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삼각산은 북한산의 별칭으로 백운대(白雲臺, 835.6m), 인수봉(人壽峰, 811.1m), 만경대(萬鏡臺, 800.6m)의 세 봉우리가 있어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그 산 아래 강북구 수유동에 재미난마을이 있고, 그 중심엔 재미난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삼각산재미난학교는 2004년 3월 1일 미인가 대안학교로 개교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한 초·중등 대안교육기관이다. ‘따뜻한 돌봄과 자유로운 배움이 일어나는 마을 속 학교공동체’ 교육철학을 지향하며, 서로 돌보고 함께 배우며 더불어 성장해가는 학교·마을공동체다.

이 학교의 학부모와 교사는 별칭으로 불린다.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어른에게는 별칭을, 학생에게는 이름을 부른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인 삼각산재미난학교 한효진 교사도 ‘아뜰’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뜰 ‘아뜰’입니다. 올해에는 1학년을 맡게 된 삼각산재미난학교 교사입니다. 아뜰이라는 별칭은 대안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짓게 되었고요. 집에서 나와 대문을 나서기 전 바깥공기도 마실 수 있고 하늘도 볼 수 있고 나무도 키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인 뜰처럼 우리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함께 키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은 별칭입니다.

Q.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삼각산재미난학교 교사로 일하게 되셨는지요?

저는 2017년 11월부터 재미난 학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일하던 학교를 퇴사하고 긴 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일할 곳으로 재미난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지요.

교사로서는 2007년부터 일을 했는데 중국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에서 2년, 한국에 돌아와 중고등 대안학교에서 강사로 6개월, 일산에 있는 초등기독교대안학교에서 1년, 인천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5년을 일했어요. 많이 지쳐서 번아웃이 왔었던 것 같아요.

퇴사를 하고 긴 여행을 6개월 정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장애·비장애 통합교육을 잘 해오고 있는 삼각산재미난학교에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삼각산재미난학교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삼각산재미난학교의 교육철학은 ‘따뜻한 돌봄, 자유로운 배움, 마을 속 공동체’입니다. 좋은 내용이지만 말로 설명하기 참 어렵습니다. 이 철학은 직접 경험하고 소통하며 개념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부모님들이 직접 학교 수업을 참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1년간 시민사회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학교 철학을 모두 담고 있다고 생각되어 소개드립니다.

시민사회활동 프로젝트는 2023년 4,5학년 통합반에서 진행한 학급 프로젝트입니다. 20명의 친구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 정치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시민사회의 근간은 헌법이며 헌법에는 재미난학교 철학인 따뜻한 돌봄, 자유로운 배움, 마을 속 공동체의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시장(좌측)에게 임명장을 받는 공무원(우측)
시장(좌측)에게 임명장을 받는 공무원(우측)

헌법 정신을 잇는 기본법에는 마을의 운영을 담고 있고, 실제 생활법률인 규정과 기본법은 시민회의 시간에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개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민사회활동의 사법제도는 회복적 정의를 바탕으로 한 평화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시민의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평화중재위원회가 분쟁을 조정합니다.

평화중재위원들은 갈등사례에 대한 답을 적는 사법시험과 무기명 답안지를 공개하고 투표를 통해 중재위원울 선출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시민들은 시민회의 시간에 자신의 직업 활동에 대한 발표를 하고 광고도 진행합니다.

20개 이상의 다양한 직업이 있었고 시민사회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경제활동을 돕는 재정경제두레와 국세청, 은행 등 공무원들이 봉급을 주고 세금을 걷는 일을 했습니다. 또 시민사회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가들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실제 강북구의 마을 축제에 캠페인을 하기위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재미난학교의 철학을 담아낸 시민사회활동을 통해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직업을 통해 기여를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교사로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처음 만났던 제자들이 아직도 많이 생각납니다. 중국위해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였는데 제가 입사한 해에 한국부가 새로 시작되었는데 세 친구 모두 교민 자녀였지요. 초등학교 3학년 친구들 3명과 커다란 교실에서 재미나게 공부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2007년에 10살이었던 친구들이었으니 지금 거의 27살 정도 되었겠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계속 교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첫 제자이자 저에게 교사로 살아가는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친구들입니다.

Q. 학교 일과 외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학교 일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 집안일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냅니다. 요새는 남편과 함께 ‘포켓몬고’를 재밌게 하고 있어요. 가끔 친구도 만납니다. 주말에는 교회에 가고 교회 식구들도 만납니다.

재미난학교는 재미난마을 속에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에 마을 모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강북여성주의 ‘문’에서 활동하고, 학부모님들과 함께하는 ‘모모밴드’에서도 활동합니다. 학교 운영을 돕는 상설위원회 중 ‘어울림위원회’에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만나구요.

Q. 입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꼭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입학을 고민하는 학부모는 크게 두 가지 고민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아이가 대안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재미난학교의 대안교육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동체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은 분은 꼭 오세요. 즐거운 학교 생활과 마을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립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제주도에 가서 올레길을 걸을 예정입니다. 학교와 마을일을 하다보면 푹 빠져서 너무 몰입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올레길을 걷기로 했어요.

올해 1학년을 다시 맡게 되었는데 즐겁게 생활할 듯합니다. 수업 연구도 열심히 하고 교사회에서 하는 연수도 열심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장애·비장애 통합교육을 하는 재미난학교에서 졸업한 발달장애 친구들이 마을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가까운 성미산 학교에서 발달장애 졸업생들 모임인 ‘사부작’을 벤치마킹해서 우리 마을에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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