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2. Spring(1)

[한국강사신문 신예진 칼럼니스트] 3월이면 어김없이 카톡이 울린다. “생일인데 파티 해야지” 생일 파티에 빠지지 않았던 내 생일의 시그니처는 노란 프리지아 꽃다발이다. 매년 생일이면 빠짐없이 손에 쥐어졌고, 그 밝은 색감과 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어쩌면 생일보다도 프리지아 향이 퍼지는 순간이 더 설렜을지도. “탄생의 기쁨이 봄 햇살처럼 찬란하길!”

캐릿 뉴스(2024.06.04.) ‘요즘은 이러고 놀아요! 이벤트 기획자가 알아야 할 MZ세대 이벤트 문화’ 기사에 따르면 예전에는 이벤트라고 해봤자 동네 제과점에서 산 케이크를 학교나 집으로 가져가서 촛불을 불고 나눠 먹는 게 전부였다면, 요즘은 레터링 케이크를 주문 제작하고, 파티룸을 예약하는 게 기본이 됐다.

2024년 9월 출간된 김난도 등의 공저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2025년의 특징을 표현한 단어인 ‘Omnivore’가 등장했다. 본래 ‘잡식성 동물’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여성동아 월간지(2025.02.05.) ‘다양성 추구하는 옴니보어가 뜬다’에 따르면, 특정 세대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경험을 즐기는 ‘옴니보어 소비자’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성별, 나이, 거주지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취향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

이처럼 MZ세대에게 생일 파티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공간부터 소품, 음식까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특히, 홈 파티는 비용 부담 없이도 나만의 감성 한스푼을 담아 꾸밀 수 있어 필수적인 문화가 됐다. 직접 테이블을 세팅하고, 취향 저격 케이크와 음식을 준비하고, 그 순간을 감각적으로 기록하는 것까지. 이제 생일 파티는 하나의 놀이이자 콘텐츠가 되었다.

봄이 오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꽃이 피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모든 게 생기를 되찾는다. 겨울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이 설레는 순간, 공기마저 달콤해진다. 활짝 핀 꽃들의 향이 향수처럼 퍼지고, 그 분위기에 취해 한잔이 당긴다. 그래서일까? 플로럴한 아로마가 가득한 비오니에, 토론테스 같은 화이트 와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설렘 가득한 봄, 향기로운 꽃들처럼 특별한 순간에 감각 한스푼! 나만의 스타일로 채우는 생일 파티,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해 보자.

[사진출처=캔바 이미지]
[사진출처=캔바 이미지]

Colo & Flower

새싹이 피어나고 따스한 햇살이 반짝이는 3월은 자연스럽게 노란색이 떠오른다. 노란색은 생기와 희망을 가득 담은 색으로,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전한다.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이 봄의 리듬을 따라 가볍게 흔들리고, 산뜻한 색감만으로도 기분이 한층 밝아진다. 그리고 3월은, 내가 세상에 처음 피어난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매년 이맘때면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게 된다.

생일 파티 테이블에 올라갈 메인 꽃은 노란색 ‘프리지아’를 추천한다. 프리지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3월, 꽃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향긋한 봄 내음이 퍼진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싱그러운 노란빛이 가득하고, 프리지아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촘촘하게 피어난 꽃송이들은 마치 봄의 기쁨을 가득 품고 있는 듯하다. 생동감 넘치는 색감과 꽃잎이 공간을 한층 따뜻하고 밝게 만들어준다.

프리지아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순수’, ‘천진난만’, ‘우정’, ‘새로운 시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품은 노란빛 꽃송이는 만개하면 마치 햇살을 머금은 듯 환하게 빛난다. 그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3월의 생일과 꼭 닮아 있다.

노란 프리지아가 가득한 공간에서, 따뜻한 봄날의 설렘을 가득 안은 생일이 더욱 특별하게 빛날 것이다.

Hand-tied Bouquet

생일 파티 테이블의 메인 장식은 프리지아로 만든 ‘핸드타이드 부케’다. 핸드타이드 부케(꽃다발)는 나선형으로 자연 줄기를 살려주며 디자인한 꽃묶음을 말한다. 단순한 장식을 넘어 축하, 감사, 사랑,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선물이다. 생일, 결혼식, 졸업식 같은 기념일뿐만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감동을 더할 수 있다. 특히, 노란 프리지아로 만든 꽃다발은 생동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공간을 밝고 따뜻하게 채운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생일을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Wine

3월의 생일 파티를 프리지아 꽃과 함께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와인을 찾고 있다면, 비오니에(Viognier) 품종을 추천한다. 프랑스 론 밸리에서 주로 재배되는 비오니에는 멜론, 자스민, 장미, 살구, 복숭아 등의 풍부한 아로마를 지니고 있어 향긋한 봄날과 잘 어울린다. 특히, 론 지역의 ‘꽁드리외(Condrieu)’는 비오니에로 만든 최상의 와인으로 유명하다.

비슷한 스타일로는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주로 생산되는 토론테스(Torrontés)가 있다. 토론테스 품종 역시 플로럴한 향과 과일향이 풍부해 봄날의 생일 파티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두 와인 모두 꽃이 만개한 듯한 향을 가득 품고 있어, 프리지아와 함께 테이블을 더욱 감각적으로 완성해 줄 것이다.

‘프랑수아 빌라르 꽁드리외 떼라쓰 뒤 빨라(François Villard Condrieu Terrasses du Palat)’는 프랑스 론 밸리(Rhône Valley) 북부의 꽁드리외(Condrieu) 지역에서 생산되는 비오니에(Viognier) 100% 화이트 와인이다.

제비꽃, 복숭아, 살구의 달달한 향에 미네랄 터치가 더해져 한 모금만 마셔도 싱그러운 봄이 떠오른다.

비오니에는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제비꽃, 복숭아, 살구의 향긋한 노트가 퍼지며 봄날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과즙 가득한 풍미에 부드러운 질감까지 더해져 생일 파티 분위기를 한층 더 로맨틱하게 만든다. 특히, 크리미한 질감이 버터크림 케이크와 찰떡궁합이라, 스윗한 생일을 위한 완벽한 선택!

‘까테나 자파타 알라모스 토론테스(Catena Zapata Alamos Torrontes)’는 아르헨티나 살타(Salta) 고지대의 특성이 담긴 토론테스 화이트 와인이다. 봄날의 따스한 햇살처럼 밝고 경쾌한 매력을 지녔다. 오렌지 블라썸, 레몬, 감귤류의 상큼한 향, 자스민, 히아신스 등 우아한 흰 꽃, 신선한 허브의 싱그러움이 특징이다.

또한 알코올 도수 13.5%로 부담이 없고, 스크류캡 형태로 간편한 휴대와 보관이 가능하다. 트렌디한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잘 어울린다. 다양한 음식과의 조화로운 페어링이 가능하고, 가성비까지 갖춰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사진출처=스타일리스트 신예진]
[사진출처=스타일리스트 신예진]

Table Styling

노란 프리지아 꽃다발로 우아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봄 생일 파티를 완성할 수 있다. 크림 컬러의 테이블보나 러너로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옐로우 톤의 냅킨, 미니 꽃병, 리본 등의 포인트를 더하면 프리지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플레이팅이 중요한 파스타, 샐러드, 디저트 등은 곡선이 있는 그릇에 담아 한층 더 입체감 있게 연출한다. 식사용 칼, 포크, 스푼 등의 식기류를 뜻하는 ‘커트러리(Cutlery)’. 아이보리 색의 클래식한 커트러리를 사용해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와인 잔도 곡선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더욱 조화롭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테이블에는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양초인 ‘테이퍼 캔들(Taper Candle)’을 놓고, 천장에 노란 리본을 늘어뜨리면 인스타 감성이 완성된다. 여기에 레터링 케이크까지 더하면 MZ 스타일의 생일 파티 분위기가 제대로 살아난다.

핸드타이드 부케를 만드는 법은 첫째, 꽃과 그린 소재를 물에 담가 충분히 수분을 공급한다. 둘째, 시든 꽃잎과 줄기 아래쪽의 잎을 제거해 깔끔하게 정리하는 ‘컨디셔닝(Conditioning)’ 과정을 거친다. 셋째, 메인 꽃 한 송이를 중심으로 잡고, 다른 꽃과 그린 소재를 하나씩 더해가며 자연스럽게 쌓아 올린다. 넷째, 줄기는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스파이럴(나선형)’ 기법을 유지해야 균형 잡힌 부케가 완성된다. 다섯째, 배치가 끝나면 플로럴 테이프나 와이어로 단단히 고정한 뒤, 원하는 스타일로 포장하고 줄기 길이를 깔끔하게 정리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신예진 칼럼니스트는 출강 전문 올댓매너연구소 와인 강사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기아,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한화생명 외 다수 기업의 임직원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신세계 L&B 와인앤모어에서 전반적인 와인샵 업무, 식음료문화산업연구소 & 샴페인클럽에서 파티 기획 및 교육 콘텐츠 개발, 로이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와인 강사로도 활동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홈 파티가 트렌드다. 서점에 있는 와인 책들은 대부분 고전적인 경향이 있다. 와인을 잘 모르는 MZ세대를 위해 킬링용으로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어떤 날에 어떤 와인과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지 등 그들의 시각에서 깊이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예진의 홈 파티 스타일링’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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