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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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애초에 ‘루틴(Routine)’이라는 녀석이 있었다. 당시에 그 급은 매우 낮았다. 해야 할 것(일) 등에 ‘일상의’, ‘반복적인’, ‘허드렛’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신입사원 때는 복사기를 매만지고, 엑셀 도표에 간단한 수치 입력을 하는 행위를 ‘루틴한 업무’라 부르며 평가 절하했다. 그런 계속되는 루틴이 싫어 소위 현타를 겪고 급기야 퇴사까지 불사했었다.

그런 루틴이 보다 세련되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각 분야에서 루틴의 힘을 발휘하더니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행동 패턴이라는 찬사로 정점을 찍었다. 여기에 시대적 포장지까지 덧대져 건전한 일상의 지속가능한 습관을 실천하는 사람을 일컫는 ‘바른생활 루틴이’라는 트렌드 용어까지 생겨났다. 이제 루틴을 가져야 하고 루틴과 더불어 성장해야 성공한다는 방정식에 힘이 실리고 연말과 새해가 되면 여지없이 루틴에 대한 설계와 계획의 붐까지 일어났다.

이처럼 루틴이 칭송 받기 까지는 녀석이 가진 성격이 한 몫을 했다. 일단 루틴은 ①작지만 끈질기다. 한 번도 거르지 않는 인내심을 발휘한다. 또한 ②조금씩 성장하고 실력이 는다. 루틴을 수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역량이 강해졌음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루틴은 결국 ③변화를 가져온다. 습관이 바뀌니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니 인생이 바뀌는 원리이다.

갑진년 새해에 나 스스로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셀프 플래닝(Self-Planning)의 시작은 곧 루틴을 맞이하는데 있다. 새해에 설정한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실천명령이 곧 루틴이다. 한해의 첫 시작을 루틴과 더불어 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자 그럼 루틴을 한번 설정해 보자. 하지만 녀석의 설정기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매일 해야 하고, 무리하지 않아야 하며 긍정적인 것이어야 한다. 체력단련을 목표로 하고 ‘나는 매일 러닝머신을 1시간 뛰겠다’라는 것이 과연 루틴일까? 루틴은 끊기지 않아야 하는데 야근과 여행 등의 복병을 만나면 그 루틴은 이내 깨어진다.

지적 역량을 갖추기 위해 새해부터는 ‘일주일에 책을 한권 읽겠다’라고 했다면 이 또한 루틴일까?  아서라. 루틴은 사소한 것을 매일 동일하게 꾸준히 반복하는 것인데 이는 자칫 조절이 안되고 벼락치기식 역량개발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일주일에 책 한권을 읽는 것은 승진보다 어렵다.

‘나는 매일 자기전에 소주 한병을 마시겠다’. ‘나는 안 해본 흡연을 해보겠다’ 이러한 루틴은 불건전성으로 루틴 서류전형에서부터 결격사유를 맞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사소하지만 한심한 계획이 루틴을 뒷받침 할 수 있다.

‘나는 매일 1시간 런닝머신을 뛰겠다’가 아니라 ‘나는 매일 5분 걷겠다’, ‘나는 매일 자기전에 팔굽혀 펴기를 3회 하겠다’라고 해야 한다. 

‘나는 일주일에 책 한권을 읽겠다’라는 루틴이 아니라 ‘나는 매일 한 페이지의 책을 읽겠다’, ‘3줄의 일기를 쓰겠다’가 보다 루틴스럽다. 매일 사소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루틴은 말해 뭐하나. 환영대잔치이다.

우리가 언제나 새해 들어서 거창하고 위대한 계획을 세웠다가 불과 몇 주가 안되어 ‘작심3일’은 넘겼다지만 ‘작심보름’등에서 무너지는 시퀀시(sequence)를 반복하는 이유는 계획이나 목표의 딜레마에 빠져 작은 루틴의 힘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명심하자, 나 자신을 기획하는 ‘셀프 플래닝’은 나의 루틴이 그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올해 당신의 루틴(Routine)은 무엇입니까? 

갑진년이 값진 새해로 다가 올수 있도록 올해는 모두 ‘바른생활 루틴이’가 되어보자.

칼럼니스트 프로필

도영태 칼럼니스트는 교육전문기관 아하러닝연구소 대표이며 기업과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자기계발 분야의 일타강사이자 기획의 달인이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인적자원개발 기획1팀을 이끌며 실무를 익혔고 한국표준협회,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직무교육 및 자문활동을 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은행, 서울시인재개발원 등 다양한 곳에서 왕성한 강의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 교수, 명지대와 한양여대 외래교수로도 출강 중이다. 저서로는 <기획서 다이어트>, <명강사 강의기획>, <퇴직없는 인생기획>, <한번에 오케이 보고서 작성법> 등 15권의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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