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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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인류의 역사를 바꾼 천재이자 가장 창의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누가 떠오르는가? 수많은 인물들이 머릿속을 스쳐갈 것이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15세기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t)" 일 것이다.

2015년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는 인류 역사를 바꾼 세계 10대 천재 중 1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그의 이력을 나열하면 정신이 없어진다. 화가, 발명가, 음악가, 해부학자, 과학자, 철학자, 건축가, 생물학자 등등. 지금까지 나열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이렇게 많은 수식어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든 분야에 있어 당대 최고라는 칭송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기에는 기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고 걸작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주저 없이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모나리자”이고, 두 번째는 “최후의 만찬”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그를 만든 최고의 걸작은 따로 있다고 한다. 그것은 그가 남긴 “비밀노트”이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밀라노! 그곳의 “암브로시아나(ambrosiana)” 도서관에는 카톨릭 교회가 수백년간 보관해온 1,119페이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비밀노트 “코덱스 아틀란티쿠스”가 보관되어 있다. 여기서 “코덱스(codex)”란 낱장을 묶어서 책의 형태로 만든 고문서(필사본)을 말한다.

다빈치의 코덱스는 자연현상과 과학기기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스케치, 설계도 등으로 기록한 연구 노트이다. 내용을 보면 요리법에서부터 농담, 우화, 당대 학자들의 사상, 발명계획, 해부학, 식물학 스케치 등 관련 내용과 그림으로 가득 차있다. 다양한 공학과 과학관련 내용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비행기 날개, 낙하산, 회전무대, 공성기계, 기중기 그리고 다연장포와 장갑차, 잠수함 등 인류 최초의 최신 발명품들의 설계도가 그려져 있는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코덱스는 6천장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고증에 의하면 그가 살아 있을 때 남긴 노트의 분량은 대략 1만 4천여 페이지가 된다고 하니 엄청난 분량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빈치의 노트는 자신과 제자들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씨를 썼다고 한다.

일명 “거울글씨”라 불리는 이 글을 읽기 위해선 거울을 직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두 가지 였다. 왼손잡이라는 것과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 내용을 비밀에 부치려고 한 것이다. 당시 그의 생각은 파격적이어서 카톨릭 교단에서 이단으로 여길만한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98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레미타즈 박물관에서 오래된 노트 한권이 발견된다. 그 정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또 다른 비밀 노트이다. “코덱스 로마노프(codex Roamnoff)”라 불리는 이 노트는 19세기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가에서 구입했다고 전해진다. 놀라운 것은 그 만의 요리 레시피를 비롯, 식사예절과 식이요법,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엌 디자인, 각종 희귀 조리기구의 설계도 등이 자세히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노트가 공개되자 요리사 다빈치에 대한 연구가 줄을 이었고, 30년간 이탈리아 스포르자 궁전의 연회 담당자로 일했던 경력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의 요리관은 지나치게 독특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요리와 관련된 발명품을 만들었는데, 포크, 스파게티면을 뽑는 기계, 후추가는 도구, 와인오프너, 자동 고기구이 등 다양한 조리기구를 발명했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최고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일화이다.

약 3년 정도 걸쳐 완성되었다고 전해진 이 작품은 예수와 열두 제자의 얼굴을 그리는데 소모된 기간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가 실제 인물을 그린 시간은 석달 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기간에는 오로지 최후의 만찬 식탁에 오를 음식을 선정하기 위해 직접 만들고 맛을 보느라 허비했다는 것이다. 그의 코덱스 로마노프가 아니 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그의 기록들이 밝혀지면서 점점 진실일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위대한 화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생동안 완성된 작품은 고작 12개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12개 작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칭송 받고 있다. 여기서 한 번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더군다나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무엇인가 기록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성인이 돼서는 하루에 석장 정도의 기록을 남겼다고 전해 진다. 그는 당시 가장 위대한 화가였지만, 그림이 목적이 아니였다. 그림은 자신의 연구를 자세히 남기기 위한 도구에 불가했던 것이다. 또한 그의 노트에는 갖가지 질문 거리들을 적어 두었다. 그리곤 적당한 사람을 만나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고 한다. 기록은 그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그의 기록 속에 녹아 있다.

“젊은 날은 영원하지 않다. 불현 듯 나이가 들어 있다. 인생이란 참으로 덧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혜로운 사람들에겐 충분한 시간이다. 그저 조용히 살다 가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못한 자는 바람에 실려 가는 연기와 같다. 그래서 난 나의 모든 기억을 다른 이들에게 남기고 떠나려 한다.”

어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철저한 경험주의자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천재성은 호기심과 관찰에 기반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의 철저한 기록이 그를 천재로 만든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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