쏘면 도망가 버린다 "고 말했다 . 영향력은 타인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지 억지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때문에 이타심이 결여된 행동은 영향력이 아니라 지배력 (어떤 사람이나 집단 , 조직 , 사물 등을 자기 의사대로 복종하도록 다스리는 힘 )이다 .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Riley 어린이병원은 회진방식을 바꿨다. 주치의가 담당과장에게 보고하는 대신에 환 자 가족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했다 . 그렇게 하려면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 의료진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 하지만 이로 인해 정보공유가 원활해져서 한 팀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 그 결과 Riley 병원은 2018 년 소아병원 부문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되었다 . 선한 영향력은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지키려고 할 때가 아니라 내려놓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

올해 초 제주도행 비행기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 일정 고도가 되면 기장은 캡틴 스피치라는 기내방송을 하게 되는데 , 보통은 자기 이름만 언급한다 . 그런데 그 기장은 부기장과 사무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와 함께 비행하는 기장 아무개입니다 ”라고 말문을 열었다 . 부러웠다. 이 처럼 영향력은 남을 배려할 때 더 커진다.

21 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 테러 20 주년 추모식이 거행되었고, 유족들은 차례대로 희생자의 이름을 불렀다 . 2983 명 모두를 부르는데 4 시간 넘게 걸렸다 . 지루할 수 있었겠지만 , 희생자들은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녀였기 때문에 기억하고 싶은 이름이다 . 가족들은 이름을 부르는 불과 5 초를 위해 1 년을 애태우며 기다려 온 것이다 . 기획자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받는 기분이다. 반면 위패도 없었던 이태원 추모공간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 .

유튜버 구독자나 사회관계망 팔로워 숫자는 보여지는 영향력이다. 숫자를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돈만 계산한다면 영향력은 포장된 허영심일 뿐이다 . 정말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강사의 이름을 기억해 주길 바라지 말고 , 강의를 들어 준 사람들을 기억하는 강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

칼럼리스트 프로필

강래경 (사)한국강사협회 10대 회장(23~24년)은 90년 산업교육에 입문하여 교육 영업, 기획, 운영을 거쳐 93년부터 강의를 시작한 30년차 강사다. 상담심리 석사와 평생학습(리더십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위캔탤런트매니지먼트 대표, 에듀테크기업 커넥트밸류(주) 수석교수를 맡고 있다. 강사로 오랫동안 살아온 만큼 “강사를 돕는 강사”를 책임과 보람으로 여기고 있으며, 저서로는 『대한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협상을 못하면 함께 가도 멀리 못 간다』가 있다.

[B강사가 Y강사에게] 칼럼은 “Baby boomer세대 강사가 Young 강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과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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