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4. Fall(1)
[한국강사신문 신예진 칼럼니스트]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드디어 가을이 왔다. 공기마저 달라지는 계절, 낭만 치사량 한도초과의 순간이 시작된 셈이다. 가을은 나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9월이 되면 괜스레 어디론가 떠나 낭만을 찾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레드 와인 한 병을 챙겨 들고, 잠깐의 홈캠핑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제대로 즐기러 나선다. 모닥불 대신 랜턴 불빛 아래 와인잔을 기울이는 그 순간, 특별한 게 없어도 완벽한 가을의 낭만이 완성된다. “이 맛에 가을 산다! 낭만 찾아 떠나실게요~”
인사이트 뉴스(2025.09.02.) ‘하이트진로음료, 가을 캠핑의 완성시켜주는 '캠핑 유형별' 음료 페어링 제안’ 기사에 따르면, 캠핑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다가오면서 캠핑 준비에 분주한 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지난 2023년 기준 7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캠핑 문화는 이제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드는 단계에 이르렀다.
과거 오토캠핑이나 글램핑 같은 특정 유형이 주도하던 시장이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캠핑의 핵심 요소인 식음료 문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단순히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 각 캠핑 유형에 어울리는 주류와 음료를 매칭하는 '드링크 페어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캠핑 문화가 성숙기를 맞이하며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는 것처럼, 홈캠핑 또한 단순한 야외 나들이를 넘어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감성 캠핑으로 주목받고 있다. 좋아하는 음료와 간단한 안주, 취향에 맞는 소품과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가을 캠핑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다.
이 맛에 가을 산다! 홈캠핑 에디션으로 올가을, 나만의 낭만 찾아 캠핑을 즐겨보자.
![[사진출처=캔바 이미지]](https://cdn.lecturernews.com/news/photo/202509/187524_449643_2338.png)
Colo & Flower
물드는 낙엽, 붉게 익은 포도, 풍성한 열매. 가을이 되면 자연은 깊고 짙은 색으로 물든다. 그중에서도 버건디는 계절을 가장 선명하게 담아내는 컬러다.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 색은 ‘풍요, 열정, 따스함, 안정감’을 상징하며, 동시에 고귀함과 성숙함, 우아함, 신비로움, 로맨틱한 매력까지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라 할 수 있다.
홈캠핑 파티의 메인 꽃으로는 붉은 ‘다알리아’를 추천한다. 가을이 되면 내가 꼭 찾는 꽃 중 하나가 바로 다알리아다. 겹겹이 쌓인 풍성한 꽃잎과 강렬한 색감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꽃말인 “존경, 사랑, 열정, 우아함” 또한 가을의 분위기와 닮아 있다.
Table Wreath Design
홈캠핑 파티 테이블의 메인 장식은 붉은 다알리아를 중심으로 한 ‘테이블 리스’다. 리스는 링(도너츠) 형태로 시작과 끝이 없어 영원과 불멸을 상징한다. 파티 테이블뿐만 아니라, 벽이나 창가, 선반 등 다양한 공간에 걸어 실내외 어디서든 포인트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은 테이블 중앙에 캔들을 세팅해 캔들 리스로 활용하지만, 이번에는 캔들 대신 와인병을 넣어 가을 느낌을 살렸다. 브라운 컬러 소품과 함께 배치하면,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홈캠핑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다.
Wine
가을 캠핑에 갈 때면 쉬라즈를 꼭 챙긴다. 선선한 바람과 낙엽이 깔린 계절, 가을은 단연 레드 와인의 계절이다. 짙은 과일향에 은은한 스파이시함을 지닌 쉬라즈는 불맛이 더해진 숯불 바비큐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완성한다. 가을밤, 쉬라즈 한 모금은 캠핑의 낭만을 더욱 짙게 채워준다.
‘펜폴즈 빈 138 쉬라즈 그르나슈 마타로(Penfolds Bin 138 Shiraz Grenache Mataro)’는 호주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에서 생산된 대표적인 GSM 블렌드 와인이다. 프랑스 론 와인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쉬라즈·그르나슈·마타로 세 품종을 조화롭게 섞어 풀바디 텍스처와 리치한 풍미, 매혹적인 향을 완성했다. 일부 포도는 100년 이상 된 올드 바인에서 수확된다.
시나몬과 진저의 스파이시한 뉘앙스에 이어 말린 무화과, 블랙베리, 석류, 감초의 풍부한 과일향이 겹겹이 어우러진다. 은은한 흙내음과 미네랄 터치가 더해져 복합적이고 깊이 있는 아로마가 특징이다. 풀바디와 블렌딩 특유의 복합미가 있어, 숯불 바비큐나 양념이 들어간 구이와 찰떡이다. 잘 익은 과일향과 스파이시함, 은은한 흙내음이 선선한 가을밤 캠핑에 낭만을 더한다.
‘랑메일 올판 뱅크 쉬라즈(Langmeil Orphan Bank Shiraz)’는 70년 이상 된 쉬라즈 올드바인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이다. 뛰어난 복합미를 자랑하며 잘 익은 검붉은 과일, 말린 자두, 감초, 허브, 초콜릿 아로마가 지배적이다. 잔당감이 기분 좋을 만큼 느껴져 풍성한 인상을 준다.
‘랑메일(Langmeil)’은 ‘긴 여정(Long Mile)’이라는 뜻으로, 세계 최고령 쉬라즈 바인을 비롯해 많은 올드바인을 보유한 와이너리다. 올판 뱅크 쉬라즈는 바로사 밸리의 올드바인을 보존하겠다는 랑메일의 약속을 상징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1860년대 초에 심어졌던 랑메일 빈야드 옆의 쉬라즈 나무들은 산업 개발로 대부분 사라졌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현재 랑메일이 보존하고 있다.
70년 이상 된 올드바인에서 오는 깊고 농밀한 풍미는 가을의 성숙한 계점감과 닮아 있다. 잘 익은 검붉은 과일과 초콜릿, 허브, 감초의 풍성한 아로마는 캠핑에서 즐기는 스테이크, 양고기, 훈제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올드바인을 지켜낸 이야기는 캠핑 불빛 아래 나누기 좋은 와인 스토리이기도 하다.
![[사진출처=스타일리스트 신예진]](https://cdn.lecturernews.com/news/photo/202509/187524_449649_2813.jpg)
Table Styling
산, 바다 대신 집 거실이나 베란다에서 즐기는 홈캠핑! 필요한 건 몇 가지 캠핑용품과 가벼운 준비뿐이지만, 가을밤 분위기는 충분히 낼 수 있다. 간단한 원터치 텐트 위에는 은은한 전구 조명을 늘어뜨려 작은 공간도 포근하게 밝히고, 붉은 에스닉 패턴 테이블보로 아늑함을 더한다. 브라운 톤 우드 캠핑 테이블 위에는 붉은 다알리아 리스 장식 안에 레드 글씨가 포인트인 펜폴즈 와인을 넣어, 꽃과 와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연출한다.
테이블 중앙에는 작은 1인용 숯불 그릴을 두어 바비큐를 바로 구워 즐길 수 있게 하고, 그 앞에는 캠핑용 접시와 우드 시에라컵을 함께 놓아 캠핑 테이블을 완성한다. 캠핑에 랜턴은 빠질 수 없는 법! 뒤쪽 블랙 랜턴이 은은하게 빛을 흘리며 전체 분위기를 포근하게 밝힌다. 전체 컬러는 버건디, 브라운, 블랙으로 통일해 가을밤의 깊은 톤을 살리고, 최소한의 소품만으로도 집 안에서 즐기는 홈캠핑의 낭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홈캠핑 테이블의 메인 장식인 테이블 리스를 만드는 법은 첫째, 메인 꽃을 플로럴 폼에 3~4등분하여 디자인 한다. 둘째, 메인 꽃 주변을 같은 종류나 색상으로 강조한다. 셋째, 높낮이를 주어 리듬감을 살려준다, 넷째, 소재와 소재 사이에 그린 소재로 디자인 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신예진 칼럼니스트는 출강 전문 올댓매너연구소 와인 강사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기아,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한화생명 외 다수 기업의 임직원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신세계 L&B 와인앤모어에서 전반적인 와인샵 업무, 식음료문화산업연구소 & 샴페인클럽에서 파티 기획 및 교육 콘텐츠 개발, 로이문화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와인 강사로도 활동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홈 파티가 트렌드다. 서점에 있는 와인책들은 대부분 고전적인 경향이 있다. 와인을 잘 모르는 MZ세대를 위해 킬링용으로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어떤 날에 어떤 와인과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지 등 그들의 시각에서 깊이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예진의 홈 파티 스타일링’ 칼럼을 연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