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미숙 기자] 오늘(17일) KBS 1TV <동행>에서는 제304화 ‘산골 소년의 꽃 피는 봄이 오면’ 편이 방송된다.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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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을 맞이하는 산골 소년 하상이

경기도 가평군의 산골 마을. 이곳에 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10살 소년이 있다. 병아리 같은 샛노란 장화를 신고, 비탈진 산길을 누비고 다니는 하상이가 그 주인공. 봄을 맞은 하상이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염소들의 사료를 챙기고, 갓 태어난 병아리들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 할아버지를 따라 험한 산을 내달리는 하상이. 열 살 하상이가 할아버지를 따라 산을 오르는 이유는 바로 봄과 함께 찾아온 두릅을 따기 위해서다. 농사일도 마땅치 않은 봄철이면 칡과 두릅을 캐 생계를 꾸리는 할아버지. 동네에 또래 친구 하나 없는 산골 마을에서 할아버지가 제일 친한 친구라는 하상이는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매일 같이 고사리 손을 보태며 두릅 자루를 채워나간다. 제 키보다 높은 가지에 달린 두릅까지 척척 따내며, 오늘도 만 원어치는 채웠다며 신나하는 하상이. 봄이 찾아온 산을 놀이터 마냥 뛰어다니는 하상이는 요즘 꽃 피는 봄을 제대로 만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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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소년의 숨겨진 이야기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3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게 된 하상이. 넉넉지 않았던 형편에 육아까지 도맡게 된 상황에서도 조부모는 하상이를 사랑으로 품어주었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의 애정 속에서 속 한 번 썩인 적 없이 바르게 자라준 하상이지만, 사실 하상이의 마음속에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 기억 속 엄마, 아빠의 얼굴은 흐릿하지만, 그리움은 점점 짙어지는 것. 그 때문일까 하상이는 언제부턴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향해 엄마, 아빠라 부르기 시작했다. 오죽 보고 싶고, 부르고 싶었으면 그리할까. 그렇게라도 아이의 그리움이 달래질 수 있다면 기꺼이 부모가 되어주겠다 결심한 할아버지도 그날부터 하상이를 아들이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엄마, 아빠가 생각날 때면 조용히 산에 올라 소리를 지른다는 하상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속상해할까 차마 앞에서는 내색할 수 없는 하상이가 유일하게 마음을 달래는 방법이다. 차라리 투정이라도 부리면 달래주고, 보듬어주기라도 할 텐데. 하상이의 마음에 말하지 못하는 상처들이 하나씩 늘어가는 건 아닐까 어린 손자가 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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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매일 산을 오르는 이유

매일 배낭 한 개와 낫 한 자루를 쥐고 산을 오르는 할아버지. 우거진 나뭇가지를 헤치며 할아버지가 찾는 것은 바로 땅 깊숙이 자리 잡은 칡이다. 과거 15m가 넘는 잣나무에서 떨어져 몇 번의 큰 수술을 거친 할아버지. 그 후 허리며, 다리며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허리가 아파 일이 힘든 아내와 어린 하상이를 생각하면 마음 편히 쉬고 있을 형편이 못된다. 오래전 전파사를 운영했던 경험으로 동네 주민들의 농기계를 고쳐주기도 하고, 봄이면 산에서 나오는 칡과 두릅을 캐며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다니는 할아버지. 하지만 시골에서는 힘들게 캔 작물을 팔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아 매달 집세를 제때 내기도 쉽지가 않다. 또래 친구들 다 있는 장난감 하나 제대로 못 사줘도 할아버지랑 산을 오르는 게 더 재밌다며 투정 한 번 없는 하상이. 그 마음이 예쁘고 미안한 할아버지는 오늘도 아픈 다리를 이끌고 산으로 향한다.

*동행 기본 정보 : 자활 의지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웃들, 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함께 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 점검해 보고, 더불어서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식영상, 회차정보 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방송시간은 매주 토요일 저녁 6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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