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Summer(1)

[한국강사신문 신예진 칼럼니스트] 루프탑의 계절이 왔다. 6월,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선선한 바람과 붉게 물드는 노을을 마주하면 문득 떠오른다. 요즘 말로 ‘길와’, 그러니까 길거리에서 마시는 와인 한잔. 루프탑, 집 앞 테라스, 퇴근길 벤치 한 켠도 괜찮다. 조금은 즉흥적이고, 조금은 낭만적인 그 순간이 바로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 노을빛 와인 한 모금이면, 그날의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노을빛처럼 물드는 하루의 끝에, Cheers!”

오마이뉴스(2025.02.13.) ‘MZ세대가 열광하는 내추럴 와인, 그 매력은’ 기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와인이 부르주아 고급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나,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문화가 확산되면서,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내추럴 와인 제조자 요하네스 찌링거(Johannes Zillinger) 대표는 “내추럴 와인은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매우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 와인에 비해 탄닌이 약하지만,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또한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첨가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적어, 건강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일반 와인보다 내추럴 와인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 순간, 내추럴 와인이 떠올랐다.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이 와인은 요즘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가 있다. 무심한 듯, 자유로운 무드. 정제되지 않은 듯하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발견되는 섬세한 풍미는 선셋 루프탑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나만의 속도로 즐기는 여유. 자연을 담은 내추럴 와인 한 잔과 함께 테이블 위 자연이 전하는 위로를 느껴보자.

[사진출처=캔바 이미지]
[사진출처=캔바 이미지]

Colo & Flower

6월은 해가 길어지는 만큼, 하루의 끝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물드는 달이다. 해질 무렵 노을빛이 번지면, 오렌지 컬러의 무드가 테이블을 감싼다. 보기만 해도 따뜻한 주황색은 이 계절의 선셋 파티에 꼭 어울리는 컬러다. 이 색은 ‘활력, 따뜻함, 사교성, 창의성’을 상징한다. 사람 사이의 소통과 즐거운 에너지를 자극하는 힘이 있다.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낙천적이고 사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루프탑 선셋 파티 테이블의 메인 꽃으로는 주황색 ‘거베라’를 추천한다. 거베라는 국화과에 속하며, 선명한 색감과 큰 꽃송이가 특징이다. 단순한 형태와 다양한 색상 덕분에 꽃다발이나 장식에 자주 사용된다. 이 꽃은 햇빛을 많이 받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하루 최소 4시간 이상의 햇볕이 필요해 6월의 따사로운 햇살과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서 루프탑 선셋 파티의 메인 꽃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주황색 거베라의 밝고 따뜻한 색감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분을 한층 밝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병원, 요양 시설 등 회복과 위로가 필요한 공간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꽃말은 ‘삶의 빛, 열정, 에너지’다. 공간에 생동감과 따뜻한 감정을 불어 넣는 꽃이다. 하루를 잘 살아낸 자신에게 작고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Flower Garland

루프탑 선셋 파티 테이블의 메인 장식은 거베라를 활용한 ‘플라워 가랜드’다. 플라워 가랜드는 꽃이나 잎, 덩굴 식물 등을 와이어나 끈에 엮어 만든 길이감 있는 장식이다. 테이블 가장자리나, 벽, 난간, 천장, 의자 등 다양한 공간에 걸어 분위기를 완성하는 아이템이다. 생화나 조화를 활용하면 내추럴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계절에 어울리는 꽃과 색감을 더하면 한층 더 감성적인 무드를 만들 수 있다. 6월의 따스한 햇살과 어우러지는 주황색 거베라는 노을이 물드는 루프탑과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다.

그윽한 노을빛이 스며드는 루프탑에, 주황빛 거베라 플라워 가랜드가 따뜻한 위로와 특별한 여유를 선물해 줄 것이다.

Wine

노을빛이 물든 루프탑 선셋 파티에는 펫낫(Pétillant Naturel) 와인이 제격이다. 자연 발효 방식으로 만들어진 펫낫은 부드럽고 경쾌한 탄산감, 복숭아와 살구 같은 과실 향, 산뜻한 산미가 특징으로, 따스한 노을빛이 감도는 여름 저녁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투명하지 않은 내추럴한 컬러감과 약간의 침전물은 개성을 더해주며,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큼 비주얼도 트렌디하다. 맛 또한 에측 불가능한 매력으로 MZ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벼운 핑거푸드, 해산물 요리와도 부담 없이 잘 어울려 파티의 시작부터 끝까지 즐기기 좋다. 자연스럽고 유쾌한 무드의 펫낫은 도심 속 루프탑에서 즐기는 여름 파티에 산뜻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펫낫(Pét-Nat)"은 프랑스어 Pétillant Naturel의 줄임말로, 발효가 끝나기 전 병입해 병 속에서 자연 발효로 탄산을 형성하는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다. 일반적인 스파클링 와인보다 낮은 기압(2.5기압 이하)에서 부드럽고 상큼한 거품이 생기며, 과일 향과 산미가 살아 있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좋다. 병 속 침전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러운 맛과 비주얼이 특징이다.

‘비냘레 디 체칠리아 발 데 스핀(Vignale di Cecilia Val de Spin)’은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가르가네가, 글레라, 피넬라 품종을 블렌딩한 펫낫(Pet‑Nat) 스타일의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다.

생기 있는 시트러스와 흰 복숭아의 향이 어우러지며, 은은한 허브와 미네랄 터치가 느껴진다. 부드러운 탄산감과 상큼한 산미가 어우러져 가볍고 경쾌한 인상을 준다.

이 와인은 첼리스트 파올로 브루넬로(Paolo Brunello)가 만든 내추럴 와인이다. 그는 가족에게 물려받은 포도밭을 방치하지 않고 직접 가꾸기 시작했다. 첼로 연주와 병행하며 정성 들여 와인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탄생한 와인이 바로 ‘비냘레 디 체칠리아 발 데 스핀’이다. 그의 음악가적 감성과 포도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딜링퀀트 위핑 주앙(Delinquente Weeping Juan)’은 호주 리버리나 지역에서 재배된 100% 무농약 포도, 베르멘티노와 라그레인 품종을 사용해 만든 펫낫(Pét-Nat) 스타일의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다.

감귤류의 시트러스, 핵과일류의 풍부한 과실향, 자몽의 은은한 쌉쌀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입안을 감싼다. 앙금과 함께 부드럽게 퍼지는 질감 덕분에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와인이다.

‘딜링퀀트(Delinquente)’는 이탈리아어로 ‘비행의’, ‘불량한’이라는 뜻이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려한 레이블과 톡톡 튀는 맛, 그리고 내추럴 와인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MZ세대의 감성과 잘 맞는다. 격식 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어, 루프탑에서 노을을 보며 즐기는 선셋 파티처럼 캐주얼한자리와도 찰떡이다.

‘모지 펫 낫 소비뇽 블랑(Mozzie Pét Nat Sauvignon Blanc)’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에서 재배된 소비뇽 블랑 포도로 만든 펫낫(Pét‑Nat) 스타일의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다. 상큼한 레몬과 라임, 초록 사과 같은 시트러스 아로마에 흰 꽃과 허브의 산뜻한 터치가 더해져 입안을 경쾌하게 감싼다. 자연발효로 생긴 기포는 부드럽고, 미세한 앙금이 더해져 은근한 깊이감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드라이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모지(Mozzie)’는 ‘모기’를 뜻하는 호주식 표현으로, 작고 귀엽지만 존재감 있는 이미지를 와인에 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이름은 내추럴 와인의 자유롭고 편안한 성격과 잘 어울린다.

[사진출처=스타일리스트 신예진]
[사진출처=스타일리스트 신예진]

Table Styling

노을이 지는 저녁, 퇴근 후 루프탑에 세팅된 이 테이블은 도심 속 힐링 스팟이 된다. 난간을 따라 흐르듯 장식한 플라워 가랜드 위로 은은한 조명을 더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테이블 위 에스닉 패턴의 러너는 따뜻하고 이국적인 감성을 더한다. 우드 플레이트, 물결 모양의 질감이 살아 있는 도자기 그릇은 내추럴한 무드를 완성한다. 밝은 오렌지 컬러의 작은 그릇은 전체 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간단한 핑거푸드를 올리고, 실버톤의 스테인리스 커트러리를 매치해 세련된 감각을 살렸다. 옐로우 미니 조명은 공간에 아늑한 온기를 더한다. 레터링이 들어간 와인잔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잔꾸(잔 꾸미기)’ 요소로 위트 있는 포인트가 된다. 함께 놓인 빈티지 스타일 라디오 스피커는 레트로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개방감 있는 루프탑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도시 속에서 간단히 연출할 수 있는 여름철 홈 파티 테이블로 완성된다.

플라워 가랜드를 만드는 법은 첫째, 사용할 꽃과 그린 소재를 물에 담가 충분히 수분을 공급한다. (최소 2~3시간) 둘째, 시든 꽃잎과 줄기 아래쪽의 잎을 제거하는 ‘컨디셔닝’ 작업을 한다. 셋째, 메인 꽃(거베라)을 중심으로 색상, 크기, 소재의 조화를 고려해 꽃-잎-꽃 순으로 미리 바닥에 배열해 본다. 넷째, 실이나 와이어에 꽃을 하나씩 연결한다. 이때 줄기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스파이럴(나선형)’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모든 꽃을 연결한 후에는 플로럴 테이프나 와이어로 단단히 고정하고, 양 끝은 리본이나 끈으로 마무리한다. 줄기 끝은 가위로 정리해 깔끔한 실루엣을 유지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신예진 칼럼니스트는 출강 전문 올댓매너연구소 와인 강사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기아,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한화생명 외 다수 기업의 임직원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신세계 L&B 와인앤모어에서 전반적인 와인샵 업무, 식음료문화산업연구소 & 샴페인클럽에서 파티 기획 및 교육 콘텐츠 개발, 로이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와인 강사로도 활동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홈 파티가 트렌드다. 서점에 있는 와인책들은 대부분 고전적인 경향이 있다. 와인을 잘 모르는 MZ세대를 위해 킬링용으로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어떤 날에 어떤 와인과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지 등 그들의 시각에서 깊이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예진의 홈 파티 스타일링’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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