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격랑을 딛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온 다섯 도시, 카사블랑카, 라바트, 페스, 쉐프샤우엔, 탕헤르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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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모로코는 부르고 있다. 일상과 일탈의 경계에서 기꺼이 여행을 떠나려 하는 세상의 여행자를!” 지리학자의 감각으로 걸어 보는 모로코의 도시들 『모로 가도 모로코: 지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모로코(푸른길, 2022.08.01.)』가 출간되었다.

“북아프리카 사람들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까지 세계관을 넓히는 데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를 포함하여 아프리카 전체를 하나의 대륙이자 삶터로 이해하는 세계관을 갖도록 기여한 사람들은 모로코 출신의 여행가이자 지리학자들이다.” _「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 라바트」, 94쪽

지리학자는 공간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오감으로 공간을 경험하고 탐구한다. 태양의 역광 속에 우뚝 서 있는 미너렛과 모로코를 눈에 담고, 도시 곳곳에 팔레트처럼 펼쳐진 태너리의 냄새를 맡는다. 메디나의 골목길을 손바닥 살갗으로 쓸어 보고, 주민들과 어깨를 부대끼며 아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동안 지리학자로서 일상의 장소를 탐구해 온 저자 이경한이 새로운 여행기로 다시 찾아왔다. 그의 이번 여행지는 지중해의 서쪽 끝이자 아프리카 대륙이 시작하는 곳에 자리한 모로코이다. 아틀라스산맥을 기준으로 바다가 나뉘고 사막과 초원이 펼쳐진 이곳에서 저자의 오감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물길과 철길이 이어지는 곳곳마다 사람이 있고 도시가 있다.

그중 『모로 가도 모로코』는 시대의 격랑을 딛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온 다섯 도시, 카사블랑카, 라바트, 페스, 쉐프샤우엔, 탕헤르의 이야기를 담았다. 길을 헤매는 일이 있어도 계속해서 걷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은 지리학자의 로드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투박한 길에서 삶과 지리의 의미를 건져 내는 저자의 시선에는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메디나에는 수천의 우주가 존재한다. 높은 벽으로 단절된 집은 골목으로 이어져 있다. 골목에서 세상 사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세상의 소식들이 골목길을 통해서 소리 없이 대문의 문지방을 넘어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메디나의 골목과 집들이 서로 단절된 듯 보여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있음을 느낀다.” _「알록달록한 미로 도시, 페스」, 159쪽

[사진출처=푸른길]
[사진출처=푸른길]

저자 이경한은 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장, 전북혁신학교 운영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대표, 전주교대 시민교육역량강화사업단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자와 시민들과의 독서모임을 통한 책읽기를 즐겨 하며,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만나는 지리학에 관한 글쓰기와 (지리)교육학자로서 지리교육을 넘어 교육 개혁과 수업 혁신을 위한 글쓰기를 즐겨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남부 유럽 도시 기행』, 『주제 중심의 시민교육 방법 탐색』(공저), 『국제이해교육 페다고지』(공저),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 케이프타운』, 『어린이의 지리학』, 『뉴질랜드 생태기행』, 『모두를 위한 국제 이해 교육』(공저), 『교육, 혁신을 꿈꾸다』, 『다문화사회와 다문화교육』(공저), 『일상에서 장소를 만나다』,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아빠의 눈으로 본 미국교육』,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놀이를 활용한 신나는 교실 수업』(공저), 『사회과 지리 수업과 평가』 등이 있다. 역서로는 『교실 수업 관찰』(공역), 『질적 연구와 교육』(공역), 『초등지리교육론』(공역), 『열린 지리수업의 이론과 실제』, 『지리 교육학 강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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