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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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얼마 전부터 기업에 “스마트 워크(Smart Work)”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코어타임(Core Time)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자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한가지이다. 몰입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많은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자. 아침에 출근하면 밀려드는 전화, 수많은 회의, 급한 업무 등 하루 종일 정신없이 보내다가 퇴근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남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야근을 하게 되면 마냥 늘어지는 피곤한 몸에 효율도 오르지 못한다. 일본의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들은 업무 시간의 90%를 잡무를 처리하는데 활용한고 한다.

캘리포니아대학의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 교수는 그의 연구에서 직장인들이 1시간에 잡무로 방해받는 횟수가 20회 정도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너도나도 회사의 제도를 바꿀만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의 74제 이다.

다른 기업보다 일찍 출근해서 새벽시간에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시행되었다. 홈플러스는 인사부문 회의를 무조건 오후에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패션회사 트라이엄프 재팬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12시 30분부터 2시간동안 잡무를 하지 않는 업무 전념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더 나아가 그들은 플렉서블 타임제 까지 운영한다. 개인별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가 다르다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비슷한 사례로 성공한 위인들은 자신만의 몰입할 수 있는 시간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베라 왕은 매일 밤 11시부터 2시까지를 자신만의 창조의 시간으로 정해놓고 몰입하기로 유명하다. 그녀의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대부분 이 시간에 나왔다고 한다. 그녀는 밤이야 말로 한꺼번에 일곱명이 달려오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매일 반복하기 때문에 이제는 이 시간이 되면 저절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한다. 그렇다면 몰입을 위한 공간의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 역시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공간은 천정이 높고,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 말한다. 하지만 집중과 몰입을 불러올 수 있는 있는 공간은 의외로 독서실과 같은 칸막이 공간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몰입을 위한 절대적인 공간이 창의성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9년 사이언스지에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발표 되었다.

색깔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본 연구는 아주 흥미로웠다. 빨간색이 파란색 보다 기억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몰입을 더 좋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창의성에서는 정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컴퓨터 화면에 여러 가지 블록을 보여주고 1분 동안 이 블록을 활용해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도록 실험한 결과 빨간색 바탕 화면의 블록보다 파란색 바탕화면의 블록으로 작업을 진행한 참가자 들이 더 많은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창의성 평가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결국 어느 한 공간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꾸미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색깔 뿐만 아니라 소리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2013년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연구진은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소음이 창의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이 연구에 따르면 카페 안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창의력과 집중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카페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50~70데시벨 정도이다. 그런데 카페에서의 소음이 조용한 환경보다 창의력에 더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그 비밀은 백색소음(White Noise)에 있다고 한다. 백색소음은 다양한 음높이의 소음들이 모여 만들어진 소리라고 한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이기 때문에 귀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중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소음들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 산업 심리학회에 따르면 백색소음은 집중력을 47%, 기억력을 10%를 향상 시켰으며, 스트레스를 27%정도 감소시킨다고 한다. 실제 한 의과대학에서 뇌파 실험을 한 결과는 이를 방증해 준다. 백색소음을 들려주고 뇌파를 측정한 결과 “스트레스파”라고 불리며 불안,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베타파가 줄어든 반면, 심신이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알파파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 볼 것은 식물이다.

일본의 심리학자 시바타 세이지와 스즈키 나오토는 사무실 환경을 다양하게 설정해 놓고 사람들에게 창의적 활동을 시켰다. 결과는 놀랍게도 책상 근처에 화분을 놓아둔 사람들의 창의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었다. 미국 텍사스A&M대 로버트 울리치 연구팀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꽃이나 식물들에 의해 아이디어 제안건수가 15%나 증가했던 것이다. 여성들과 아이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진화 심리학자들은 이를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류는 나무와 식물이 가득한 공간에서 안도감을 느껴왔고, 이런 환경은 그들의 식량과 연관되어 있어 걱정을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무와 식물들은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이 상태가 창조성을 증가 시킨다는 것이다. 집중력 또한 식물이 있는 곳에서 높아졌다고 하는데 이는 여러 연구에서 검증되고 있다. 나무와 같은 자연 소재를 많이 사용할수록 창의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따라서 몰입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색깔, 자연적 소재 그리고 백색소음을 어느 정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효과적인 시간과 공간을 찾으라는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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