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한국강사신문 김이율 칼럼니스트] 사막 한가운데 우물이 있습니다. 그 우물 주인은 토비아스는 마음씨가 참 좋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공짜로 제공했습니다. 어느 날, 주인은 아들과 함께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우물은 하인이 관리를 했습니다. 하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주인이 했던 것처럼 물을 공짜로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사의 표시를 하는 사람에게만 물을 나눠졌습니다. 급기야 싫은 사람, 미운 사람에게는 물을 주지 않았습니다. 물을 구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하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하인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나타났습니다. 아들이 우물을 관리했고 마을 사람들은 다시 공짜로 물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하인 때문에 물을 얻어먹지 못한 사람들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저 나쁜 하인에게 물 한 방울도 주지 마세요.” 그러자 아들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습니다. “아버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마을 사람들에게 공짜로 물을 주듯 하인에게도 물을 주라고 했을 겁니다.”

이 이야기는 맥스 루케이도의 동화 <토비아스의 우물>을 다듬은 겁니다. 이 동화는 우리들에게 누구든 관계없이 아낌없이 나눠주고 넓게 끌어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대하는 현실은 어떤가요?

정말로 동화처럼 사랑과 용서로 사람을 대하고 있나요? 그러고 싶어도 꼭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꼴 보기도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마다 다 안 됐으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행동과 말은 전부다 거짓과 위선으로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그가 관련된 일이라면 주저 없이 손을 떼고 싶습니다. 미워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고 벌을 줘도 울분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다 해도 용서라는 단어만큼은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당신도 이런 사람을 맘에 품고 살고 있나요? 독을 품고 있으면 내 몸과 마음도 썩습니다. 미운 감정, 싫은 감정의 활시위를 당기면 그 화살은 돌고 돌아 결국 내 가슴에 꽂히고 맙니다. 힘들겠지만, 도저히 안 되겠지만 해야 합니다. 지우십시오. 지우개로 미움을 지우십시오. 새기십시오. 연필로 용서를 새기십시오. 미움을 버리고 용서를 베푸는 것, 어쩌면 그건 그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인지 모릅니다.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이율 칼럼니스트는 광고회사 ‘제일기획’, ‘코래드’ 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다. 현재는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미래를 읽는 통찰로 책 집필에 전념하고 있으며 더불어 책쓰기 코칭 및 인문학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너만 바라보며 언제나 따듯한 봄날이었지』『가슴이 시키는 일』『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과거에게 먹이를 주지 마라』등 다수가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