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경력, 자주스쿨 이석원 대표가 전하는 알짜배기 성교육

[한국강사신문 이석원 칼럼니스트]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대뜸 성교육하는 분들이 많다. 어설프게 성교육을 하다 자녀와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는 학부모들을 자주 만난다. 12년 동안 성교육, 소그룹 성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진행했다. 유아, 아동, 초등, 청소년 자녀 상관없이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할 수 있을지 나에게 물어봤다. 

내가 운영하는 성교육·성상담 전문기관은 자주스쿨은 전국을 다니며 15,000회 넘게 성교육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알짜배기 정보와 성공 사례를 전하고자 이번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오늘이 방법만 알게 되어도 성교육을 999%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자주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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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에 대해 ‘질문’하라. 통제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선 가정에서 양육자와 아이가 일상적인 대화가 잘 되어야 한다. 일상적인 대화가 되어야 그때부터 성과 관련된 대화를 나눠도 좋다. 양육자와 자녀 사이는 성교육이 아니라 ‘성 대화’라는 것을 명심하자. 

일상적인 대화가 잘 되면 우선 성에 관해 ‘질문’해보자. 자꾸 가르치려 들지 말고 일상을 나누듯이 편하게 대화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성교육은 받아본 적 있어? 어떤 내용에 대해 배웠니? 혹시 너네 반에도 연애하는 친구들이 있어?” 등으로 가볍게 시작해보자. ‘말문’이 열리는 ‘질문’을 해야 자녀와 성에 대한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사진출처=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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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에 관해 질문하면 얻는 두 가지 이점

이렇게 자녀에게 질문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자녀가 성에 관해 물어봤을 때 첫째, 왜 그런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지와 둘째, 자녀가 어떤 경로로 정보를 접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질문을 통해 정보에 대해 알고 아이 수준에 맞게 대답하면 된다.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성교육을 한 적이 있다. 4학년 정도면 아이가 어떻게 생기고 태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반 학생들에게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고 물어봤다.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요”라고 했다. 

그럼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만나요”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뒤에 있는 한 여자아이가 번쩍 손을 들더니 “저요! 저요!”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뜨거운 밤이요! 격렬하게!!”

그러자 주변 아이들이 크게 웃었다. 나도 당황하긴 했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어, 왜 그렇게 생각해요? 어디서 들었어요?”라고 물어봤다. 여자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영어 학원에 다니는데요, 6학년 오빠가 어제 야동을 봤대요. 거기서 남자와 여자가 격렬하고 뜨거운 밤을 보냈다는 거예요. 이런 행위를 하면 아이가 생긴대요. 그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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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럽고 열린 ‘질문’을 통해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다

부드럽고 열린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성관계는 행위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동의와 존중’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야동을 보고 말했던 6학년 오빠의 대답이 잘못되었다고도 정확히 알려주었다. 이렇게 아이에게 질문하면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잘 대처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녀가 성에 대해 반응하는 질문과 대답을 함부로 통제하거나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위의 “뜨거운 밤이요”라고 말한 여자아이에게 “뭐야? 누가 그런 소리 했어? 지금 그게 할 소리야?”라며 추궁하거나 정색하는 표정을 지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이는 주눅이 들거나 상처받았을 것이고, 다시는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말문’이 열리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사진출처=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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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대화는 양육자와 자녀를 친밀하게 만든다
이렇게 성과 관련해서 자녀와 쭉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쉽게 나눌 수 있다. 성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보다 깊고 은밀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 양육자와 자녀의 관계가 깊어지고 친밀해진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와의 성 대화를 통해 세상 누구보다 깊고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엄마에게 성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고민을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위안을 얻었다. 내가 성교육 강사로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엄마와의 ‘성 대화’ 덕분이다. 이렇듯 양육자의 성교육은 자녀와의 관계를 친밀하게 만든다. 위에 소개한 방법대로 지금부터 실천해보자.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석원 칼럼니스트는 성교육·성상담 전문기관 자주스쿨 대표이자 12년차 성교육 전문가이다. 그동안 약 30만 명에게 7,000회 이상 교육과 상담을 진행했다. 성교육을 통해 ‘생명’을 전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성교육은 인성교육이자 인권교육’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아는 것을 넘어 생활에서 실천하도록 돕고 있다. 그동안 공감성교육을 진행하며 수많은 대중의 삶을 건강하게 바꾸는 데 기여했다.

MBC 〈생방송 오늘 아침〉, KBS 〈생방송 아침이 좋다〉, JTBC 〈뉴스룸〉, YTN 〈뉴스〉, SBS 〈궁금한 이야기Y),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CJ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 『아들아 성교육하자』, 『지금 해야 늦지 않는 메타버스 성교육』,『이제는 피할 수 없는 메타버스 성교육』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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