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왜 해야 하는가?

[사진출처=펙셀]
[사진출처=펙셀]

[한국강사신문 김민영 칼럼니스트] 최근 성교육에 대한 의견들이 많다.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성교육은 아이들에게 성적 자극을 줄 뿐이니 너무 이른 성교육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나뉜다. 양쪽 의견 모두 충분히 이해되는 주장이다.

-성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성교육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은 성교육=성관계교육 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의 성교육 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책에 나오는 적나라한 그림들, 즉 성관계 그림을 언급하며 문제 제기를 한다. 그러나 성교육에서 성관계는 아주 작은 부분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성교육을 더 넓은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성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성교육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한 공부’이다. 즉, 성교육은 ‘인간에 대한 존중’ 가르치는 것이고, 그 안에서도 건강, 안전, 다양한 관계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성교육을 ‘인권교육’이자 ‘인성교육’이라고 하는 것이다.

성교육은 가치관 교육이다. 한 사람이 평생 가지고 살아가고, 그 후손에게까지 물려주는 ‘가치관’이라는 것은 ‘세포에 기억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으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적응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말은, 우리가 알려주는 성이 아이들의 가치관이 된다면 아이들은 그런 관점을 가지고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성과 관련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안 돼!’, ‘하지 마!’라고 하면서 죄책감과 두려움을 심어주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분별력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연령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생 전체에 매 순간 어른이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없더라도 우리가 알려준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성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

성을 한자로 보면 마음 심(心)과 날 생(生)이 합쳐져 있어 ‘사람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한자 그대로 봤을 때는 성품 성(性)을 쓰는데, 이 그 글자 그대로 봐도 타고난 본성이나 본질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성’은 사람의 본능이다. 때가 되면 배가 고프고 때가 되면 졸린 것처럼, 때가 되면 성에 대해 궁금하고 해보고 싶은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당연한 인간 발달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본능을 인간답게, 잘 컨트롤하면서 살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배가 고프면 온 힘을 다해 울던 아기였던 존재를,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점심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수업을 듣고 업무를 볼 수 있는 존재로 만든 것처럼, 성에 대한 본능도 그렇게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에 대해 알려준다는 것은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 아니다. 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아이들은 성에 대해 더 무겁고 진중하게 생각할 줄 안다. 그 무게와 책임감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성을 접한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성적 단어로 장난을 친다.

성이라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언젠가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른들이 선택해야 한다. ‘안전한 방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알려줄 것인가’, ‘최대한 미루다가 인터넷 같은 곳에서 접하게 둘 것인가’

답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그러니 고민하고 망설일 필요가 없다. 성교육은 우리 어른들의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성교육은 적기교육이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성교육은 조기교육을 하면 안 되는 교육이다. 그러나 조기교육보다 그 나이에 알아야 하는 성에 대한 것들을 제때 알려주지 않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 조기 교육으로 인해 노출되었다면 지속적으로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면 수습할 수 있다. 그러나 제때 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 속에서 잘못된 정보들만 가득 접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으로 성을 접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다면, 적기 성교육의 중요성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역사에서 성교육은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았다. 억압하고 겁주는 성교육, 성차별적인 성교육이 대부분이었다. 그 결과가 어쨌는지는 지금 사회를 보면 알 수 있다. 성범죄가 줄었는가? 성행동 연령이 높아졌는가? 성문제가 해결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방식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적인 기본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성적으로 안전하게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 능력이 높아져야지만 우리 아이들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능력은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 ‘성교육’, ‘인성교육’이 답이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른들이 성교육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그 순간에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적인 콘텐츠에 노출이 되고 있으며 성과 관련된 사건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상황이 일어나고 수습하는 패턴을 깨뜨려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다친 후에야 후회하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이 패턴은, 아이들을 너무 많이 다치게 하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그러니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성교육을 보고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민영 칼럼니스트는 자주스쿨 대표다. 대구한의대학교 청소년지도학·아동복지학 학사, 백석대학교 가족상담학 석사, 동 대학교 상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3년 차 성교육 강사이자 심리상담사이고 성 치료 전문가이기도 하다. 강의뿐만 아니라 상담과 성 치료도 전문적으로 진행 중이다. 쿠키건강TV <어른들도 몰라요(2018)>, KTV 국민방송 <아이젠(2018)>, EBS <부모클래스(2022)>에 출연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성교육 문답>, <딸아 성교육하자>, <지금 해야 늦지 않는 메타버스 성교육>, <알성달성 우리 아이 성교육>, <희망충전 상담여행>,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메타버스 성교육> 등이 있다. 자격사항으로 메타인지 교육지도사 1급, 성심리 상담사 1급, 여성심리상담사 1급, 성중독심리상담사 1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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