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으로 지시하지 말고 지혜로 지휘하는 방법

[한국강사신문 유영만 칼럼니스트] 먼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미국의 작가 메리 올리버는 『휘파람 부는 사람』에서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로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능력일까요? 사랑하면 질문이 많아지지 않나요? 상대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것이 많아지지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은 두 가지가 아니고 한 가지 능력입니다.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궁금해집니다.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비가 오는데 우산은 챙겨 갔는지 등등 소소한 일상의 모습부터 습관 하나하나까지 궁금해서 매일매일 질문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질문이 점점 줄어듭니다.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져서이기도 하지만, 궁금한 것이 줄고 더 이상 서로에게 묻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식었거나 끝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하는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일단 교육이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압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역할은 대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의 존재 이유는 기계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데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답을 찾는 능력을 연마해왔지요. 질문하는 능력은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틀에 박힌 질문은 틀에 박힌 답을 부르지요.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문제아’입니다. 질문을 던지는 능력, 문제를 잘 내는 능력을 갖춘 인재 말입니다.

재미있는 질문을 하나 해볼까요? 개미 다리는 몇 개일까요? 6개입니다. 혹시 8개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앞에 붙어 있는 두 개는 다리가 아니고 더듬이입니다. 그럼 지네의 다리는 몇 개일까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어느 날 개미가 호기심이 생겨 지나가는 지네에게 물어봅니다. “지네야, 너는 앞으로 걸어갈 때 저 수많은 다리 중에서 도대체 어떤 다리를 첫발로 내딛니?” 그러자 지네가 깜짝 놀랍니다. 지네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몸에 다리가 있으니 걸은 것뿐입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고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지네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남다른 생각, 새로운 발견을 하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작품활동

유영만 칼럼니스트는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교수로 활동 중이다. 유 교수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 석사, 플로리다주립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삶으로 앎을 만드는 과정에서 철학자의 주장보다 문제의식이 주는 긴장감에 전율하는 경험을 사랑한다. 오늘도 삶의 철학자로 거듭나기 위해 일상에서 비상하는 상상력을 배우며 격전의 현장에서 현실을 매개로 진실을 캐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러니스트』 『부자의 1원칙, 몸에 투자하라』 『책 쓰기는 애쓰기다』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한 줄의 글이 위로가 된다면』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외 다수가 있다.

※ 참고자료 : 『아이러니스트: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EBS BOOK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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