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위 다리 찢기 [사진출처=유튜브]
볼보 위 다리 찢기 [사진출처=유튜브]

[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한 남자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다. 굳게 다문 입은 비장함 마저 든다. 화면이 약간 덜컹거리며, 나레이션이 흘러 나온다.

“내 인생엔 굴곡이 많았다. 평탄치 않았던 길도, 매서운 바람도 내가 극복해야 했다. 이런 경험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기 서있다.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완벽하게 만들어진 몸매, 물리 법칙을 극복하기 위한 두 다리, 그리고 이 대망의 서사시를 일구어 낼 정신력이다.”

나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것은 감탄과 충격이었다. 한 남자는 후진하는 두 대의 트럭에 서있었던 것이었다. 그것도 트럭의 사이드 밀러를 발판으로 의지한 채 말이다. 잠시 후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두 트럭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그 남자의 다리는 일자로 벌어지게 된 것이다. 단지 두 트럭의 사이드밀러에 두 다리를 한쪽씩 걸치고, 완전히 일자로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상은 일명 “볼보 위 다리 찢기”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말에 제작되어 2013년 올해의 유투브 영상 6위를 차지했고, 2015년에 발표한 유투브 10년 최고의 광고에서 4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유투브 조회수 8,200만을 넘기며 아직도 그 인기가 식지 않음을 과시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어떤 합성 없이 실제로 촬영되었다. 준비 기간만 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단지 한쪽 발에 안전 목적의 와이어만 부착했을 뿐이다.

세계 최초의 혁신 기능인 다이나믹 스티어링을 돋보이게 하려고 고속 후진을 시도했던 것이다. 다들 이 프로젝트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후진으로 달리는 두 대의 차량위에서 다리 찢기의 신공을 보인다는 것은 끔직한 일일지도 모른다. 볼보트럭 라이브테스트라 불리는 본 광고는 총 6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단연 압권은 바로 6번째로 제작된 "The Epic Split"이다. 왜 일까? 그 중심에는 “장끌로드 반담(Jean-Claude Van Damme)”이 있었다. 올해 나이 57세! 환갑에 가까운 그는 80~90년대 최고의 액션배우였다. 11살부터 갈고 닦은 각종 무술실력 덕분에 액션배우로 데뷔를 했고, 360도 돌려차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 영상의 나레이션처럼 그의 인생에 굴곡이 많았다고 한다. 영화배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5년 동안 피자배달부, 운전기사 등을 하면 힘겹게 살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무술실력 덕분에 캐스팅된 한편의 영화로 성공을 거두지만, 90년대가 지나고 그의 인기는 추락하고 만다. 마약복용에 잦은 이혼으로 여성편력가를 꼬리표를 달게 된다.

영화 캐스팅은 되지 않고, 생활도 궁핍해 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딸과 멀어지게 되어 법정소송까지 가지만 변호사 수임료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 정도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 질만 했지만 그는 다시 재기를 시도한다. 그리고 이 한편의 광고로 재조명을 받게된 것이다.

어쩜 볼보트럭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과 같은 컨셉으로 볼 수 있다. 이 광고는 2015년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도전정신은 자칫 타락의 굴레로 떨어질 수 있는 그를 재기에 성공하도록 만든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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