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매너 전문가가 말하는 ‘영업인의 아비투스’ 1편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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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이정민 칼럼니스트] “저 사람 나랑 수준이 안 맞아.” 혹은 “수준이 되어야 상대를 하지.”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상대에게 직접 말로 표현은 못해도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우리가 이렇게 ‘수준’이라고 사용하는 말에는 사실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수준, 교육 수준, 집안 수준, 언어 수준, 외모 수준, 문화적 수준, 경험의 수준, 사회적 지위 등이요.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들어 보셨지요? 수준이 서로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려야 여러모로 편하니까 나온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속한 그 “끼리끼리”가 수준이 낮은 “끼리끼리”라면 어떨까요? 큰 불만 없이 그 그룹 안에서 지낼 수도 있겠지만 더 나은 수준의 그룹으로 이동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더 낮은 수준의 그룹으로 이동하고 싶은 경우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럼 그룹 이동을 위해서 우선해야 될 일이 무얼까요?

‘나의 현재 수준 파악하기’입니다. 가령 경제적 수준은 어느 정도 되는데 문화적 수준이 낮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하면 되겠지요.

문득 어느 이른 아침에 만났던 한 중년의 택시기사와의 대화가 생각나네요.

“S전자 본사까지 가주세요.”

“출근하시나 봐요?”

“아니에요, 강의하러 가요.”

“아, 그러세요? 무슨 강의를 하시는데요?”

“오늘은 국제 비즈니스 매너 강의를 해요.”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어요.

“강사님, 저는요, 공부도 많이 못했고 이렇게 택시 운전을 하고 있어도 경제적으로는 대기업 부장 정도 수입이 됩니다. 제 건물에서 임대 수입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사는 모양새나 생활수준은 그 사람들하고 너무 달라요. 그 사람들은 매일 멋진 양복을 입고 출근하고, 좋은 차를 몰고 다니고, 주말이면 골프를 치고,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잖습니까.

그런데 저는 좋은 옷을 입을 기회도 거의 없고, 좋은 차 대신에 택시를 몰고 다니잖아요. 주말이면 택시 운전하는 사람들 하고 축구하고 나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는 게 전부예요. 골프를 쳐보고 싶어도 같이 갈 사람이 제 주변에 없어요. 집사람하고 좋은 식당에 가보고 싶어도 왠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못가고요. 집 사람도 불편해서 싫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살더라도 자식들은 대기업 부장들처럼 제대로 멋있게 살았으면 해서 대학공부를 다 시켰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을 했어요. ‘마음먹기에 따라서 생활수준을 바꿀 수 있다’는 설명 겸 위로를 해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었어요. 평소 부러워하던 대기업의 부장들에게 심지어 교육을 하러 간다는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 기사분의 표정이 세월이 흘렀는데도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수준’이라는 표현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한 개념이 아비투스(Habitus)입니다. 아비투스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에(Pierre Bourdieu)가 개발한 개념인데요, 문화적, 사회적 배경, 가족에게서 받은 가르침, 교육, 그리고 개인적 경험이 우리의 아비투스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아비투스는 우리의 인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선택이나 행동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해요. 그럼 영업인과 이 아비투스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영업을 하려면 고객과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과 늘 상호작용을 하기 마련입니다. 취준생에게 영업할 경우와 회사 대표에게 영업할 경우를 상상해 보세요. 취준생을 대할 때는 마음이 편한데 회사 대표 앞에서는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곤란하겠지요? 영업을 하려면 고객을 어떻게 적절하게 대하는가, 어떻게 말하는가,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상대방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나의 아비투스를 내가 만나는 고객들의 수준에 어울리게 만들어 간다면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내 타겟 고객들과 부드럽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잘 다듬어진 아비투스를 영업 무기로 장착해보면 어떨까요?

아비투스의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Q. 현재의 나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요?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정민 칼럼니스트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정치대학원(Ecole des Hautes Etudes Politiques)에서 전문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중 언어 교사 자격증인 ‘TESL(Teaching English as a Second Language)’를 보유, 캘리포니아 대학 교환 교수 프로그램으로 일본 조사이대학교(城西大学)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도 영어를 강의했다.

1995년 삼성전자에서 ‘국제 매너 강의’를 시작으로 25년 넘게 국내 주요 대기업과 해외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국제 비즈니스 매너 전문가이자 해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다. 국제 비즈니스 매너, 직장 예절, 생활 예절, 대화법, 이미지메이킹 등 자신이 가르치고 경험한 내용과 생활 정보, 방송 리뷰, 책 리뷰 등의 세상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현재 구독자 약 6만여 명을 보유한 ‘매너도서관’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클래스101에서 “직장과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상위 1% 매너의 품격”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매너 레벨올리기』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서른에 유학을 떠났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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