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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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유영만 칼럼니스트]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죽고, 모든 것은 다시 소생한다. 존재의 해(年)는 영원히 흐른다. 모든 것은 꺾이고, 모든 것은 다시 이어진다. 똑같은 존재의 집이 영원히 지어진다. 모든 것은 헤어지고, 모든 것은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눈다. 존재의 바퀴는 이렇듯 영원히 자신에게 신실하다. 매순간 존재는 시작된다. 모든 여기를 중심으로 저기라는 공이 굴러간다. 중심은 어디에나 있다. 영원이라는 오솔길은 굽어 있다.”<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삶이 펼쳐지더라도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을 수단적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어쩔 수 없이 견뎌내는 고통스러운 삶이 앞으로도 영원히 반복되기 때문에 “지금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라고 차라투스트라는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고생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가정과 믿음은 니체의 ‘영원회귀’에 비추어보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금 나의 삶의 자세와 태도가 앞으로 도래할 삶을 결정합니다. 비록 오늘의 삶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힘겹게 지나갔다고 해도 거기서 안간힘을 쓰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운명을 탓할 시간이 없습니다. 운명을 끌어안고 뜨겁게 사랑하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애(運命愛, Love of Fate)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운명을 아름답게 창조하는 것입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은 결국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때 질문을 빼놓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사랑할 만한 삶이 무엇인지, 그런 삶을 위해서 나는 지금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니체의 ‘영원회귀’ 논리에 따라, 어차피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의 모든 순간이 앞으로도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면 우리는 부정과 회의에 빠지지 말고 내 운명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변신하며 어제와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니체는 힘든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위버멘쉬를 내세웁니다.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통해서 나다움을 찾아 부단한 자기창조를 거듭하는 인간상이 바로 위버멘쉬입니다.

“너는 너 자신의 불길로 너 자신을 태워버릴 각오를 해야 하리라. 먼저 재가 되지 않고서 어떻게 새롭게 되길 바랄 수 있겠는가!”<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위버멘쉬는 자신을 불태워 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매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목숨을 걸고 살아가지요. 위버멘쉬에게 필요한 정신은 니체의 언어로 말하면 ‘힘에의 의지’입니다. ‘힘에의 의지’는 지금 이 상태에서 저 상태로 가기 위해서 위버멘쉬가 밧줄에 매달려 발버둥 치면서 살아가려는 그 의지입니다. 지금 상태를 벗어나 여기서 저기로 발버둥 치며 성장하려는 의지입니다. 그것은 개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관계에도 작용하는 의지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인간관계에서 생성되는 관계적 의지이기도 합니다. 만나면 마음이 통해서 저절로 에너지가 생기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에의 의지는 개인의 의지기도 하지만 관계 속에서 힘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의지입니다.

※ 참고자료 : 『아이러니스트: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EBS BOOKS, 2021)』

칼럼니스트 프로필/ 작품활동

유영만 칼럼니스트는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교수로 활동 중이다. 유 교수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 석사, 플로리다주립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삶으로 앎을 만드는 과정에서 철학자의 주장보다 문제의식이 주는 긴장감에 전율하는 경험을 사랑한다. 오늘도 삶의 철학자로 거듭나기 위해 일상에서 비상하는 상상력을 배우며 격전의 현장에서 현실을 매개로 진실을 캐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러니스트』 『부자의 1원칙, 몸에 투자하라』 『책 쓰기는 애쓰기다』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한 줄의 글이 위로가 된다면』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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