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미숙 기자] 오늘(30일) 저녁 6시 KBS 1TV <동행>에서는 "스무 살의 심포니"가 방송된다.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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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섭이의 홀로서기

신문 배달로 새벽을 깨우는 윤섭이는 흔히 말하는 ‘보호 종료 아동’이다. 2살 때부터 지내던 시설에서 퇴소해 작은 원룸에서 홀로서기 한 지 한 달째다. 아직은 밥하는 실력도, 빨래도 서툴지만, 홀로서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말마다 하던 음식점 아르바이트가 폐업했지만, 여전히 아르바이트를 찾아 일하고, 밤낮으로 공부를 하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성악을 접한 후 꾸준히 성악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윤섭이다. 대학교에 입학해 꾸준히 성악 공부 중이다. 힘들었던 시절 노래로 위안받고 길을 찾았던 윤섭이는 시설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생들을 위해서라면 힘들게 번 돈을 쓰는 것도 아깝지 않은 윤섭이, 가끔은 양손 가득 먹을 걸 사 들고 시설을 찾는다. 시설에서 윤섭이는 듬직한 형. 특히 7살 민호에게는 아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닮은 민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꿈을 되새기는 윤섭이, 윤섭인 꿈이 있기에 홀로서기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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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시끌벅적한 시설에서 나와 홀로서기 하면서 짙어진 건 외로움이다. 그럴 때마다 여기저기 다니며 사람 구경을 하는 윤섭이.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보면 옛집에 도착하곤 한다. 2살에 시설에 입소했지만 5살까지는 엄마와 왕래하며 살았던 곳, 우연히 알게 된 옛집 주소로 윤섭인 가끔 찾아왔었다.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동네다. 동네는 윤섭이에게 오래된 과거이자 희미한 기억이다. 단칸방에서 엄마와 이모가 함께 살았던 기억있다. 집에서 맡았던 비릿한 냄새. 그리고 시설 앞에서 윤섭이 외투의 지퍼를 올려줬던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다. 이것이 기억의 전부라는 윤섭이다. 어릴 적 엄마를 만나고 싶어 노력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망도 하지 않는다. 좋은 목소리를 물려주신 분, 지금은 작은 단칸방이 아니라 ‘좋은 집에서 살고 계시겠지’ 생각하며 마음에 위안으로 삼는다.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아가겠노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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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한 노력

시설에서 지내던 시절, 윤섭이의 특별한 목소리를 알아본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제안에 성악을 시작했던 윤섭이다. 시설에서 지낼 땐 지원을 받아서 공부할 수 있었지만,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비싼 레슨은 언감생심. 300만 원에 가까운 대학등록금을 감당하려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장학금을 타야 한다. 1학년 때는 장학금을 탔지만 2학년부터 성적반영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하는 윤섭이, 그런 윤섭이에게 누군가는 묻는다. 부모님의 지원도 없이, 든든한 울타리도 없이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이 사치가 아니냐고, 빨리 직장을 찾아 돈을 버는 게 먼저가 아니냐고. 자신도 수백 번 했던 질문이지만 오랜 고민 끝에 윤섭인 결론을 내렸다. 간절하게 꿈을 꾸고 이뤄나가려는 노력은 나에게도 사치가 아니라고. 큰 무대에 선 자신의 모습으로 증명할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동행 기본정보 : 자활 의지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웃들, 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함께 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 점검해 보고, 더불어서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식영상, 회차정보 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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