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더 스토리 :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 [사진출처=빅히트뮤직]
비욘드 더 스토리 :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 [사진출처=빅히트뮤직]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지금의 저희에게 성적이나 인기, 거기서 따라오는 돈 같은 건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 것 같아요." (지민)

"저희는 '아미(방탄소년단 팬)가 웃고 기뻐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우리 행복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달려 나가고 있어요." (제이홉)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솔직하게 풀어낸 책 '비욘드 더 스토리 :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BEYOND THE STORY : 10-YEAR RECORD OF BTS, 빅히트뮤직)를 9일 내놨다.

멤버들은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옛 소속사 사옥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던 시절부터 고민과 고난의 연속이었던 데뷔 초기, 인기를 쌓아가던 시절, 월드 스타로 부상한 이후 등 지난 10년의 궤적을 가감 없이 들려줬다.

방탄소년단 팀명은 '10대에 대한 억압과 편견을 막아 주는 소년들'이란 의미로, 데뷔 이후 신인상도 받는 등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다.

제이홉은 데뷔 준비 과정에 대해 "'으아악!' 하면서 연습해서 모니터링하고, 처음부터 다 다시 연습해 보고, 또 '으아아아!' 연습하면 밤 10시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로서는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기획사 출신이었다는 점, 진한 힙합 색깔과 K팝 아이돌 사이 그 어느 지점에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했다는 점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었다.

멤버들은 어느 래퍼로부터 디스(Diss·깎아내림)를 당한 일, 가사가 논란을 빚은 일, 재계약 시점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일 등 힘들었던 시기에 관해서도 털어놓았다.

책은 방탄소년단이 멤버들의 생각과 경험을 음악으로 직접 표현하는 팀이며,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려 고군분투했다는 점을 시종 강조한다.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을 집대성한 앤솔러지(선집) 음반 명이 '프루프'(Proof)인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조차 없지만 데뷔 초창기엔 TV 음악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의 인사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선후배 가수도 왕왕 있었다고 했다.

TV·라디오에서 유튜브와 SNS로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던 시대 방탄소년단과 소속사의 기민한 홍보 전략도 눈길을 끈다.

뷔는 멤버들을 가리켜 "제가 볼 땐 우리 멤버들 다 '또라이'다. 미친놈들만 가득 있어서 독기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마음이 아무리 무너져도 무대를 사랑하는 감정은 더 커지는 사람들끼리 모인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모두가 알다시피 방탄소년단은 K팝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연작 음반으로 기록된 '화양연화'·'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 시리즈를 거치며 신인에서 1위 가수로, 대상 가수에서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다.

슈가는 인기가 급상승하던 2017년 무렵의 기분을 "제가 갑자기 무협지 속 주인공이 됐고, 거기서 굉장히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때렸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한 방에 이겨버렸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그 당시에도, 지금도 저희에게 붙는 수식어들이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이나, 저희가 끌어내는 많은 경제적 효과에 대한 반응들. 이렇게 우리가 원치 않게 한참 올라갔다가, 원치 않게 고꾸라질 수도 있으니까"라고 부담과 두려움도 토로했다.

멤버들은 방탄소년단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는 아미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았다.

RM은 "저는 제 팬을 만나면 사실 너무 안아 주고 싶다"면서도 "그렇게 하는 동시에 환상을 팔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그런 경계 사이에 유리로 된 다리를 놓는 거가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2020년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던 순간의 소감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진은 의외로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때문에 "1위를 해도 체감이 잘 안됐다"며 "체감이 지금까지 받은 상이나 순위 중에 제일 안 다가왔다"고 말했다.

반면 제이홉은 "아침에 일어나서 (순위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며 "'진짜 대단한 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반응했다.

방탄소년단 팬이라면 책을 읽으며 멤버들과 함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방시혁이 멤버들에게 '퇴짜'를 맞아 히트곡 'DNA'의 멜로디를 다시 썼다는 이야기나, 영어 달변의 대명사 RM조차도 '생존용'으로 영어를 배웠다는 깨알 같은 뒷얘기도 찾아볼 수 있다.

위버스 매거진을 쓰는 대중음악평론가 강명석이 멤버들을 인터뷰해 책을 썼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방탄소년단의 위상에 걸맞게 총 23개 언어로 출간된다.

국내 출간되는 7월 9일은 팬덤 아미가 탄생한 '아미 데이'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무엇보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한 번 부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공연에 들어가요. 무대 시작 전까지는 인이어를 빼고 있다가, 객석 함성 듣고 딱 인이어 끼고, 죽도록 열심히 하는 거예요."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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